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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운명의 날...불씨냐, 희망고문이냐

치열한 수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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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을 둘러싸고 각 기업들의 수 싸움이 치열하다.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11일을 거래 종결일로 정했으나 인수합병 자체가 난항을 겪는 상황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이 10일 대표이사 간 대면 협상을 제안,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 출처=뉴시스

반전의 반전

현재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말 그대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HDC현산이 지난해 전격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결정했으나 이후 코로나19 쇼크 등 돌발변수가 겹치며 인수합병 자체가 무너질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당장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합병이 무위로 끝난 상황에서 HDC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도 파국으로 끝날 수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런 가운데 정몽규 HDC그룹 회장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6월 25일 전격 회동하며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과 관련된 새로운 해법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왔지만, HDC 현산은 지난달 재실사 카드를 꺼냈다. 금호산업 등이 인수합병 과정에서 제공한 정보 등이 미흡하기 때문에, 인수합병 자체를 되돌아보자는 취지다.

HDC현산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발송한 공문과 관련해 계약상 진술 및 보장이 중요한 면에서 진실, 정확하지 않고 명백한 확약 위반 등 거래종결의 선행조건이 충족되지 않았음을 회신하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컨소시엄의 인수상황 재점검 요청에 속히 응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재실사 주장이 사실상 인수합병 무산을 염두에 둔 시간끌기이자 책임 떠넘기기로 봤다. 이런 가운데 HDC현산의 재실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며 배수의 진을 치며 강대당 대치에 들어갔다. 산은도 3일 기자간담회를 열어 재실사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후 난타전이 계속 벌어졌다. HDC현산은 6일 보도자료를 통해 “매도인 측이 최근 기자간담회를 통해 재실사 제안을 전면 거부하고 HDC현산에 거래무산의 책임을 전가하는 상황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2조5000억원 규모의 대형 M&A에서 거래의 정확성과 투명성을 위해 자료와 입장의 전달은 공식적인 문서로 이루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재실사는 구두나 대면이 아닌 서류를 주고받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효율적이며 재실사가 이루어진 다음 인수조건을 재협의하는 단계에는 대면 협상이 자연스러운 방식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존의 재실사를 관철시킨다는 의지다.

금호산업은 진정성을 의심했다. HDC현산이 계약 무산에 따른 책임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실사 카드를 빼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금호산업은 HDC현산의 제안 자체에 신빙성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장 금호산업은 입장문을 통해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의지가 있다라고 수차례 밝히면서도 대면협의에는 응하지 않고, 보도자료나 공문을 통해 일방적 입장만을 전달하고 있다”며 “인수의 진정성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래 종결이 지연되거나 계약이 파기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것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라며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거래를 지연시키고 있다는 HDC현산의 주장은 상식적이지 않다”고 비난했다. 나아가 “진정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대한 거래 종결 의사가 있다면, 더 이상 불필요한 공문발송이나 대언론 선전을 중단하고, 거래 종결을 위한 대면협상의 자리로 나오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후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HDC현산은 9일 금호산업에 원만한 거래종결을 위한 양사 대표이사간의 대면협상을 제안하고 향후 원만하게 일정과 장소 등 협상을 위한 구체적인 상황에 대해서는 금호산업의 제안을 최대한 받아들이겠다고 밝혔다. HDC현산은 "금호산업이 인수 상황 재점검의 당위성과 필요성을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지금부터라도 인수인과 매도인이 서로 만나 이에 대한 협의를 조속히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며 "효율적이고 투명한 협의를 통해 인수거래를 종결하고자 하는 의지는 변함없다"고 강조했다.

금호산업도 전향적이다. 금호산업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늦었지만 이제라도 HDC현대산업개발이 대면 협의를 수락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HDC현대산업개발이 보도자료를 통해 밝혔듯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인수의지가 변함 없고 조속한 거래 종결이 이루어지는 것을 원한다면 언제든지 만나서 거래 종결 절차를 논의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다.

   
▲ 출처=뉴시스

어떻게 될까

거래종료일인 11일, 두 대표가 만나 대면협상을 벌이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결판이 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협상에서는 HDC현산이 제안한 12주 실사가 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 기간을 단축하는 방안을 고려하거나 재실사 자체를 백지화시키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이럴 경우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다만 HDC현산이 인수합병에 사실상 의지를 상실한 상태고, 단순히 거래 무산에 따른 책임회피를 위해 재실사 카드를 빼들었다는 것을 고려하면 대면협상에서도 깜짝성과가 나오기는 어렵다는 말이 나온다. 특히 HDC현산은 여전히 재실사 카드를 두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을 믿지 못한다’는 시그널을 보내는 중이다.

업계에서 이번 대면협상을 두고 희망고문이라 말하는 이유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이 2분기 1000억원의 흑자를 낸 점은 변수다. 기초체력은 충분히 확인된 상황에서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거래 무산에 대비하는 플랜B를 짜는 한편, 아시아나항공의 비전을 가다듬을 수 있는 특화전략을 마련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금호산업과 채권단이 구주 매각대금을 이용한 자금 운용 계획을 별도로 수립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11  09:57:14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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