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이코노믹리뷰=권유승 기자] 저금리·저출산·저성장 등 3저(低) 늪에 빠진 생보사들이 최근 증시회복에 단기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이는 증시 반등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생보사들의 2분기 호실적을 견인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저금리 기조에 따른 역마진 리스크 등 장기적인 건전성 악화 요인이 다분해 생보사들의 호실적이 지속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유안타증권 분석에 따르면 올 2분기 삼성생명·한화생명·미래에셋생명 등 주요 상장 생보사들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다.

삼성생명은 2분기 당기순이익이 3899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69.5%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같은 기간 한화생명과 미래에셋생명 순익은 각각 전년 동기 보다 118.9%, 18.5% 증가할 것으로 추산된다.

실적 개선 전망의 주요 원인으로는 증시 안정화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꼽힌다.

유안타증권 정태준 애널리스트는 "위험손해율과 사업비율 안정에 따른 보험손익 개선과 더불어 증시 반등에 따른 변액보증준비금 환입이 호실적을 견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 2분기 생보사 변액보험 펀드 자산은 10조원 이상 증가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달 말 종가 기준 변액보험 펀드 총 자산은 102조1414억원이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1400대까지 내려갔던 지난 3월 23일(91조5224억원) 보다 약 11조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른바 '빅3' 생보사 별로 살펴보면 교보생명의 6월 말 기준 변액보험 펀드 자산은 15조원으로 지난 3월 말 14조 대비 7.8% 증가하며 가장 큰 상승폭을 나타냈다. 같은 기간 삼성생명은 29조원으로 3월 말 27조원 대비 6.4% 증가했으며, 한화생명은 16조원으로 5.3% 늘었다.

▲ 출처=생명보험협회 공시

변액보증준비금이란 보험사가 변액보험 계약자의 보험금을 일정 수준까지 보장할 수 있도록 계약자 적립금의 일정비율을 쌓아두는 금액을 말한다. 즉, 이는 주가가 하락(변액보험 펀드 자산 감소)할수록 더 많은 적립 금액이 요구된다.

지난해 생보사 변액보증준비금은 7조6000억원으로 2010년 8000억원 대비 9년 간 10배 가까이 증가했다. 업계 1위 삼성생명의 경우 올 1분기 책임준비금 전입액이 주가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101% 급증했다. 주가하락에 따른 보증준비금 전입액(1조9735억원) 등이 늘어나면서 생보사 1분기 순익은 77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8.4%(4856억원) 줄었다.

일회성 요인일 뿐...‘3저’ 돌파 시급

그러나 증시회복에 따른 생보사 실적 반등이 오래 가지 못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저금리·저출산·저성장 등 이른바 '3저'라는 고질적인 문제에 생보업계가 처해있기 때문이다.

특히 과거 6~8%의 고금리 확정형 상품을 대거 팔았던 생보사의 경우 역마진 리스크가 높다. 저금리 기조에 떨어지고 있는 생보사들의 자산운용수익률이 가입자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율을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이다.

또 대면영업 비중이 큰 생보사들은 코로나19 여파로 실적을 끌어올리기도 쉽지 않다. 생보사들은 인보장에 집중된 업권 특성 상 종신보험 등 포화된 시장 속 상품 개발이 더딜 수밖에 없다는 시각도 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손보보다 생보의 앞날이 더 어둡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며 "일회성 요인에 따른 실적개선을 제외하면 생보업계는 장기적으로 호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