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윤수 퓨젠바이오 대표는 14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세리포리아를 주원료로 한 혈당 건강기능식품 ‘세포나’를 국내에서 먼저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출처=퓨젠바이오

[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10년에 이르는 기나긴 연구가 마침내 빛을 발했다. 국내 바이오 기업인 퓨젠바이오가 당뇨 치료에 획기적인 새로운 생물자원 발굴에 성공했다.

퓨젠바이오는 14일 서울 서초구 한국제약바이오협회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신 생물종인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를 항당뇨 신물질로 상용화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는 참나무나 적송에서 자라는 구멍장이과 버섯에 기생하는 백색 부후균의 일종이다. 2002년 일본 원시림에서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됐으나 퓨젠바이오가 숨겨진 가치를 알아보고 식·의약 목적으로 본격적인 상용화에 나섰다.

김윤수 퓨젠바이오 대표는 이날 "우연한 발견으로 시작된 세리포리아에 대한 연구가 올해로 15년째를 맞이했고 드디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도전하게 됐다"며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한다는 사명을 가지고 세리포리아의 우수한 효능을 전 세계에 공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퓨젠바이오는 지난 2010년 연구 중 우연히 혼입된 균주의 항당뇨 효능 발견을 시작으로 2011년부터 2년간 농림축산식품부 고부가가치기술개발 국책과제를 통해 차세대 생물자원 세리포리아 락세라타의 항당뇨 물질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지난해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혈당 조절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아 당뇨의 근본 원인을 개선하는 새로운 생물자원으로 재탄생시켰다.

▲ 흰색의 세리포리아는 산소가 부족한 액체 배양액 속에서 생명력을 강화하기 위해 이차대사로 생성된 생리활성 물질을 스스로 만들어낸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지웅 기자

퓨젠바이오는 식약처 인증 원료 중 식후혈당이 아닌 공복혈당 및 인슐린 저항성 개선을 임상 시험에서 입증한 물질은 세리포리아가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인슐린 저항성은 혈당을 낮추는 인슐린의 기능이 떨어져 세포가 포도당을 효과적으로 연소하지 못하는 것을 말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을 경우 당뇨병, 고혈압, 고지혈증 등이 유발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는 경희대병원에서 2013년부터 2년에 걸쳐 72명의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된 임상시험 및 10년간 기반 연구를 통해 세포 대사와 관여된 효소들을 활성화시켜 당뇨의 근본원인인 인슐린저항성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당뇨병 치료제는 복용했을 시 즉시 혈당 강하 효과를 보이나 세포의 대사 능력 회복을 통한 당뇨의 근본적인 원인 개선에는 취약한 한계점이 있다. 또 췌장 및 신장기능저하 등 다양한 부작용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우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 당뇨병 센터장은 "국내 당뇨 환자는 약 500만명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공복혈당 장애가 있는 초기 당뇨 환자800만명을 합하면 무려 1,300만명이 당뇨로 인해 고통받고 있다"며 "새로운 생물 소재인 세리포리아 락세라타는 임상에서 인슐린 저항성 지표인 HOMA-IR개선이 확인된 혁신적인 소재로 당뇨와 합병증으로 고통 받는 많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퓨젠바이오는 세리포리아 락세라타의 글로벌 진출을 목표로 국내뿐 아니라 미국, 유럽, 일본 등 해외에서도 원천특허를 확보했다. 현재 미국 FDA의 NDI(New Dietary Ingredient) 인증을 진행해 2021년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김윤수 대표는 "10년의 연구를 거쳐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신 생물종을 상용화한 사실은 식의약적, 산업적 가치뿐 아니라 바이오코리아로서 위상을 높이는 국가적 의의를 갖는다"며 "세리포리아의 세계 최초 상용화를 바탕으로 대한민국 대표 글로벌 헬스케어 신소재로 성장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