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보험사들이 가입문턱을 낮추며 신규 고객 유치에 드라이브를 건다. 최근 보험사들은 질병, 입원·수술 이력 등의 가입 고지항목을 대폭 줄인 간편가입 상품에 이어 초간편 상품까지 앞 다퉈 출시하고 있다. 이는 레드오션 속 보험사 신규 고객 유치 패러다임이 중년층에서 유병자와 고령자로 변화하고 있는 모습이다.

삼성생명이 16일부터 수술 및 단기입원 이력이 있어도 가입 가능한 종합보장보험을 판매한다. 'S간편 종합보장보험'은 최근 2년 이내 수술 및 5일 이하의 입원 이력(8대 중증질환 제외)이 있어도 고지 없이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상품은 가입 전 기본 고지항목도 9가지에서 3가지로 줄였다.

ABL생명은 15일 한 가지 고지항목 질문만 충족하면 가입이 가능한 초간편건강보험을 선보였다. '하나만묻는ABL초간편건강보험'은 최근 5년 이내 암·제자리암·간경화·뇌혈관질환·허혈심장질환 등으로 인한 진단·입원·수술 이력이 없으면 가입할 수 있다.

메리츠화재는 이날 알릴 의무를 18개에서 3개로 축소하고 서류 없이 고지만으로 가입할 수 있는 'The편한알파플러스보험'을 출시했다. 간편심사인 이 상품은 2년 내 입원·수술(경증상해사고, 용종, 치질 등) 이력이 있어도 가입이 가능하다.

처브라이프도 이날 간편심사 암생활비보험을 출시했다. ‘Chubb 간편가입 매월받는 암생활비보험II’은 만성 질환을 갖고 있거나 과거 병력이 있더라도 고지항목 3가지에 해당되지 않으면 가입이 가능하다.

동양생명은 지난 6일 계약 전 고지사항을 하나로 간소화한 간편건강보험을 선보였다. '수호천사The간편한건강보험'은 5년 이내 암·협심증·심근경색·뇌졸중(뇌출혈, 뇌경색)으로 인한 진단·입원 및 수술이력에 해당사항만 없으면 과거 병력과 상관없이 가입할 수 있다.

보험 니즈 큰 고객층 공략

가입 고지항목을 줄인 간편심사보험은 이른바 ‘3.2.5 법칙’에 따른 상품을 말한다. ‘3.2.5 법칙’은 상품 계약 시 △최근 3개월 이내 입원·수술·추가검사 △2년 이내 질병이나 사고로 입원·수술 △5년 이내 암진단·입원 및 수술기록 등의 알릴 의무를 의미한다. 최근 보험사들이 출시하고 있는 초간편보험 상품들은 ‘3.2.5 법칙’ 보다도 고지항목을 더 줄인 것이 특징이다.

보험사들이 이처럼 가입문턱을 대폭 낮춘 상품을 줄줄이 내놓고 있는 것은 신규 고객 창출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저출산·고령화 기조에 보험사들은 포화된 보험 시장 속 기존의 주력 고객층으로만은 더 이상 시장을 확대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이는 과거에 고 위험자로 분류돼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고령자층이 보험사들의 새로운 주요 고객층으로 떠오르게 된 이유다. 2012년 약 11만명이었던 간편심사보험의 가입자 수는 2016년 80만명으로 4년 새 약 7배 이상 증가했다. 실제 60세 이상 중 만성질환을 한 가지라도 갖고 있는 사람의 비중은 80%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들은 신규 고객 발굴을 위해 2030세대에도 문을 두드리고 있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내세운 저렴한 미니보험 등을 출시하며 가망고객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미니보험은 보험료가 저렴한 탓에 보험사 입장에서 수익성이 높지 않아 상대적으로 간편보험 보다 출시가 더딘 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에 보험가입이 어려웠던 소비자들도 점점 더 수월하게 보험을 가입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가입 니즈가 큰 고객군 상품 개발에 집중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러한 점에서 향후 유병자 시장은 급격하게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