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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계, 수주절벽에 감원 칼바람 불까

2016~2017년 수주부진 여파에 코로나19 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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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본사 전경. 출처=현대중공업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코로나19로 전 세계 신조 발주 물량이 급감한 가운데 조선업계의 실직사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16~2017년 수주 부진의 영향에 올 들어 코로나19로 경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조선사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업계는 카타르 LNG선 건조가 시작되기 전 일감이 바닥날 상황이라며 구조조정을 걱정하고 있다. 

조선업계, 2016년 수주 부진 여파에 고난의 행군 중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조선업계 종사자들의 고용 불안이 커지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해양부문 일감이 줄고 협력사 계약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직원들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며 “일례로 올 1월부터 대우조선해양에서 나간 인원만 원하청 포함 6000명 정도에 달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 또한 “하반기로 갈수록 일감이 줄어드는 상황은 맞다. 회사마다 약간씩은 다르겠지만 내년 2, 3분기면 일감이 모두 바닥나는 상황이다”며 “카타르와 대규모 LNG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지만 실제 건조까지는 1년은 넘게 걸릴 것으로 본다. 코로나19 때문에 수주 영업도 어렵다보니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지난 6월 초 카타르와의 23조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선 슬롯약정 계약을 체결하며 반짝 들떴던 조선업계의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2016~2017년의 수주 부진 여파가 이어지고 있는 탓이다. 통상 수주가뭄의 여파는 2~3년간 조선사들에 영향을 미친다. 계약 후 선박 설계, 원자재 구매 등을 거쳐 실제 건조에 들어가는 데 2년 이상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지난 2016년 세계 조선시장은 역대 최악의 수주절벽을 기록했다. 글로벌 경기침체와 유가급락, 선박과잉공급 등이 맞물린 결과였다. 당연히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도 함께 고꾸라졌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2016년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342만CGT였으며 국내 조선사들의 수주량은 222만CGT에 그쳤다. 그해 수주급감의 영향으로 이듬해 2017년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잔량은 1768만CGT까지 감소했다. 전년 동기(2094만CGT)와 비교할 경우 16% 급락한 수치다.   

이 당시 조선업계는 대규모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었다. 실제 조선업 불황이 심각했던 시기 조선 3사(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밀집한 거제와 울산의 고용은 크게 줄어든 바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울산 지역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2013년 6만1000여명에서 2017년 8월 기준 3만8000여명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거제의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도 9만3000명에서 8만1000명으로 감소했다. 

   
▲ 대우조선해양 LNG운반선. 출처=대우조선해양

조선 3사 평균 수주 잔고 1.4년치에 불과… 감원 칼바람 불까

문제는 올해 경영 환경도 녹록치 않다는 점이다. 올 상반기 국제해사기구(IMO) 환경규제 조건의 불확실성과 선박 금융 확보의 어려움에 코로나19로 인한 발주 관망세까지 겹친 탓이다.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세계 선박 발주량은 575만CGT·269척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클락슨리서치가 자료 집계를 시작한 1996년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며, 조선업 불황기였던 2016년 상반기(766만CGT, 423척)보다도 25% 적은 수치다.

이에 업계에서는 이르면 내년 2, 3분기면 기존의 수주 물량이 바닥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조선 3사의 반기보고서를 종합해보면 한국조선해양(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과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의 원화기준 수주잔고는 총 41조100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5.7%, 직전 분기 대비 12.4% 감소한 수준이다. 회사별로 보면 한국조선해양이 20조9960억원, 대우조선해양이 8조766억원, 삼성중공업이 11조368억원이다. 

총 수주잔고를 올해 매출가이던스로 나눠보면 약 1.4년치 일감에 해당한다. 업체별로는 한국조선해양이 1.46년, 대우조선해양 1.2년, 삼성중공업 1.5년에 불과하다. 즉, 카타르발 LNG선 100척 건조계약 체결에도 조선사 도크가 텅텅 비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말이다. 

올해 조선업황 회복이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일각에서는 조선사들이 선제적으로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장 일감도 없는데다 수주 물량도 부족해 희망퇴직 등 휴직이나 휴업이 발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내 조선 3사는 지난해 말과 올해 초 희망퇴직 등으로 인원 감축에 나선 바 있다. 불황기 저가에 수주한 물량을 건조한데다 애물단지였던 원유시추선(드릴십) 인도 계약이 취소되는 등 악재가 거듭되며 적자를 낸 탓이다.

삼성중공업은 지난해 11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진행한 바 있으며, 대우조선해양 또한 지난해 말부터 올 1월 13일까지 희망퇴직을 실시한 바 있다. 

조선업계는 하반기 모잠비크와 러시아의 대규모 LNG선 발주에 한가닥 희망을 걸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실제 건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려 그 전에 유동성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최근 한국이 세계 선박 수주 2개월 연속 1위를 하는 등 쾌거를 거뒀지만 전년 동기 대비 절대량은 대폭 줄어든 수준”이라며 “최소 2022년까지는 수주절벽이 예상돼 조선소들이 고정비를 줄이는 등 몸집 줄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수주절벽 상황 속에서 살아남는 일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영 기자 you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9.09  17:56:56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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