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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은 변호사의 토지와 법] 소위 미니 재건축의 매도청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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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는 서울 서초구에 있는 작은 빌라의 소유자다.

E는 2010년, 젊어서 번 돈으로 작은 빌라를 구매했다. 빌라의 리모델링을 다시 하였고, 1층부터 4층까지 9명의 임차인에게 임차하였으며, 맨 위 5층을 자신의 거주지로 꾸몄다.

그런데 E를 제외한 E의 빌라 주변 일대 소유자들이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찬성하였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이란 노후·불량건축물이 밀집한 가로구역(도로로 둘러싸인 용도상 불가분적 토지)에서 대규모 철거 없이 저층 주거지의 도로나 기반시설 등을 유지하면서 소규모로 주거환경을 정비하는 사업을 말한다[구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하 ‘구 도시정비법’) 제2조 참조]. 토지등 소유자의 동의 정족수가 충족되면서 E의 빌라 일대에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추진되었다. 그리고 2015년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 인가를 받았다.

그런데 E는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반대하였다. 2010년 인테리어 자금을 투여한 것이 아깝기도 하였고, 조합에서 제시한 보상액은 새롭게 꾸민 빌라의 가치를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합에서 제시한 보상액을 받은 후 조합권을 받는 것보다는 빌라의 철거를 막아서 자신의 거주지를 지키고 현재 들어오는 임대수익을 그대로 유지하는 편이 여생을 즐기는 일이라고 판단했다.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 일정 비율 이상의 소유권을 확보한 사업시행자는 해당 주택 건설 대지 중 사용할 수 있는 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 또는 건축물의 소유자에게 그 대지를 시가로 매도할 것 즉, 매도청구를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매도청구권은 조합이 상대방에게 일방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권리이고, 청구권을 행사함과 동시에 매매계약에 체결되는 형성권이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의 경우 주택재건축사업의 경우와 달리 법상 근거 조항이 없었기 때문에 조합이 빌라의 소유자인 E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없었다. 따라서 조합은 E에게 어떤 조치도 취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2017년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2018. 2. 9. 시행되었고, 이하 ‘소규모주택정비법’이라 함)이 제정되면서, 가로주택정비사업에 대한 근거 규정이 소규모주택정비법으로 변경되었고 이에 따라 상황도 변하였다.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르면, 가로주택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는 E와 같은 건축물 또는 토지의 소유자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있게 됐다(소규모주택정비법 제35조).

문제는, 소규모주택정비법 부칙 조항이다. 즉 근거 조항이 없어서 매도청구권 행사의 상대방이 될 수 없었던 E는 부칙 제2조 제2항으로 인하여, 2018. 2. 9. 시행 이전에 조합설립인가 신청이 되기만 하면 무조건 매도청구의 상대방이 된 것이다. 조합이 2018년 이전에 조합설립인가를 신청하기만 하면, 그 신청 시기가 1년 전이든, 10년 전이든 무조건 E에게 매도청구를 할 수 있게 됐다.

개인의 재산권이 심각하게 침해되는 상황이 아닐 수 없다. 2017년 소규모주택정비법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E는 매도청구의 상대방이 아니었다. 따라서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2018년 소규모주택정비법이 시행되면서 E는 하루아침에 매도청구의 상대방이 되었다. 조합은 2018년 어느 날 E에게 매도청구의 의사표시를 하였다.

E는 끝까지 버텼다. 자신은 가로주택정비사업에 참여할 의사가 전혀 없고, 적지 않은 돈으로 리모델링을 한 자신의 빌라가 철거되기를 원하지 않았다. 그러나 조합이 매도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1심, 항소심 재판부는 소규모주택정비법 부칙 제2조 제2항에 근거하여 조합의 매도청구권을 인정, 결국 조합의 손을 들어줬다. 위 판결에 따른 강제집행으로 E는 자신의 빌라에서 길거리로 쫓겨났다.

가로주택정비사업구역 내에 포함된 건축물 또는 토지의 소유자로 하여금 하루아침에 매수청구권의 상대방이 되게 하는 소규모주택정비법 부칙 제2조 제2항은 위헌의 소지가 없지 않다. 하루빨리 개정되어야 한다.

물론, 매도청구권을 행사하게 되면 시가로 받는다. 매도청구를 하여 소유권을 취득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반대급부로 종전자산 값을 주어야 한다. 이 종전자산 값은 법원이 감정평가사를 선정하여 감정평가를 거쳐 최종적으로 결정하는데, 감정을 실시함에 있어서 소위 개발이익이 포함된 ‘시가’로 정하여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이다. 즉, ‘시가’란 매도청구권이 행사된 당시 재건축으로 인하여 발생할 개발이익이 포함된 가격을 말한다. 그러나 소위 개발이익이 포함된 ‘시가’ 감정을 통하여 이에 대한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다음 글에서 자세히 다루도록 한다.

이승은 토지수용 전문 변호사 seungeun.lee.369@gmail.com

기사승인 2020.09.12  18:4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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