▲ 셀트리온이 코로나19 치료용 항체 신약후보물질 'CT-P59'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개발 중인 코로나19 신약후보물질 ‘CT-P59’를 연말에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경증부터 중등도 코로나19 환자 대상 CT-P59 임상 2상과 3상을 동시 승인했다.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은 앞서 “2상의 결과가 안전성 등에서 탁월하다고 생각되면 연말까지 긴급사용신청을 하고, 늦어도 3상을 2021년 5월까지 성공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은 이번 임상 2/3상 승인을 계기로 연말까지 성공적인 임상 종료를 위해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미 한국을 포함한 미국, 스페인 등 6개 국가에 임상시험계획(IND)을 제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기관과의 협력에 기반을 두고 한국은 연말, 해외는 2021년 중 CT-P59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임상 2/3상 동시 승인…예방 임상 추가도 목표

17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CT-P59의 경증ㆍ중등도 코로나19 환자 대상 임상 2/3상을 동시에 승인했다. 2상에서 300명을 대상으로 코로나19 치료를 위한 ‘적정투여용량’과 ‘치료효과’가 확인될 시 이를 바탕으로 유효성 및 안전성 확증을 위한 3상을 720명 대상으로 연속해서 진행하게 된다.

CT-P59는 코로나19 감염 쥐, 족제비, 원숭이 모델에서 효능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1상에서는 약물을 투여했을 때 임상 대상자가 부작용(이상사례 등)이나 불편감을 견뎌낼 수 있는 정도인 내약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식약처 관계자는 “다음 단계의 임상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임상은 대개 1, 2, 3상으로 나뉜다. 1상에서는 사람에게 투여해 안전성, 약동학 등을 평가한다. 2상에서는 1상 종료 후 대상 환자들에게 투여해 치료 효과를 탐색한다. 3상은 2상을 마친 후 많은 환자들에게 신약후보물질을 투여해 안전성 및 치료효과를 확증한다. 임상 1상과 2상 또는 2상과 3상은 동시에 승인받을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번에 승인받은 임상 2/3상에 더해 연말까지 밀접 접촉자 및 무증상 확진자를 대상으로 한 예방 임상까지 진행해 감염 예방 효과와 감염 초기 바이러스의 효과적인 사멸 효과도 함께 확인할 방침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식약처 승인에 따라 한국에서는 국립중앙의료원을 비롯한 10개의 의료기관과 협력해 CT-P59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고 올해 말까지 임상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건부허가’로 연말 코로나19 치료제 투약 가능 전망

이번 2/3상 동시 허가에 따라 임상 순항 시 연말에 CT-P59를 환자에게 투약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은 향후 글로벌 2상 결과와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식약처와 긴밀한 사전 협의 하에 기준에 충족될 시 조건부허가 신청을 검토 중이다. 조건부허가는 일종의 의약품 신속심사다. 

신약후보물질은 대개 임상 3상까지 성공적으로 완료한 후 품목허가 심사를 받고 시중에 출시할 수 있다. 조건부허가는 대체 치료제가 없는 중대한 질병 등을 치료하기 위해 임상 2상을 종료한 후 3상을 진행하는 조건을 걸고 신약후보물질을 품목허가하는 제도다. 셀트리온은 300명을 대상으로 임상 2상을 진행한 후 적정투여용량과 치료효과를 확인할 시 연속해서 3상을 진행할 방침인데, 2상이 성공적으로 종료될 시 조건부허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셀트리온 코로나19 신약 CT-P59 개발 특징. 출처=이코노믹리뷰DB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전임상, 건강한 사람 대상 임상 1상, 경증 환자 대상 임상 1상과 이번 2상 등을 토대로 조건부허가가 가능한 임상 데이터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효능과 안전성 등에서 탁월한 효과가 확인된 동물실험 데이터 논문은 글로벌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에서 등재 심사를 받고 있다.

셀트리온은 임상 데이터 확보 및 조건부허가 획득 시 곧바로 환자에게 투여할 수 있는 상업용 의약품 생산 등 연말 환자 투약을 위해 다각도로 CT-P59의 개발을 진행 중이다. 이 기업은 이달부터 공정검증배치 생산을 시작했다.

이상준 셀트리온 수석부사장 겸 임상개발본부장은 “임상 2/3상 승인을 통해 CT-P59도 경증 및 중등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이 본격화됐다”면서 “현재 경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임상 1상과 함께 이번 임상 2/3상도 차질없이 진행해 가능한 빨리 치료제 개발을 완료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