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7월 10일 , 정부는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 일명 7.10대책을 통해 다주택자의 취득세,보유세,양도세를 모두 올릴 것임을 발표했다.주택 시장의 안정을 정책목표로 하는 것은 물론이다.시장이 어떻게 이에 반응할지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지만 현재의 움직임으로 봐서는 정부가 목표한 정책목표가 즉각 가시적으로 나타날 것 같지는 않다.지금까지의 부동산 시장흐름은 정부의 대책발표가 있을때마다 최고 기록을 새로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나갔지 않았던가.

지금부터 200년도 더 된 아주 옛날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옛날 옛적에 프랑스에서 혁명이 일어났다.이 혁명을 주도했던 법률가 로베스피에르는 당시 민중을 위해 선한 의도를 가지고 정책을 펼쳤다.대표적인 것이 반값 우유 정책이다.“모든 프랑스 아이는 우유를 마실 권리가 있다”는 대의명분을 가지고 우유 가격을 내리도록 지시했다.의도는 선했다. 물가를 안정시키고, 아이들이 우유를 양껏 먹을 수 있게 하려는 뜻이었다.의도는 선했으나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잠시동안 우유 가격은 반값이 되기도 했다.원래 가격으로 우유를 팔면 단두대에서 목이 잘려야 했기 때문이다.아이들에게 우유를 마음껏 먹을 수 있게 해준다는 대의명분과 , 지시를 따르지 않으면 목이 잘려나갈지도 모른다는 공포심 때문에 우유 판매자들은 반값에 우유를 판매할 수 밖에 없었다.불행히도 이 정책의 효과는 오래 가지 못했다.우유를 팔아 손해를 보느니 차라리 젖소를 팔겠다는 선택을 한 것이다.모두 젖소를 팔았기에 개체수가 줄고 우유의 공급은 줄어들었다.수요-공급 원리에 의해 부족해진 우유는 가격이 폭등했고 그전보다 훨씬 비싼 가격에 거래되었다.로베스피에르는 이때 우유가격 폭등의 원인을 잘못 짚었다.젖소의 주식인 건초더미 가격을 내리면 우유값이 다시 안정될 것이라 판단했다.이번에는 건초더미 가격을 반값으로 내리도록 지시했다.결과는 이번에도 처참했다.건초더미 업자들은 손해보고 건초더미를 팔기보다는 차라리 불태없애는 것을 택했다.결과적으로 건초값 폭등이 발생했고 이에 따라 우유값은 이전보다 더 비싸져서 귀족만이 먹을 수 있게 되었다.로베스피에르 자신도 결국 단두대에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게 된다.

부동산 정책을 보면 옛날 프랑스의 그 선한 의도로 포장되었던 반값 우유 정책이 생각난다.의도는 모든 이를 위해 선하게 시작했지만 결과까지 선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비슷하기 때문이다.지금의 부동산 정책을 살펴보면 그 흐름이 옛날 프랑스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부동산 가격이 비싼 것은 다주택자를 비롯한 투기세력 때문이니 세금으로 때려잡자는 접근이다.마치 우유가격이 비싸니 비싸게 우유를 팔면 단두대에 올리겠다는 것과 비슷하다.집값이 비싼 것은 수요요인도 있지만 공급요인도 있을텐데 세금으로 수요만 줄이겠다는 발상.비싸진 우유가격을 건초더미 값 탓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경제학에 ‘조세의 전가와 귀착’이라는 내용이 있다.세금부담을 높였을 때 최종적으로 그 부담을 누가 지게 되는지를 정리한 것인데 , 금번에 상승한 세금요율을 봤을 때 그 세금부담이 결국 누구에게 돌아가게 될까.표면적으로는 주택소유주에게 세금이 부과되지만 결국 그 세금부담은 세입자 또는 새로 주택을 구매하는 무주택자들에게 돌아가지 않을까 예상된다.건초더미 업자들은 손해보기 보다는 불태웠지만 , 집은 불태울 수 없으니 손해를 보면 차라리 안팔겠다는 선택을 할 것이고 이에 따라 매물 잠김 현상으로 공급이 더 줄어 가격이 더 올라갈 수 밖에 없다.바람직하고 옳지는 않지만 시장의 선택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될 확률이 아주 높다.정부는 집값 상승에 손놓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위해 이것저것 정책을 시험해보는게 아닌가 싶다.마치 인디언들이 비올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는 것처럼 뭔가 얻어걸릴때까지 부동산 정책을 내놓는 것 같아 염려된다.부동산 정책이 50번째즘 되는 시점에서는 어떤 규제가 나올지 벌써 두려워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