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미국과 중국의 대립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올해 1월 미중 무역합의 당시만 해도 조심스러운 화해 분위기가 연출됐으나 코로나19 중국 책임론에 이어 홍콩 국가보안법 사태가 터지며 정국이 출렁이고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의 영사관 일부를 폐쇄할 당시만 해도 일각에서는 '조심스러운 대응'이 벌어지는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희망적인 관측도 나왔으나, 두 슈퍼파워가 틱톡을 중심으로 정면충돌하는 한편 대만 사태까지 겹치며 심상치 않은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 틱톡. 출처=갈무리

틱톡 사태, 태풍의 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중국 바이트탠스의 틱톡과 텐센트의 위챗을 사실상 퇴출시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틱톡과 자국 기업의 거래를 차단하는 한편, 전선을 넓혀 중국 텐센트의 위챗까지 정조준한 분위기다. 해당 서비스들이 중국 정부의 영향력 아래에 있기 때문에 국가 안보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논리다.

현재 마이크로소프트는 틱톡의 북미 사업 등 일부를 인수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9월 15일까지 계약을 위한 협상이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정명령으로 상황은 다시 복잡해질 전망이다.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틱톡 사업부 일부 인수에 실패할 경우 미국에서 틱톡은 사실상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

틱톡의 바이트댄스가 마이크로소프트에 미국 사업부 등 일부가 아닌, 전체 틱톡 사업부를 매각할 것이라는 보도까지 나온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즈는 6일(현지시간) 마이크로소프트와 바이트댄스가 틱톡의 일부가 아닌 전체 사업을 두고 인수합병 협상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트댄스 입장에서 울며 겨자먹기로 마이크로소프트에 틱톡 전체를 넘길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가뜩이나 중국과 인도 분쟁으로 타격을 받은 상태에서 바이트댄스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전선은 위챗으로 넓어지고 있다. 거래금지 조치가 내려진 가운데 중국 텐센트의 위기도 커지는 중이다.

▲ 위챗. 출처=갈무리

걷잡을 수 없는 전선
미국과 중국이 화웨이에 이어 틱톡과 위챗 등 다양한 기업을 두고 충돌을 거듭하는 상황에서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나오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 중국 내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미국이 중국에 압력을 계속 가할 경우 무역합의 존속이 어려울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왔다. 15일 1단계 무역 합의 이행 점검 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중국이 미국의 압박에 불편한 심기를 내비친 것을 넘어, 아예 무역합의 파기 가능성까지 거론한 셈이다.

미국도 초강경이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재무부 관리들은 6일(현지시간) 미국서 활동하는 중국 기업 중 회계감사 자료를 미국 규제당국에 공개하지 일부 기업의 상장을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다. 지난 5월 미 상원이 미국에 진출하려는 중국 기업이 미국 규제당국의 가이드 라인을 따르지 않을 경우 상장을 막는 법안을 발의한 가운데, 논란은 더욱 커지는 중이다.

대만을 사이에 두고는 군사적 위기감까지 커지고 있다. 앨릭스 에이자 미 보건복지부 장관이 대만을 방문할 예정인 가운데 중국이 격렬하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하나의 중국을 인정한 후 대만과 단교했고, 이후 2014년 지나 매카시 환경보호청장을 끝으로 고위급 인사가 현지를 방문한 적이 없다.

이런 가운데 지나 매카시 청장보다 더 고위급인 엘릭스 에이자 장관이 대만을 방문하려고 하자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이 흔들린다고 판단,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당장 중국 환구시보는 "선을 넘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대만에 처음으로 대형 고성능 무인기를 판매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가운데 중국은 이미 대규모 군사훈련을 시작한 상태다. 미중 갈등이 군사적 갈등으로 치닫는 분위기가 역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