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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큐레이션] 항소심으로 웃은 퀄컴, 두 가지 시사점은?

로열티 추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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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퀄컴이 반독점 혐의를 벗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시장의 과도한 존재감을 무기로 과도한 로열티를 챙겼다는 1심 판결이 항소심에서 뒤집혔기 때문이다.

실제로 샌프란시스코의 제9 순회항소법원은 11일(현지시간) 퀄컴이 부당하게 로열티를 챙겼다고 본 1심 판결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퀄컴의 로열티 비즈니스는 특별한 것이 아니다"면서 "과도한경쟁 행위는 연방 반독점법 위반이 아니다"고 봤다.

지루하게 전개된 퀄컴 시장 독과점 논란은 퀄컴의 승리로 끝난 가운데, 국내 전자업계와 정부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말이 나온다. 바로 연구개발을 바탕으로 하는 본원적 기술력은 절대 흔들리지 않는다는 것, 나아가 퀄컴의 편에 선 미 법무부의 사례처럼 기업을 살리기 위해 정부는 필요하다면 유연한 접근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 사진=최진홍 기자

1차전, 애플
사실 퀄컴 특유의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많은 견제를 받아왔다. 애플과의 지루한 전투가 대표적인 사례다.

애플은 다른 제조사들을 규합해 반(反) 퀄컴 전선을 구축하며 퀄컴에 대한 강력한 압박에 나섰다. 이에 힘입어 제조사들은 퀄컴이 과도한 로열티를 받으며 시장을 교란하고 있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제기했다.

비슷한 시기인 지난 2017년 1월 미 연방거래소 FTC는 퀄컴이 모뎀칩 시장의 지배자적 위치를 이용하며 제조사들에게 과도한 로열티를 받는다며 전격 제소했다. 문제가 됐던 부분은 독점 공급이다. 과도한 특허료도 문제지만 독점 공급이라는 족쇄를 통해 제조사들을 과도하게 옥죄고 있다는 것이 FTC의 주장이다.

퀄컴은 FTC 주장을 전면 부인했다. FTC가 오류 있는 법적 이론에 기반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주장했다. “우리는 불공정한 라이선스 정책을 시행하거나 협박하지 않았다”면서 “FTC와 맞서 싸우겠다”고 말했다.

전선이 복잡해지는 가운데 각 국의 규제당국도 속속 퀄컴을 향해 시장 독과점을 이유로 과징금을 매기기 시작했다. 2015년 중국 정부는 퀄컴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60억8800만위안(약 1조392억2160만원)의 과징금을 매겼고 한국의 공정위도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행위를 이유로 1조300억원의 과징금을 매기기에 이르렀다. 아직도 관련된 논란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퀄컴과 애플의 전투도 점점 치열해지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애플은 모뎀칩 수급에 있어 퀄컴과 인연을 끊고 인피니온을 인수한 인텔과 협력,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고 나섰다. 이에 퀄컴은 2017년 7월 애플을 상대로 소프트웨어 특허계약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는 한편 기밀자료를 빼갔다며 소송까지 거는 맞불작전에 들어가기도 했다.

두 회사는 이후 상대 회사 제품의 판매금지 조치까지 거는 등 세계를 무대로 한 공방전을 벌이다 지난해 3월 진검승부에 돌입했다. 라이선스 특허 공방의 전초전이 법원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이다. 

승자는 퀄컴으로 결론났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3월 15일 미국 샌디에이고 연방지방법원 배심원단은 2주간의 심리를 마친 후 “애플이 퀄컴의 특허 3건을 침해한 사실이 인정된다”면서 오히려 “3100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결국 두 회사는 지난해 4월 결국 극적인 합의에 이르렀다. 인텔과 협력해서는 5G 아이폰 시대를 준비할 수 없다고 판단이 선 애플이 사실상 백기투항하는 그림이다.

   
▲ 출처=애플

2차전, FTC
애플과의 분쟁이 종료된 가운데 기저 아래서 진행되던 FTC와의 소송전도 급물살을 탔다.

지난해 5월 재판은 FTC의 승리다. 미 캘리포니아주 산호세 연방지방법원이 당시 퀄컴의 특허료 사업 관행을 두고 반독점법 위반 판결을 내렸기 때문이다. 법원은 “퀄컴의 관행은 많은 경쟁사들을 고사시켰다”면서 “결국 소비자에게도 피해를 준 셈”이라고 말했다.

이를 계기로 업계에서는 퀄컴의 연구개발 기반 특유의 비즈니스를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시장의 건전한 경쟁을 망치는 퀄컴을 규제해야 한다는 반론이 첨예하게 충돌했다. 퀄컴의 라이선스 비즈니스가 약탈적 비즈니스에 가깝다는 주장이 나왔으나 연구개발의 퀄컴이 가지는 특수한 지위를 인정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오며 다양한 가능성이 타진됐다.

반전의 무대는 지난해 9월 샌프란시스코의 제9 순회항소법원에서 시작됐다. FTC가 명령한 시정명령을 유예해달란는 퀄컴의 입장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로열티 비즈니스 퀄컴의 완벽한 승리가 아니라, 퀄컴의 요청을 들어줬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이다. 퀄컴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 아니라 '마지막 결정이 내려지기 전까지는 시행명령을 유예해달라'는 점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판결로 퀄컴은 즉각 자사의 라이선스 관행을 변경하는 시정명령을 수행해야 했으나, 이번 판결로 당장의 비즈니스 모델 변화는 피하게 됐다는 점에서 퀄컴의 국지적 승리로 봐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

퀄컴의 라이선스 비즈니스를 총괄하는 돈 로젠버그 퀄컴 총괄부사장 겸 최고법무책임자 (Don Rosenberg, Executive Vice President and General Counsel)는 "항소법원에서 만장일치로 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고 무효화한 것은 퀄컴의 비즈니스 모델과 특허 라이선스 프로그램을 인정하는 한편, 퀄컴이 업계에 크게 기여한 바를 강조했다. 이번 중요한 사건을 심사숙고해 준 심사위원 분들께 감사 인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미 법무부가 퀄컴의 편에 서기도 했다. 미 법무부는 퀄컴을 옹호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5G 경쟁력을 위해 신중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사실상 퀄컴의 행보에 힘을 실어줬다. 미중 기술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퀄컴을 지켜야 미국의 5G 경쟁력이 연속성을 보장받을 수 있다는 논리다.

심지어 글로벌 특허전문 기업 인터디지털, 통신장비 기업 노키아와 음향기술 전문 기업 돌비 등도 이번 사안에 대해 의견서를 제출하며 연방지방법원은 표준특허를 공정하게 제공해야 한다는 프랜드(FRAND, fair, reasonable, and non-discriminatory) 원칙과 SSPPU 등을 잘못 이해·적용 했다고 명확히 입장을 밝혔다.

연방지방법원은 선례를 비롯, 미국 반독점 법을 오해하거나 잘못 적용했다는 지적이 눈길을 끈다. 라이센스 계약을 맺지 않으면 칩을 제공할 수 없다는 퀄컴의 “No license No chips” 정책이 반독점 법, 일명 셔먼법(Sherman Act)을 위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미 FTC의 주장과 연방지방법원의 판례는 이미 수십년 동안 혁신을 장려하고, 효율적이며 원활히 작동하고 있는 라이센싱 제도에 큰 혼란을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현실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는 논리다. 연방지방법원의 의견대로 최소판매가능 특허실시단위(SSPPU, Small Salable Patent Practice Unit)를 기반으로 하는 라이센스가 필수가 되면 재협상을 위해 SSPPU를 사용하지 않는 거의 모든 기존 라이센스 계약을 다시 체결해야 되는 사태가 발생한다. 이는 당연하지만 대혼란을 야기하기 때문에, 퀄컴의 현형 비즈니스를 지지하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 출처=퀄컴

승리
샌프란시스코의 제9 순회항소법원의 이번 판결로 퀄컴은 자사의 비즈니스 모델을 고칠 필요도 없고, 현행 그대로의 비즈니스를 가동할 수 있는 기회도 잡았다.

미중 기술 경쟁력 충돌이 격화되는 가운데 라이선스 비즈니스의 그림자보다, 퀄컴이 가진 강력한 연구개발 능력이 더 도움이 된다는 일종의 기회비용 선택으로 보인다. 추후 각 국의 공정위가 퀄컴을 대상으로 내리는 판단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다만 이를 바탕으로 각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로열티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여기에 퀄컴의 시장 독과점 우려가 면죄부를 받으며 업계가 전반적으로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당장 FTC는 퀄컴은 물론 법무부에도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며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전투를 반추하며 연구개발과 정부의 유연한 접근에도 주목한다. 치열한 기술경쟁을 통해 글로벌 시장과 전투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연구개발 인프라는 그 무엇도 흔들 수 없는 강력한 무기라는 점과, 정부도 때로는 세계를 무대로 싸우는 자국 기업들을 위해 유연한 대응을 보여줘야 한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를 비롯해 네이버 및 카카오 등 글로벌 거인들과 싸우는 자국 기업을 오히려 '잡아먹지 못해' 으르렁대는 대한민국 정부가 곰곰히 성찰해야 할 대목이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12  11: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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