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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직장in] 조직문화가 쉽게 바뀌지 않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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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이전회사 동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그 동료는 나와 함께 공채입사했고 동고동락했지만 모두 다른 곳으로 이직했고 첫 회사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질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난 터였다. 그런 그가 오랜만에 연락을 해서 하는 말이, 헤드헌터로부터 첫 회사로 재입사를 권고 받았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한번 퇴사한 직원에게 다시 재입사를 요청하는 경우는 드물기에 무슨 사연이 있는 것이냐 물었고, 흥미로운 말을 들을 수 있었다. "그 회사 조직문화가 독특하잖아. 그래서 다른 회사출신이 오면 잘 섞이지 못하나봐. 그 회사 출신 직원을 요청한다고 하더라구." 아무리 조직문화가 독특해도 그렇지 외부출신이 동화되기 어려울 만큼 독특한 조직문화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언뜻 이해하기 어려웠다. 내가 듣기로 그 회사는 대대적으로 조직문화 개선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온라인 익명게시판도 운영하는 등 그야말로 '우리가 근무하던 때'와는 확연히 달라진 활동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더 개방적이고 다원적인 조직문화를 조성했으리라 생각했는데 많은 돈을 쓰고도 생각대로 잘 안되었나 보다.

 

#조직의 변화가 실패하는 이유

맥킨지 앤 컴퍼니에서 밝힌 조직변화의 실패를 부르는 요인을 보면, '변화에 대한 직원들의 저항'(39%)이 '경영진의 무관심'(33%) 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의외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지금의 조직문화를 경영진의 무관심의 소산이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그리고 이 둘의 합계는 전체 실패요인의 70%를 차지한다. 부족한 자원, 부실한 계획, 잘못된 아이디어, 돌발적인 외부사건 등 기타 요인보다 구성원의 관심과 실행, 그리고 경영진의 관심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반의 반쪽자리 조직문화 개선활동

바람직한 조직문화란 무엇인가? 이 물음에 대해 대답하기는 그렇게 어려워 보이지 않는다. 예를 들자면, 구성원은 자율적 역량을 가지고, 조직과 개인은 서로간 신뢰하며, 열정을 가지고 긍정적 상호관계를 형성하여 심리적 안전감을 부여한다는 식이다. 헌데 문제는 이러한 가치명제들이 현실에 녹아들지 않고 선언적인 수준에 멈추거나 개인간 유대관계 형성에만 매몰되어있다는데 있다. 회사라는 곳은 엄연히 '일'을 하는 곳이다. 평소 스몰 토크를 권장하고 이벤트를 해서 긍정적 감정을 갖게 되더라도 '일'을 함에 있어서 역량을 인정받고, 스스로 열정을 투여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것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밥먹고 회식할때만 웃고 좋다가, 일할 때가 되면 같이 일하기 싫어지는 상황이 되는 것은 반쪽자리, 아니 반의 반쪽자리 조직문화 개선활동이다. 지금 설정해놓은 회사의 조직문화 지향점이 '일하는 과정'에까지 반영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보자. 조직문화 개선활동의 가장 단골주제는 '상하간 격의없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이를 위해 리더들은 일부러 시간을 빼서 면담을 하기도 하고 회식을 통해 소탈함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리고 책상으로 돌아와서는 방금전 웃으며 얘기를 나눴던 직원의 보고서에 빨간펜으로 온통 수정을 하기 시작한다. '아.. 역시.. 우리 부장님은 빨간펜 선생님이었어.. '

MZ세대는 일을 잘하고 싶어하고 효율적으로 하고 싶어한다. 업무를 받으면 '이 일을 왜 하는지' 그 배경을 이해하고 목표지점을 설정하려고 한다. 그리고 그 부분에 납득가지 않으면 전투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그냥 좀 해!"가 불러온 비극이다. 보고서에 그렇게나 수정할 것이 많다는 것은 왜 하는지에 대해 이해하지 못했다는 뜻이며, 안타깝게도 그 직원은 많은 시간을 결국 고쳐질 보고서를 위해 투여한 것이라는 뜻이 된다. 상사입장에서는 업무를 지시할 때는 우선 내가 얘기한 것을 충분히 이해했는지 확인이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1paper로 단시간에 초안을 뽑아놓고 함께 논의하는 것도 방법이다. 피터 드러커가 '프로페셔널의 조건'에서 주장한 Zero Draft 개념을 이용해도 좋겠다. 중요한 것은 본인이 쓴 보고서로 최종 의사결정권자까지 올라가서 결재를 받아내고자 하는 패기와 열정을 가진 직원이 그 과정에서 좌절하지 않고 역량을 발휘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디렉션을 제대로 주고, 제대로 받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개인은 어떻게 동기부여되는가

밀레니얼세대가 본격적으로 회사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게 되면서 조직문화의 구성요소 역시 기존에서 변화를 갖는 모습이다. 흔히 얘기하는 조직의 가치관, 상호관계성에 이어 개인 동기부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평생직장’이란 말이 구시대적 유물이 되어버린 지금, 자신이 하는 일이 본인의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되는지, 자신은 어떻게 성장할 수 있는지, 내가 가진 역량은 어느 정도이며 얼마나 인정받는지는 조직내 긍정적 자세에 큰 영향을 미친다. 비록 내가 부족하고, 내가 하는 일이 하찮고 보잘것 없더라도 조직이 성장한다면, 그리고 주변에서 좋게 봐준다면 이해하고 받아들였던 '80년대 산업역군 시대'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런 점에서, 개인에게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조직이 좋은 인재를 데려가는 시대다. '개인이 그럴 attitude가 있어야 가져가는 법'이라는 항변이 있는데, 그게 바로 채용절차를 엄격하고 촘촘하게 짜야하는 이유다. 옥석을 가리는 것은 채용 절차 때 마무리해야한다. 이후는 동기부여와 성과평가의 영역이다.

일반적으로 동기부여를 상사로부터의 칭찬, 동료로부터의 인정라고 생각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지그 지글러는 '동기부여는 샤워와 같아서 매일같이 해야한다'고 했다. 대대적으로 칭찬캠페인을 시작한다 해도 어떻게 매일 칭찬하고 인정해줄 수 있나? 그렇게 칭찬이슈가 매일 있지도 않을 뿐더러, 매일하는 칭찬은 효과가 점점 떨어지게 마련이다. 한계효용체감의 법칙은 경제학 뿐만 아니라 심리학 용어이기도 하다. 개인의 입장에서, 외부로부터의 칭찬과 인정, 그리고 금전적 보상도 필요하겠으나, 이제 ‘자기동기부여’에 대해서도 생각해야한다. 스스로 자가발전기가 되어 본인이 얼마나 가치있는 사람이고, 주변에 어떤 도움을 주고 있는지를 자각해볼 필요가 있다. 행복감만을 찾을 것이 아니라 성취감을 느끼는 것, 즉 '작지만 확실한 성공패턴'이 무엇인지 고민해보자. 자기동기부여는 현실의 실패에 맞서 다시 일어서게 하는 최후의 보루다.

‘모든 행복한 가정은 서로 닮았고, 모든 불행한 가정은 제각각으로 불행하다.’

톨스토이의 소설 <안나 까레니나>의 첫 장 첫 문구다. 앞으로 펼쳐질 장대한 여정을 암시하는 이 문구는 기업의 조직문화에도 적용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존경받는 영속적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조직문화의 여러 요소들이 상호보완적으로 구성되어야 하며, 하나를 잘했다고 해서 곧바로 성공적인 기업문화를 구축한다는 보장이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저널리스트 대니얼 코일은 “문화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함께 전진하는 살아숨쉬는 일련의 관계”이며 “당신을 구성하는 것이 아닌, 당신이 실행하는 것”이라 했다. 어렵지만 더욱 조직문화에 집중해야 하는 이유다. 

송창용 직장인 자기계발서 '일.상.내편' 저자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13  08: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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