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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는 코로나로 극복한다? 금호석화 '맑음'

코로나19로 까먹은 실적, 코로나19 수혜로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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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례 없는 불확실성으로 석유 화학 업계 역시 위기를 맞은 가운데, 증권가에서 금호석유화학(이하 금호석화)의 향후 행보를 두고 호평이 이어져 눈길을 끈다.

코로나19 사태가 금호석화의 최대 주력 산업인 범용고무 사업의 정체를 불러왔지만, 동시에 NB라텍스 사업의 호조세를 끌어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가 상반기 코로나19 여파로 셧다운을 거듭하면서 타이어용 합성고무인 범용고무의 수요는 쪼그라들었으나, 의료용 장갑의 수요 폭발로 수혜를 본 NB라텍스 사업이 손실 폭을 만회, 금호석화의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는 뜻이다.

   
▲ 금호석유화학 여수고무제2공장. 출처=금호석유화학

NB라텍스는 지난 2018년 금호석화의 제품 믹스 개선을 통해 비중이 확대된 바 있다. 금호석화는 글로벌 수요에 맞춰 NB라텍스의 생산 설비를 증설, 2016년 연 20만톤에 불과했던 생산량을 지난해 연 58만톤까지 끌어올리면서 세계 1위 NB라텍스 제조사로 군림하고 있다. 

고부가가치 상품인 NB라텍스의 효과는 그야말로 드라마틱했다. 2018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으로 전년 대비 2배 이상 뛴 5542억원을 남긴 상태에서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7월 KB증권·교보증권·대신증권·메리츠증권·현대차증권 등 5개 증권사가 금호석화의 올해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치를 상회할 것이라 전망한 이유다. 금호석화의 주요 사업 부문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의 감익 폭이 우려보다 양호하고, 페놀유도체와 BPA 등 부문의 증익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중론이다.

이들이 제시한 금호석화의 목표주가는 최저 8만원부터 최고 10만3000원에 이른다. 13일 금호석화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무려 10.6%(7600원) 급등한 7만9300원에 체결되면서, 최저 목표치에 바짝 다가선 모습이다.

   
▲ 금호석유화학 2020년 2분기 실적 전망. 표=이코노믹리뷰 박민규 기자

노우호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 기대치가 상향됐음에도 금호석화의 2분기 이익이 이에 부응할 것으로 내다봤다. 나아가 안정적 이익 체력을 토대로 정체된 국내 Pure-NCC의 대안 투자 종목이 될 수 있다는 전언이다.

노 연구원은 "연초 NB라텍스의 생산능력 확대를 통해 범용고무 이익 부진을 상쇄했을 뿐만 아니라, 합성수지 부문도 중국 경기에 대한 낙관적 전망과 전방 산업의 회복세로 수요 둔화 우려를 불식시켰다"며 "특히 원가 하락 및 전방 산업 수요 증가에 힘입은 고부가 합성수지(ABS)의 강세가 3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 전망했다. 이와 함께 페놀과 비스페놀-A(BPA), 아세톤의 업황 역시 개선돼 각각 전 분기 대비 12%와 23%, 25% 반등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5개 증권사 가운데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KB증권 또한 금호석화의 견조한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백영찬 KB증권 연구원은 "2분기 합성고무의 외형과 영업이익이 4177억원과 485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6.4%와 19.2% 감소하겠으나, 견조한 수익성은 유지될 것"이라면서, "페놀유도체 수익 역시 전년보다 줄어들 것으로 추정되지만, 전 분기와 비교하면 증가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백 연구원 또한 BPA의 수익성을 두고 상승 모멘텀을 예측했다. BPA는 당초 올해로 신증설이 예정돼, 물량 증가와 이에 따른 가격 및 수익성 하락으로 무게가 쏠리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신증설이 지연되고, 원재료인 벤젠의 가격 하락까지 맞물리면서 BPA의 수익 개선 확률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현대차증권도 페놀유도체와 BPA를 금호석화의 실적 상승 동력으로 꼽았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에 따라) 세정제 원재료인 아세톤 강세가 지속되면서 1분기보다 페놀유도체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또한 자동차 산업의 점진적 재개로 PC 원재료인 BPA의 수요 개선 역시 기대해봄직 하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올 하반기 합성고무와 페놀유도체를 양대 축으로 견조한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나, 전력 사업만큼은 계절적 성수기에도 불구하고 상반기보다 후퇴하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력도매가격(SMP)의 하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국제 유가를 5~6개월 정도 후행하는 SMP는 오는 8~9월 경 지난 3~4월의 유가 하락분을 반영하게 된다. 

한상원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호석화의 주력 제품인 합성고무와 합성수지의 경우, 주요 원재료인 부타디엔(BD)의 상대적 약세로 스프레드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 예상했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정기보수에 따른 원가 상승 등으로 수익성 개선 규모가 제한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 연구원은 "범용고무 역시 아직 타이어 수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이지만, 수익성의 추가 악화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하는 한편, "타이어 시황과 무관하게 합성고무 사업의 실적 개선이 가능한 국면"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교보증권은 차세대 먹거리를 향한 금호석화의 사업 다각화에 주목했다. 금호석화는 올해부터 이른바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전지 소재 사업에 나선다.

금호석화가 겨냥한 분야는 '바인더'로, 이는 이차전지의 양극재 및 음극재를 구성하고 있는 알루미늄·구리 등의 집전체가 활물질과 도전제 등 다른 구성 요소들과 섞인 채 잘 유지되도록 접착제 역할을 한다. 전고체 배터리 바인더의 경우 고무 소재가 선호되고 있으며, 특히 금호석화의 주력 제품 중 하나인 니트릴부타디엔고무(NBR)가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전기자동차·배터리 시장의 주역인 현대자동차와 LG화학이 등록한 전고체 전지 관련 특허들을 인용, 바인더 소재로서 NBR의 가능성이 전기자동차·배터리 생산 업체들에게도 높이 평가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이차전지 바인더는 그동안 주로 일본 기업에 의존해 왔으나, 전고체 배터리 부문에서 국산 바인더 개발에 성공할 경우 대규모 수입 대체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에 따르면, 금호석화는 연 8.7만톤 규모의 NBR 생산 능력을 갖춘 세계 최대 NBR 제조 업체 중 하나다. 즉, 전고체 배터리 바인더 소재로서 NBR의 가능성이 검증되기만 한다면 금호석화를 통해 양산까지 매우 쉽게 이어지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 출처=금호석유화학

NB라텍스를 핵심으로 한 호실적 전망이 주를 이룬 가운데, 금호석화 관계자는 조심스러운 반응이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NB라텍스 수익이 코로나19로 큰 폭 증가한 것은 맞지만, 범용고무를 대체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전했다. 당사의 주력 제품은 범용고무이며, 그 생산 규모 역시 여전히 타 제품군을 압도하는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자동차 업계의 코로나19발 업황 부진으로 범용고무 수요가 격감했으리라는 예상에는 선을 그었다. 범용고무의 고정 고객사인 타이어 업체들의 수요가 우려와 달리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할 당시에도 꾸준히 이어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업계에서 NB라텍스를 중심으로 하는 금호석화의 전망을 밝게 전망하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현 상황에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할 여지는 충분하다는 평가다.

박민규 기자 minq@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7.14  08: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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