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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 편 든 산업銀, 이동걸 초강수 통할까

재실사 거부… “모든 책임 HDC현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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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출처=KDB산업은행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아시아나항공 주 채권단인 KDB산업은행이 HDC현대산업개발이 제안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청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금호산업의 편에 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좌초 가능성이 한층 커진 가운데 향후 HDC현산이 법적 공방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산업銀, HDC현산 측 재실사 제안 거부…  “M&A서 있을 수 없는 과도한 요구”

3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통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은 신의 성실 원칙에 입각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며 “계약이 무산될 위험과 관련해선 현산 측이 제공한 원인 때문이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이어 “7주 동안 현산이 아시아나에 대해 이미 엄밀한 실사를 한 상황에서 상황 변화가 있다면 있는 것만 점검하면 되는데 자꾸 재실사를 요구하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 
 
최대형 산은 기업금융부문 부행장 또한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요구에 대해 “수용할 수 없다”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그는 HDC현산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실무진이 요청한 대면 협의에 일절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거래종결을 지연시키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된다”며 “현산의 재실사 요청은 통상적인 인수합병(M&A) 절차에서 있을 수 없는 과도한 수준의 요구”라고 비판했다. 

앞서 HDC현산은 지난달 26일 보도자료를 통해 주식매매계약(SPA) 체결 당시와 인수 상황이 급변했고,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충분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12주 동안 재실사를 요청한바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매각 불발에 관련 채권단 주도의 경영관리 방안과 다른 대기업 재매각 등 플랜B(대안)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면서도, 제한된 범위 내에서의 논의는 가능하다며 극적타결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여전히 산은 입장에서 최고의 시나리오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M&A 무산 가능성이 한층 가까워졌다고 보고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면서 협상 테이블에 앉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아마 산은의 이번 발표는 M&A 무산에 따른 플랜B를 본격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통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다른 원매자가 나타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채권단이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을 관리하다가 차후 업황이 회복되면 다시 아시아나항공을 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기자간담회에서도 이동걸 산은 회장은 계약 무산 책임을 줄곧 HDC현산에 돌리며 불쾌한 감정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그는 “금호와 산은 측은 하등 잘못한 것이 없다”며 “계약 무산의 법적 책임은 현산에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산이 보도자료를 통해 주장한 것들은 대부분 근거가 없고 악의적으로 왜곡된 측면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회장이 정몽규 HDC현산 회장을 두 차례에 걸쳐 직접 만나는 등 협상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였음에도 불구하고, 대면협상을 거부하는 등 불성실하게 임한 것이 미움을 샀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재실사 수용 거부로 산은은 HDC현산이 제안한 아시아나항공 재실사 참관과 공동 진행 등 협상 테이블에 앉을 기회를 날려버리게 됐다.  

   
▲ 출처=HDC현대산업개발

HDC현산, 계약금 반환 법적 공방 가능성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 가능성이 커지면서 HDC현산이 이후 기납부한 기계약금 반환 소송에 돌입할지 주목된다. HDC현산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전체 거래금액 약 2조5000억원의 10%인 2500억원을 계약금으로 지불한 바 있다.

HDC현산은 이달 12일까지 인수 계약을 완료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나 코로나19 영향으로 부채가 급증한 아시아나항공을 과거 몸값으로 사려고 하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 소송을 불사할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이론적으로는 돌려받을 수 있다는 시각도 우세하다. 과거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을 당시 9년간 법정 소송 끝에 이행보증금 3150억원의 절반이상인 1951억원을 돌려받은 바 있기 때문이다. 전례가 있는 만큼 전부는 아니어도 일부는 돌려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재계 관측이다. 다만, HDC현산은 계약금을 돌려받으려면 매도자의 과실이 확실하다는 증거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재 금호와 HDC현산은 서로에게 거래 무산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대주주인 금호산업은 지난달 29일 HDC현산이 이달 12일까지 인수 계약을 완료하지 않으면 계약금 2500억원을 반환하지 않겠다는 내용증명까지 보냈다. 

특히 이동걸 회장이 “현산이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자기 책임은 자기가 지는 게 맞다”고 HDC현산을 압박하고 있어 법적 공방의 부담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안 그래도 주채권단인 산은과의 불편한 기류가 흐르는 상황에서 소송 등을 진행하는 경우 국책은행과 척을 지게 되는 최악의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한편, HDC현산 관계자는 “아직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는 변함이 없다”며 “계약금 반환 소송도 정해진 것이 없는 만큼 산은의 입장을 충분히 검토한 후 차후에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young@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03  19:5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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