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융투자업권 부보예금 추이. 출처=예금보험공사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1분기 저금리, 증시 저평가 등 영향으로 금융투자사의 투자자예탁금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의 여파에 저평가된 주식을 쓸어담은 '동학개미운동'이 실증됐다.

15일 예금보험공사가 발표한 '2020년 3월말 예금보험 동향'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전체 부보예금은 2338조8000억원으로 전년말 대비 3.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부보예금은 예금보험공사의 보호대상 예금(은행·저축은행 예금, 금융투자사 투자자예탁금, 보험사 책임준비금, 종금사 CMA 등)에서 예금자가 정부·공공기관·부보금융회사인 경우를 제외한 예금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국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안전자산인 은행의 부보예금은 1413조5000억원으로 전년말(1353조5000억원) 대비 4.4% 증가했다. 은행의 부보예금은 개인이 전년말 대비 19조9000억원(2.8%) 증가했고, 법인 등은 전년말 대비 39조2000억원(6.4%) 늘었다. 또 경기악화 전망 등으로 5억원 초과 법인 등의 부보예금이 41조1000억원 증가하는 등 법인 대기 자금이 은행권으로 유입됐다.

특히 금융투자사의 부보예금(투자자예탁금)은 주가 급락에 따른 주식 매수 수요 급증 등의 영향으로 3월말 49조3000억원으로 전년말(31조7000억원) 대비 55.6% 급증했다. 금융투자사의 개인 부보예금은 전년말 대비 15조8000억원(59.0%) 증가하는 등 금융투자업권으로 개인자금 유입 영향이 컸다.

보험사의 부보예금은 경기침체 및 저금리 기조에 따른 장기 저축성보험의 성장세 둔화 등의 영향으로 전년말 대비 1.0%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험사의 부보예금 증가율은 2017년 7.1%, 2018년 4.8%, 2019년 4.3%, 올해 3월 1.0%(연율 환산시 4.0%)로 점점 축소되고 있다.

또한 저축은행의 부보예금은 62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0.8%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수신금리 인하 등의 영향으로 금리 매력도가 저하돼 개인, 법인 등의 부보예금은 감소했지만, 2018년 4분기 이후 퇴직연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확대됨에 따라 저축은행의 부보예금은 증가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저금리, 사모펀드 사고, 부동산 규제, 증시 변동성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시중 부동자금이 늘고 있다"라며 "늘어난 유동성은 부동산 가격을 급등시키고, 주가를 예상보다 빠르게 반등하도록 만드는데 일조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