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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Q 배터리 성적표…3사의 엇갈린 표정 '환호·안도·씁쓸'

승승장구 LG화학, 갈 길 가는 삼성SDI, 아직 새벽인 SK이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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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이코노믹리뷰 DB

[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지난달 31일 LG화학의 올해 2분기 경영 실적까지 발표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모두 2분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0년 2분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발 경기 침체가 본격적으로 반영된 시기인 가운데 각 회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분위기다. 실제로 LG화학과 삼성SDI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지난 분기보다 외형적으로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정유업의 업황 악화로 여전히 힘든 상황이다.

이들 3사는 한국의 대표적 배터리 제조 업체들로 꼽히지만, 정유·석유화학·전자 재료 등 다른 사업들도 병행하는 복합적인 기업들이다. 즉, 총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전체적인 실적은 주력 사업의 시황에 따라 큰 영향을 받는 것이다. 하지만 배터리 사업만 따져본다면 어떨까.

   
▲ LG화학·SK이노베이션·삼성SDI 2020년 2분기 배터리 사업 실적. 자료=각 사
LG화학 '승승장구'

매출액 6조9352억원(전년 동기 대비 2.3%↑ 전분기 대비 3.1%↑)

영업이익 5716억원(전년 동기 대비 131.5%↑ 전분기 대비 177.7%↑)

국내 배터리 1위 업체인 LG화학의 경우, 전지 부문이 전체 매출의 4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모든 사업에서 양호한 성적을 낸 가운데, 실적 호조를 견인한 1등 공신은 배터리 부문으로 꼽혔다.

전지 사업의 매출과 영업익은 각각 2조8230억원과 1555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사업의 흑자는 2018년 4분기 '반짝' 흑자 이후 처음이라 더욱 고무적인 성과라는 설명이다.

유럽과 중국 등 세계 각국에서 친환경 정책을 확대함에 따라 전기차 판매가 증가했고, 북미 지역 대규모 에너지 저장 장치(ESS) 프로젝트에 LG화학이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배터리 매출은 1분기보다 25% 증가했다.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은 현재, 그리고 미래 LG화학을 먹여 살릴 '효자 사업'으로 기대되고 있다. LG화학은 현재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에서 가장 큰 점유율을 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실제로 에너지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 4월에 이어 1~5월 누적치로 집계한 전기차(EV)·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PHEV)·하이브리드카(HEV) 등의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도 24.2%로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특히 폴란드 공장의 수율을 높인 점이 승부수로 읽힌다. 생산성 개선과 원가 절감을 통해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을 이끌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LG화학은 현재 150조원 규모 이상의 수주 잔고를 보유하고 있으며, 증설 작업의 순조로운 진행에 따라 올해 말까지 100기가와트시(GWh)의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LG화학이 자신만만한 전망을 내놓는 이유다.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 국면인 가운데, LG화학은 하반기 흑자 폭을 더 확대하겠다는 야심 찬 꿈을 꾸고 있다. 연간 흑자는 물론, 매년 30% 이상의 성장세도 기대해봄직 하다는 전언이다.

LG화학 관계자는 "하반기 전기차용 배터리의 유럽향 출하량이 확대되고, (전기차용) 원통형 전지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의 매출 성장과 견조한 수익성은 지속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연간 실적 전망도 호조다. LG화학은 올해 매출을 약 9조원, 내년 매출은 이보다 7조원이 늘어난 16조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삼성SDI '우직한 마라토너'

매출액 2조5586억원(전년 동기 대비 6.4%↑전분기 대비 6.7%↑)

영업이익 1038억원(전년 동기 대비 34.0%↓전분기 대비 92.2%↑)

삼성SDI의 2분기 성장세는 비록 '소폭'에 그쳤지만,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한 와중에도 배터리 사업의 견조한 매출을 이어갔다는 측면에서 업계 우등생의 면모가 엿보인다.

삼성SDI의 전지 부문 매출은 1조91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 전분기 대비 7.0% 상승했다.

중대형 전지 중 자동차용 전지는 코로나19 여파로 사람들의 이동이 줄어들면서 매출이 감소했으나, 에너지 저장 장치(ESS) 경우 미주 지역 전력 공급망 구축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해외 매출이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소형 전지는 1분기 기저 효과로 인해 주요 어플리케이션용 배터리 매출이 증가했다. 폴리머 배터리의 경우 스마트폰 시장의 약세가 지속되면서, 플래그십 모델에 들어가는 배터리 위주로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임에도 삼성SDI의 하반기 기대감은 여전하다. 자동차용 전지로 쓰이는 중대형 배터리는 유럽의 전기차 지원 정책 확대에 따라 판매 증가가 예상되고, ESS 경우 해외 전력용 프로젝트에 희망을 걸고 있다.

지난 28일 진행된 콘퍼런스 콜에서 삼성SDI 관계자는 "상반기 국내 ESS 안정성 강화 조치가 완료되고 여러 국가들이 경기 부양책에 신재생 에너지를 포함하는 등 ESS 사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다"며 "하반기에는 미주 대형 전력용 프로젝트가 진행되므로 ESS 판매의 큰 폭 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중장기적으로는 세계적인 친환경 추세가 ESS에 대한 견조한 수요로 이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소형 전지의 판매 호조도 기대되고 있다. 삼성 SDI 관계자는 "올 하반기 원형 전지 시장의 수요는 상반기보다 30% 정도 증대되는 등 확실한 회복세가 나타날 것"이라면서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 방지를 위해 e-바이크와 e-스쿠터 등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찾는 추세에 따라 이에 들어가는 원형 전지 수요도 늘어날 것"이라 예측했다.

폴리머 배터리 역시 하반기 주요 고객사들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출시가 예정됨에 따라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더불어 언택트(untact·비대면) 트렌드 확산으로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노트북 소비가 증가, 노트북용 폴리머 전지의 매출도 점차 개선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SDI의 저력은 '탄탄한' 기술력으로 꼽힌다. 경쟁사 관계자가 "그 쪽(삼성SDI)은 워낙 기술력이 좋으니까"라고 언급할 정도다. 삼성SDI는 차세대 배터리로 각광 받는 '전고체 전지' 개발을 선도하고 있기도 한데, 아직 상용화는 멀었지만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코로나 시대의 가능성을 타진할 여지가 크다는 평가다.

SK이노베이션 '와신상담'

매출액 7조1996억원(전년 동기 대비 44.7%↓ 전분기 대비 35.5%↓)

영업이익 -4397억원(전년 동기 대비 189.1%↓ 전분기 대비 75.2%↑)

SK이노베이션은 한마디로 해가 뜨기 전 어두운 새벽을 거닐고 있다. 국내 정유 4사로도 꼽히는 SK이노베이션은 주력인 정유 및 석유 제품 사업의 부진으로 코로나19 후유증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1분기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을 낸 바 있는데, 2분기 들어 적자를 대폭 줄였다. 영업익을 전분기보다 75% 증가한 수준으로 개선한 것이다. 다만 올 2분기의 영업손실이 1년 전 영업이익의 2배 가까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여전히 심각한 적자 국면에 머물고 있음을 시사한다.

배터리 사업의 경우, 1분기보다 89억원 늘어난 113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가동을 시작한 신규 해외 공장들이 조기 안정화 되면서 판매량은 늘었으나, 경영 시스템 구축을 위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 폭이 커졌다는 설명이다.

전기차용 배터리의 부품인 분리막을 생산하는 소재 사업에서는 전분기 대비 167억원 증가한 437억원의 영업익을 남겼다. 코로나19 사태에도 전기차용 배터리 시장의 성장세는 지속되면서 분리막 수요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사업의 연간 영업익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헝가리와 중국 등에 있는 신규 공장들에 대한 초기 비용 투입이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이달 29일 콘퍼런스 콜을 통해 "코로나19 여파에 따라 연간 배터리 매출 목표를 기존 2조원에서 10% 안팎으로 하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의 하반기 배터리 사업 전망은 다소 암울해 보이기도 하지만, 한 가지 변이 있다면 아직은 도약을 위한 진통을 겪는 시기라는 점이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삼성SDI 등 경쟁사들과 비교해 시장에 후발 주자로 합류한 만큼, 공격적 증설을 통해 배터리 시장의 점유율을 끌어올리려 하고 있다. 2025년까지 100GWh의 생산 능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현재 증설 중인 헝가리 제2 공장과 미국 내 2개 공장의 본격적인 양산은 2022~2023년으로 예정됐다.

증설로 인한 차입 증가로 재무 구조 악화에 대한 우려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지만, 증설 작업이 순조롭게 완수되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캐파(생산 능력)는 물론 시장 점유율까지 괄목할 만한 수준으로 확대된다.

한편, 하반기에 기다리고 있는 무엇보다도 큰 변수는 바로 LG화학과 가열차게 벌여온 배터리 소송전의 결과다.

LG화학은 지난해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 비밀 침해 혐의로 제소했고, ITC는 올해 2월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예비 결정을 내렸다. 상황이 SK이노베이션에 불리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오는 10월 5일로 예정된 ITC의 최종 결정이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 향방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이 최종적으로 패소할 경우 미국 생산 기지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은 물론이고, 수조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합의금도 막대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경우, 배터리 관련 사업의 사이즈가 크지 않아 아직은 적자가 나오고 있지만, 이전에 수립한 계획대로 매출은 성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LG화학은 코로나19발 수요 급감 우려에 비해 실제 여파는 크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그 구간에서 작년에 문제가 됐던 유럽 공장의 수율을 개선했고, 이가 2분기 실적으로 가시화 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민규 기자 minq@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8.01  1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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