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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약속은 한다. 삼성처럼 지키기는 어렵겠지만”

130조원 투자목표 초과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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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약속(約束)은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행위다. 그러나 종종 세상을 살다보면 약속을 했음에도 이를 제대로 지키지 않는 상황을 목격하게 된다.

일부 사기꾼을 제외하고는, 사실 약속을 파기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렇다면 신뢰에 기반한 약속은 왜 깨질까. 어쩔 수 없는 일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전설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의 말처럼 ‘사람들은 늘 그럴싸한 계획을 세우지만 결국에는 맞을 수 밖에 없는’ 불가항력이 문제다.

당연한 말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꿋꿋하게 약속을 지키는 쪽은 존경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최악의 위기속에서 전방위적 압박을 당하는 불가항력의 연속에도 굴하지 않고 약속을 지킨다면, 약속의 이행이 우리 모두의 행복을 위한 길에 가깝다면 그 순간 존경은 경외감으로 변하게 된다.

   
▲ 출처=뉴시스

약속

삼성은 지난 2018년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신(新)산업 육성을 위해 총 180조원 규모의 투자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상상하기 어려운 금액이라 일각에서는 현실성이 없다는 말도 나왔고, 심지어 총수의 법적 리스크를 덜어내기 위한 임시방편일 것이라는 비야냥도 나왔다. ‘대한민국의 미래성장 기반 구축’을 주도하겠다는 취지는 좋지만 180조원의 투자금액은 너무 비현실적으로 보였던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2020년에 들어 코로나19라는 불확실성의 시대가 열리자 대중들은 삼성의 약속을 두고 ‘다 지키는 것은 어렵고, 절반이라도 이행하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품었다. 이재용 부회장이 올해 초 “기업의 본분은 고용 창출과 혁신 투자로, 2년 전 약속을 꼭 지키겠다”고 공언했어도 이를 온전히 기대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지금, 삼성의 약속은 어떻게 이행됐을까. 놀랍게도 시설과 연구개발(R&D) 등에 약 110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 투자 규모를 더 확대해 3개년 목표치(약 180조원)에 차질 없이 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투자의 경우 당초 목표인 약 130조원을 7조원 이상 초과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최고의 기업인 삼성이기에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을 맞았지만, 또 기업 콘트롤 타워를 향한 정치 및 수사당국의 압박이 최고조에 달했지만 일각에서 품었던 ‘약속했던 투자의 절반이라도 가능하지 않을까’라는 마음은 기우가 됐다.

   
▲ 이재용 부회장이 워킹맘 직원들과 만나고 있다. 출처=삼성

현실이 되다

삼성이 약속했던 모든 것이 현실이 되는 분위기다.

삼성은 정부가 지난해 4월 ‘중점 육성 산업’으로 선정한 비메모리 반도체, 바이오, 미래형 자동차 등 3대 분야에서도 공격적인 투자와 고용에 나서면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특히 시스템 반도체 전략이 눈길을 끈다. 오는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글로벌 1위로 올라선다는 로드맵을 담은 ‘반도체 비전 2030’을 지난해 4월 발표한 가운데 관련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확충에 총 133조원(R&D 73조원, 시설 60조원)을 투자하는 동시에 전문 인력 약 1만5000명을 채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에 삼성은 지난해부터 올 연말까지 약 26조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세계 최초로 7나노 EUV(극자외선, Extreme Ultraviolet) 시스템 반도체에 3차원 적층 패키지 기술인 X-Cube(eXtended-Cube)를 적용한 테스트칩 생산에도 성공하는 등, 다양한 가능성이 타진되는 중이다.

   
▲ 출처=삼성전자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중요한 패권경쟁 무기인 바이오에서도 약속은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러시아가 코로나19 백신으로 스푸트니크V를 무리하게 출시한 것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기습작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그 연장선에서 삼성은 어떻게 움직이고 있을까.

당장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1일 인천 송도에 단일 공장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25만6천리터)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 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총 1조740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제4공장은 5조6000억원의 생산 유발 효과와 2만7000명의 고용 창출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힘입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말까지 1조7887억원의 수주 실적(공시 기준)을 올리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글로벌 전장사업도 빠르게 진행되는 중이다. 지난해 1월 독일 아우디에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한 ‘엑시노스 오토 V9’을 공급했고 올해 초에는 5G 기술을 적용해 공동 개발한 차량용 통신장비(TCU)를 독일 BMW의 신형 전기차 ‘아이넥스트(INEXT)’에 탑재하기로 계약하는 등 비상한 속도전을 보여주는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지난 5월 천안 삼성SDI에서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을 만난 데 이어 지난달 현대기아차 남양기술연구소를 찾아 차세대 모빌리티 분야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삼성은 삼성전자를 통해 갤럭시 신화를 키워가고 있으며, 디스플레이 시장을 호령하면서 다양한 금융 및 건설, 중공업에서 맹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관련된 다양한 투자와 존재감 넘치는 속도전도 병행되는 중이다.

   
▲ 삼성 직원들이 수해복구에 나서고 있다. 출처=삼성

협력, 상생의 약속

삼성은 인재채용에 있어 이미 국내 일자리 시장의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이런 가운데 삼성의 신규 채용 규모도 지난해까지 3개년 목표치(약 4만명)의 80% 이상에 달했으며,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올 연말까지 목표치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됐다. 기존 채용계획에서 설정한 3년간 고용 예상치(2만~2만5000명)보다 무려 2만명 가량 많은 셈이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고용규모를 줄이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일이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기업 301개사를 대상으로 코로나 사태로 인한 고용 및 임금에 대한 기업인식을 조사한 결과 조사에 참여한 기업 들 중 40.5%가 코로나19로 매출이 감소하고 업무량이 줄어 “고용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채용 일정을 묻는 대한상의의 질문에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은 ‘신규채용을 포기(19.3%)’ 하거나 ‘채용일정을 미뤘다(31.2%)’고 답했다. 신규채용 규모를 묻는 질문에 기업들의 40.7%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했거나 축소를 고민 중’이라고 응답한 바 있다. 올해 채용 일정을 묻는 대한상의의 질문에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은 ‘신규채용을 포기(19.3%)’ 하거나 ‘채용일정을 미뤘다(31.2%)’고 답했다. 신규채용 규모를 묻는 질문에 기업들의 40.7%는 ‘당초 계획보다 축소했거나 축소를 고민 중’이라고 답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은 오히려 채용을 늘렸다.

삼성은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와 함께 취업준비생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 교육을 실시하는 ‘삼성 청년소프트웨어 아카데미(SSAFY)’에는 지금까지 2250명이 선발됐으며, 오는 2024년까지 총 5천억원의 운영 비용을 투입해 1만명의 수료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상생을 위한 다양한 가능성 타진도 눈길을 끈다. 실제로 삼성은 인재제일, 상생추구라는 경영철학 및 핵심가치와 연계해 CSR 비전 및 테마를 재정립, 청년실업과 양극화라는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해 역량과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

‘함께가요 미래로! Enabling People’이라는 비전 아래 전통적인 사회공헌은 청소년 교육에 집중하면서 상생협력 프로그램(중소기업 경쟁력 제고,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상생협력,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미래기술 육성)을 통해 호혜적 CSR 구현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은 최근 수해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위해 30억원의 성금을 기탁하는 한편 침수 전자제품 무상점검 특별 서비스와 이동식 세탁 차량 지원, 사랑의 밥차 지원, 수해 지역 중장비 지원, 삼성의료봉사단 지원에도 나섰다.

국내 기업 생태계와의 협력은 더욱 극적이다. 당장 삼성은 지난 2015년 경북지역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시작한 스마트공장 구축 지원 사업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2018년부터는 지원 대상도 대폭 늘렸다. 2018년부터 2019년까지 1070여개사를 대상으로 스마트팩토리 지원 사업을 진행했으며, 올해는 사업의 내실화·고도화를 집중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오는 2022년까지 1000억원을 투입해 총 2500개사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 생태계 확대에도 삼성은 ‘키다리 아저씨’로 활동하는 중이다. 사내외 벤처 육성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와 ‘C랩 아웃사이드’를 통해 오는 2022년까지 스타트업 과제 500개를 선정해 지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협력사에 대한 지원은 이미 잘 알려진 바 있다. 2018년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반도체 우수협력사에 1927억원의 인센티브를 제공했고, 최저임금 인상분을 납품단가에 반영하는 방식으로 협력업체에 3년간(2018~2020년) 약 4500억원을 지원한 상태다. ‘반도체 비전 2030’과 연계해 국내 팹리스 업체에 IP(지적재산권) 제공, 기술 교육 등을 통해 지원하고 있으며, 2018년부터 매년 1000억원 규모로 산학협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13  16:3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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