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주요 10개 산유국)의 원유 감산 합의 연장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는 가운데, 감산 둔화 전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유행에 따른 수요 부진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제 유가는 하락했다.

13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1.1%(0.45달러) 내린 40.1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1.2%(0.52달러) 떨어진 42.72달러에 체결됐다.

시장은 14~15일 열리는 OPEC+의 원유 감산 관련 회의를 앞두고 신중한 움직임을 보였다. OPEC+ 장관급 공동감시위원회는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로 약속된 합의의 만료일이 도래함에 따라, 그동안의 감산 합의 이행을 점검하고 추가 연장 여부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주요 산유국들은 현재 하루 평균 970만 배럴인 감산량을 770만 배럴로 줄이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감산 둔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유가가 하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 거래 업체 악시코프의 스티븐 이네스 수석 글로벌 시장 스트래지스트는 보고서를 통해 "다음 달 OPEC+의 감산 축소와 미국 생산 증가로 원유 공급 압력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미국의 8월 셰일 오일 생산이 전월보다 감소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이에 미국의 감산으로 원유 수급 균형이 맞춰질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도 제기되면서 유가 낙폭은 줄었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 곳곳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져 경제 '셧다운' 불안감은 지속하는 상황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날인 12일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보고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23만여명에 달하고, 이 중 절반 가량이 미국과 브라질에서 발생했다. 미국의 경우, 일 6만6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는 지난 2주 간 코로나19 진단 검사에서 양성 판정을 받는 비율이 20% 이상 수직 상승하는 등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급증하자 자가 격리 조치를 확대하고, 필수 영역이 아닌 사업장들을 대상으로 폐쇄를 명령했다.

또한, 국제에너지기구(IEA)가 미국과 중남미 등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 부활을 에너지 수요 감소 리스크로 지적한 것도 투자자들의 매물 출회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