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고=은행연합회

[이코노믹리뷰=박창민 기자] 기업은행이 올해 2분기 민원건수가 전분기보다 2배 이상 늘며 시중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민원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펀드 관련 민원은 디스커버리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에 따른 결과로 급증했다.

민원건수 '40건→93건', 펀드민원 '1건→40건'

3일 은행연합회 소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업은행에 접수된 민원건수(중복·반복민원, 단순 질의성 등 제외)는 93건이다. 이는 전분기인 올해 1분기(40건)와 비교해 2.3배 증가한 수치다. 18개 시중은행 민원이 1분기 906건에서 2분기 851건으로 6.1% 줄은 것을 감안하면 온도차가 있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은행)은 574건으로 전분기(685건)보다 16% 줄었다. 4대 은행 가운데 민원이 증가한 곳도 하나은행(175건→201건) 1곳뿐이며, 전분기 대비 14.9% 증가하는 데 그쳤다.

금융상품별로 보면 기업은행은 펀드상품 민원건수가 대폭 증가했다.

기업은행의 2분기 펀드 민원건수는 40건이다. 전분기(1건)과 비교하면 40배 이상 늘었다. 최근 사모펀드 환매 중단 사태에 영향이 적은 국민은행(6건) 대비 6배 이상 높다. 2분기 4대 시중은행의 펀드 민원건수는 총 222건으로, 전분기(233건)보다 4.7% 감소했다.

▲ 참고=은행연합회
"라임 펀드보단 '디스커버리 펀드' 영향"  

금융 소비자들의 기업은행 민원이 2분기 급격하게 늘어난 데는 환매 중단으로 투자금 회수 여부가 불투명한 디스커버리 펀드가 지목되고 있다. 특히 논란이 시작되고 상당 기간이 지난 라임 무역금융펀드와 달리 디스커버리 펀드는 운용사가 최근 두 번째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일으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 펀드 최대 판매사다. 작년까지 기업은행은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와 'US디스커버리 부동산선순위채권펀드'를 각각 3612억원, 3180억원 어치를 판매했다. 하지만 운용사의 디폴트로 지난 2분기까지 환매 지연 규모가 914억원으로 늘었다.

기업은행은 지난 6월 디스커버리US핀테크글로벌채권펀드에 대해서만 최초 투자 원금의 최대 50%를 투자자에게 선지급하는 결정을 내렸으나, 선지급 대상, 규모 등을 놓고 여전히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은행권 일각에선 기업은행의 펀드민원이 급증한 것과 관련해 라임 펀드보다 디스커버리 펀드 영향을 더 주목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은행연합회 민원집계는 같은 사례로 재민원을 넣은 경우는 집계에서 제외한다"라면서 "그렇기에 라임 펀드 관련 민원은 문제가 불거진 초창기에 이미 민원건수에 포함돼 올해 2분기 민원건수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반면 디스커버리 펀드의 경우 최근에 디폴트를 다시 일으키면서 투자자들의 민원이 몰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업은행도 민원 증가와 관련해 사모펀드 영향이 크다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민원 사례 대부분이 디스커버리 펀드와 라임 펀드 관련 민원이 차지하고 있다"라면서 "수신·여신 등 관련 업무 등에는 오히려 민원건수가 적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윤종원 기업은행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기업은행 창립 59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게 "디스커버리·라임으로 손상된 신뢰회복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말하며 고객 신뢰회복이 경영 최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디스커버리 펀드는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2017년 4월부터 사모투자사로 등록해 운용해왔다. 이 펀드는 '장하성 동생 펀드'로 입소문을 타면서 펀드 설정액이 9400억원 이상으로 커졌다. 그러나 이 운용사는 2차례 디폴드를 일으켜 설정액이 4500억원 수준으로 쪼그라 든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