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독일차 주요 3사의 지난 상반기 저공해차 보급 실적. 벤츠의 경우 저공해차 인증 현황이나 저공해차 판매 실적에 대한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출처= 각 사,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업계

[이코노믹리뷰=최동훈 기자] 독일차 주요 3사가 한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고를 올리는 가운데 업체별 저공해차 판매 실적에선 상이한 격차를 보인 것으로 분석됐다. 독일차 3사는 저공해차에 대한 시장 관심이 높아지는 동시에 정책적 압박 수준이 강화하는 업황 속에서 저공해차를 더 많이 보급하는데 고심하고 있다.

14일 독일차 업체별 저공해차 판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BMW코리아(이하 BMW) 8.4%,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이하 AVK) 0% 등으로 나타났다.

BMW는 독일차 3사 가운데 유일하게 순수전기차인 i30을 적지만 꾸준히 보급했다. 이와 함께 하이브리드차를 비롯해 일반 내연기관차 가운데에서도 환경부 기준에 따라 높은 연료효율을 구현한 차량을 출시함으로써 저공해차 판매실적을 끌어올렸다.

BMW는 이밖에 지난달 330e, 이달 X5 45e 등 플러그인하이브리드 모델 2종에 대해 저공해차 2종 인증을 받음으로써 라인업을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수입차 업체 가운데 판매량 기준 1위인 벤츠는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QC를 비롯해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마일드 하이브리드 등 구조상 친환경차를 적극 출시해왔지만 저공해차 실적엔 반영하지 못했다. 환경부의 저공해차 인증을 받는데 난항을 겪은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벤츠는 순수전기차 EQ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기술 EQ파워, 마일드 하이브리드 기술 EQ부스트 등 개념을 앞세운 전동화 전략의 일환으로 전기차를 적극 출시해왔다. 다만 환경부의 까다로운 저공해차 인증을 획득하는데는 어려움을 겪는 모양새다.

AVK는 전기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저공해 인증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내연기관차만 그간 판매해옴에 따라 친환경차 실적이 전무한 상태다. AVK는 현재 해외에서 먼저 출시된 순수전기차 ID.3를 비롯해 향후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을 국내 출시함으로써 저공해차 실적을 창출할 방침이다.

해당 3개사는 현행법상 환경부가 지정한 수준만큼 국내 자동차 시장에 저공해차를 보급해야 하는 업체로 분류됐다. 대기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일정 조건을 충족하는 완성차 업체는 연간 저공해차 판매 비중을 환경부와 협의한 뒤 정해야 한다.

환경부는 2016~2018년 기간 연평균 완성차 판매량이 4500대 이상인 업체를 대상으로 올해 저공해차 판매 비중 15%를 달성하도록 고시했다. 독일차 3사의 해당 기간 연평균 완성차 판매량은 벤츠 6만5334대, BMW(미니·롤스로이스 포함) 6만2084.7대, AVK(람보르기니·벤틀리 포함) 1만9799대로 각각 집계됐다. 이들 외 수입차 업체 가운데엔 한국토요타자동차, 혼다코리아도 연평균 판매량 기준을 충족함에 따라 저공해차 보급 목표제의 대상 업체로 꼽혔다.

저공해차 보급 실적은 단순히 총 판매대수 가운데 15%에 해당하는 실적이 아니고, 환경부에서 설정한 저공해차 1~3종에 따라 차등적으로 매겨지는 표준점수를 바탕으로 산출된다. 1종 전기차·수소차, 2종 하이브리드차(플러그인 포함), 3종 가솔린·가스(LPG) 등 차종별로 저공해차 종류가 구분된다. 다만 차종별로 환경부에서 정한 배기가스 배출 기준에 부합한 차량만 저공해차로 분류된다.

▲ BMW의 지난 상반기 저공해차 보급대수 가운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5시리즈. 출처= BMW 공식 홈페이지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