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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논란에…누가 울고 웃나

LG화학·한화솔루션·현대차, 니콜라 관련 韓업체들의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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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콜라의 수소 세미 트럭 '니콜라 1'. 출처=니콜라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최근 미국 수소 트럭 스타트업 니콜라가 ‘사기설’로 도마 위에 오르면서, 투자자들이 술렁이고 있다.

니콜라 주가는 롤러코스터처럼 급등락을 반복하는 모양새다. 미국 자동차 업체 제너럴모터스(GM)와의 제휴 소식이 알려진 지난 8일(현지 시간)에는 하루 새 40% 넘게 수직 상승하더니, 사기 의혹이 불거진 10일 이후에는 사흘 동안 36% 가량 폭락했다. 당시 GM 또한 주가가 5% 이상 빠지면서 타격을 입었다.

니콜라 관련 여파에 미국 증시는 크게 출렁였지만, 한화와 LG화학 등 니콜라와 연관된 국내 기업들의 주가는 비교적 변동이 크지 않은 모습이다. 하지만 ‘니콜라 수혜’를 기대하는 투자자들은 다소 당혹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다. 시장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랴”라며 니콜라 사기설에 무게를 싣는 관점과 GM·한화 등이 검증 없이 니콜라에 투자했을 리 없다는 믿음이 상충하는 분위기다.

   
▲ 이코노믹리뷰 DB

니콜라에 대한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니콜라가 차 한 대 팔지 않고 나스닥 상장에 성공해 화제가 되기 전부터 관련 루머는 거듭돼 왔다. 니콜라가 생산 대부분을 아웃소싱 방식으로 처리하는 전략을 취하는 만큼, 핵심 기술 유무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당장 진실을 가리기는 힘들어 보인다. 니콜라의 수소차는 내년 1분기로 예정된 이탈리아 상용차 업체 이베코와의 생산과 내후년 GM과의 생산에서 확인될 전망이다. 이에 앞서 니콜라를 둘러싼 여러 업체들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하나부터 열까지 거짓" vs "공매도 세력의 주가 조작"
   
▲ 니콜라 사기 의혹을 제기한 힌덴부르크리서치의 보고서(위)와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CEO)가 힌덴부르크리서치의 주장에 반발해 올린 트윗. 출처=힌덴부르크리서치·트위터

미국 금융 분석 업체 힌덴부르크리서치는 지난 10일(현지 시간) ‘니콜라: 어떻게 수많은 거짓말을 미국 최대 완성차 업체와의 파트너십으로 맞바꿨나’라는 폭로성 보고서를 발간, 니콜라의 사기극을 주장했다.

해당 보고서는 ▲니콜라가 첫 생산 모델로 소개한 수소 세미 트럭 ‘니콜라 1’의 운행 모습을 담은 홍보 영상이 조작됐다 ▲트레버 밀턴 니콜라 창업자 겸 최고 경영자(CEO)는 실제로 배터리 사업에 착수하지 않았으면서도 관련 기술을 과대 광고했다 ▲밀턴 니콜라 CEO가 경쟁사 대비 81% 감축한 비용으로 수소 연료를 만들고 있다고 했으나 이는 거짓이다 ▲밀턴 CEO는 건설 하도급 업체에서 일한 경험 정도만 있는 자신의 남동생을 니콜라 수소 연료 생산·인프라 담당 임원 자리에 앉혔다 ▲밀턴 CEO가 니콜라 본사 지붕에 있다고 주장한 태양광 발전 설비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 ▲밀턴 CEO는 유럽 시장 공략용으로 생산할 예정인 수소 트럭 ‘트레’를 이미 5대 가지고 있다고 밝혔으나, 관련 협력 업체인 독일 보쉬의 대변인에 따르면 트레를 포함해 어떤 트럭도 만들어지지 않았다 등을 내용으로 한다.

   
▲ 힌덴부르크리서치의 주장에 반박하기 위해 니콜라가 발표한 보도 자료. 출처=니콜라

이에 밀턴 니콜라 CEO는 강력 반발, 트위터를 통해 허위 사실에 대한 법적 대응을 검토할 계획이며 공식 입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가 나온 다음 날인 11일 니콜라는 홈페이지를 통해 “힌덴부르크리서치의 주장은 공매도 세력의 날조”라고 반박했다.

실제로 힌덴부르크리서치는 이번 보고서에서 “니콜라 주식에 대한 매도 포지션을 취한다”고 밝힌 바 있다. 힌덴부르크리서치는 그간 공매도 투자를 통해 상당한 이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공매도란 말 그대로 ‘없는 것을 판다’는 뜻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팔아 차익을 남기는 투자 행위다. 즉 니콜라 주식을 공매한 입장에서는 니콜라 주가가 떨어질수록 큰 수익을 얻는 셈이다. 힌덴부르크리서치의 보고서가 니콜라-GM 제휴 소식이 알려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발표된 점 또한 공매도 전략으로 지적됐다.

니콜라의 반박에 대해 네이선 앤더슨 힌덴부르크리서치 창업자는 “법적 공방의 시작을 환영한다”며 “니콜라는 보고서에서 제기된 53개 의문 가운데 어떤 사항에도 제대로 답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금융 분석 업체인 시트론리서치도 “니콜라의 사기가 완전히 드러났다”며 “(니콜라와 힌덴부르크리서치 간) 법정 싸움이 벌어진다면 힌덴부르크리서치의 소송 비용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니콜라 공격 전선에 합류했다.

급기야는 미국 증권 집단 소송 분야에서 3위 안에 꼽히는 로펌인 로젠도 니콜라를 상대로 집단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소송인단 모집에 나섰다. 로젠은 힌덴부르크리서치 보고서를 인용해 “니콜라의 거짓말에 속아 주식을 산 투자자들이 주가 폭락으로 경제적 손실을 입었다”며 “피해자들을 대리해 니콜라에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예고했다.

한편 이번 논란에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올해 6월 “니콜라가 2016년 12월 공개한 니콜라 1에는 기어와 모터를 비롯해 가장 중요한 부품인 수소 연료 전지가 없었다”고 보도, 니콜라의 생산 능력에 대한 의심을 제기한 바 있다.

GM·보쉬, 니콜라 지지 고수…니콜라 리스크 상관 없나
   
▲ 제너럴모터스(GM)의 전기 자동차 배터리 플랫폼 '얼티움'. 출처=제너럴모터스(GM)

니콜라와 금융 정보 업체들 간 공방이 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GM은 "니콜라와 함께 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을 전적으로 확신한다"며 니콜라에 대한 신뢰를 밝혔다. 

GM은 지난 8일 니콜라와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고 발표했다. GM은 니콜라 지분 11%를 확보하는 대신, 니콜라가 오는 2022년 출시할 예정인 픽업 트럭 ‘배저’ 설계·생산 및 배터리 공급을 맡는다는 내용이 골자다. 배저에 납품될 배터리는 LG화학(051910)과의 합작 공장에서 제조되는 ‘얼티움’ 배터리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GM은 지난해 말 전기 자동차용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해 LG화학과 합작 법인을 설립하기로 결정, 오는 2022~2023년 완공을 목표로 미국 오하이오주에 30기가와트시(GWh) 이상 규모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한 바 있다.

이번 제휴를 두고 GM은 신형 배터리의 공급처를 늘리는 동시에 니콜라의 ‘혁신’ 이미지를 빌리기 위한 목적이며, 니콜라 경우 GM에 수소 트럭 생산 과정 전반을 위탁해 기술력 확보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한 의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GM-니콜라 제휴 소식이 전해지면서, 얼티움 배터리를 직접 생산하는 LG화학이 수혜를 입으리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LG화학은 고객사인 GM을 통해 또 다른 배터리 공급처를 추가적으로 영입한 셈이며, 니콜라에 배터리를 납품할 경우 전기차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수소차 시장으로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LG화학 측은 니콜라의 성패 여부에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LG화학 관계자는 “니콜라는 잠재적 고객사 중 하나로, 관련 리스크가 LG화학에 작용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협력 관계인 GM이 니콜라발 악재로 타격을 입더라도 LG화학에 미칠 영향은 없을 것”이라 말했다. 이미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있는 상황에서 니콜라가 플러스(+) 요소는 될 수 있되, 없다고 손해 볼 상황은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편 GM에 이어 독일 자동차 부품 업체 보쉬도 니콜라와 협업을 유지할 의사를 표명했다. 보쉬는 이베코 등과 함께 니콜라에 초기 투자를 단행한 파트너사로 꼽힌다. 또 보쉬는 처음으로 생산한 연료 전지를 니콜라에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는데, 자사의 연료 전지 생산 능력을 시험하는 차원에서 이 같은 역할을 맡았다는 말도 나온다.

앞서 보쉬는 올해 4월 수소 연료 전지 사업 진출을 선언한 바 있다. 2022년 탑재 가능한 수소 연료 전지를 양산해 수소 버스·트럭 업체에 공급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보쉬 또한 니콜라 리스크로 손해를 보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화솔루션, 과연 니콜라 거품 없을까

대표적인 니콜라 수혜주로 주목 받고 있는 한화솔루션(009830)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한화솔루션 주가는 니콜라의 기업 가치와 동반 상승하면서 지난달 동안 무려 68% 급등한 바 있다. 최근 주가 변동 폭이 니콜라라는 변수에 크게 좌우되면서, 니콜라발 악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 역시 클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그동안 한화솔루션의 중장기 성장성을 견인할 중심 동력으로 니콜라를 꼽아 왔다. 한화솔루션이 자회사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니콜라 지분 3.1%를 보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주력 중인 수소·태양광 사업 모두 니콜라의 수소 인프라 청사진과 긴밀히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한화솔루션과 니콜라가 광범위한 ‘수소 협업’을 이룰 것이라는 예상이 그간 업계의 중론이었다. 앞서 한화종합화학은 지난 2018년 니콜라에 투자할 당시 니콜라 수소 충전소 운영에 대한 우선권을 확보했다. 또 니콜라는 최근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에 수소 충전소 1200개를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한화솔루션은 니콜라의 수소 충전소에 큐셀 부문(한화큐셀)을 통해 태양광 설비를, 첨단 소재 부문을 통해서는 수소 탱크를 공급할 것으로 알려졌다.

   
▲ 이코노믹리뷰 DB

양 사가 함께 맞추는 수소 퍼즐이 기대를 모았던 만큼, 니콜라의 수소 인프라 실현이 불투명해질 시 한화솔루션의 수소 사업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한화솔루션 측은 니콜라와의 협력이 아직 계획 중에 있으며, 수소 사업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또 현재 수소 사업보다 태양광 사업의 비중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태양광 사업부의 국내 입지도 장기적으로는 확신할 수 없어, 한화솔루션 주가가 전고점을 돌파할 만한 요소는 현재까지 보이지 않는다는 일각의 의견도 있다. 한화솔루션 경우 세계 최대 태양광 패널 공급 업체인 한화큐셀을 통해 해외 태양광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나, 국내 시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로 치킨 게임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다.

또한 관련 논란이 결국 니콜라의 사기로 판명될 경우,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의 이미지 실추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는 2018년 한화에너지와 한화종합화학을 통해 니콜라에 1억달러(약 1200억원)를 투자했다. 당시 김동관 부사장은 밀턴 니콜라 CEO를 직접 만나 사업 구상을 들은 뒤 해당 투자를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니콜라의 상장이 한화솔루션 주가에 일조하면서, 김 부사장의 결정은 ‘신의 한 수’였다는 호평이 쏟아졌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2분기 흑자 달성과 최근 52주 신고가 행진 등은 니콜라 지분 가치가 반영된 결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니콜라에 대한 불확실성이 부각되면서, 김 부사장이 실은 사기 행각에 휘말린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도 증폭되는 모양새다. 김 부사장이 힘을 실은 투자가 낭패로 돌아갈 경우, 한화의 차기 총수로 촉망 받는 현 입지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니콜라의 사기 진위 자체가 아직 확실치 않은데, (한화 경영권) 승계에까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시각은 확대 해석”이라고 일축했다. 무엇보다 포스트 한화의 미래와 니콜라의 어려움이 겹쳐지며, 한화솔루션 입장에서 니콜라 논란은 상당히 예민한 문제가 됐다.

니콜라의 위기는 현대차의 기회?

한편 니콜라 논란은 수소차 산업에 미칠 영향이 미미하며, 한국 수소차의 경쟁력이 부각되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수소차 시대를 선도하는 주역들은 현대자동차(005380)와 일본 자동차 업체 토요타”라며 “니콜라의 부침은 수소차 산업의 선행 지표가 아니다”고 14일 언급했다. 수소차 개발 및 대량 생산 능력을 동시에 갖춘 업체는 현대차와 토요타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특히 현대차의 경우 향후 3년 안에 가격이 50% 수준으로 낮아지고 연료 전지의 수명은 2배 늘어난 수소차를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현대차는 정부의 지원 정책에 따라 빠르게 수소차 대량 생산 체제로 전환하고 있어, 이 같은 계획의 성공 가능성은 높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 지난 7월 6일 현대자동차의 수소 전기 트럭 '엑시언트'가 스위스로의 이송을 앞두고 현대차 전주 공장을 나서고 있다.  출처=현대자동차

유럽연합(EU)이 수소 경제 육성 전략을 발표한 지난 7월부터 현대차의 수소차 사업에 대한 기대는 더욱 높아지는 모습이다.

앞서 현대차는 올해 7월 수소 전기 트럭 ‘엑시언트’ 10대를 스위스로 수출하면서, 세계 최초로 수소 전기 트럭 양산 및 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엑시언트는 독일‧네덜란드‧오스트리아‧노르웨이 등으로도 수출될 예정이며 현대차는 해당 모델을 2020년 40대, 오는 2025년까지 1600대 공급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 현대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는 지난해에만 4987대가 팔려, 전 세계 판매 1위를 차지했다. 넥쏘의 선전으로 현대차는 올해 6월 수소전기차 누적 판매 1만대를 돌파하는 등 글로벌 수소차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내는 모습이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연간 판매량을 2025년까지 11만대, 연간 생산량은 2030년까지 50만대 수준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차가 이미 탄탄한 수소차 청사진을 구축하고 있는 가운데, 밀턴 니콜라 CEO의 러브콜에 응답하지 않은 이유도 수소차 관련 기술만 내주고 얻는 바는 없을 것이라는 계산에서 비롯됐으리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연구원은 “수소차 경우 전기차와 달리 진입 장벽이 높다는 점이 니콜라 논란으로 확인되고 있다”며 "니콜라보다 현대차의 수소 스토리를 주목하는 것이 논리적"이라고 강조했다.

박민규 기자 minq@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9.14  23:2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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