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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신의 원더풀 50+] 희망 은퇴 시기63세,나는 ‘하위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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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가 지난 2017년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2017년 최빈사망연령은 88세에 달하며, 전체 인구의 기대수명도2019년 기준 83세에 달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의 노인빈곤율은 고령인구의 거의 절반에 이르는 45.7%로 OECD 평균 13.5%를 크게 웃돌며,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생각해 보면 젊은 나라였던 한국도 필자가 나이를 먹는 만큼 늙어 가나보다. 어디를 가나 고령 사회에 진입했다는 둥 인구역전현상이 발생했다는 둥 은퇴 이후를 걱정한다는 둥 이런저런 이야기가 많다. 세상의 변화 앞에 불안을 떨칠 수 없는 게 사람인가 보다.

은퇴는 누구나 겪는 인생의 과정이지만 직접 겪는 자신의 은퇴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준비할지는 개인마다 다르다. 철저한 대비와 계획을 미리부터 세워 놓았다면 문제가 없겠지만,막막한 심정으로 떠밀리듯 은퇴를 맞는 경우도 많다.

지난 6월 28일 매일경제신문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마이크로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2~5월에 비자발적인 실업을 당한 55~64세 인구는 26만 8000명에 달했다. 이는 2019년 같은 기간 14만4500명보다 11만6300명(80.5%) 급등한 수치다. 코로나19로 인한 실직 사태의 직격탄을 베이비붐 세대가 맞은 것이다.코로나19로 인한 강제은퇴 급증은 인구 고령화와 함께 커져가는 베이비부머 빈곤층 문제를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그리고 통계청이 발표한 우리나라 근로자의 평균 퇴직 연령은 53세로,평균 기대수명보다 30년 가량 앞선 수치다. 그럼에도 요즘의 40~50대는 은퇴보다 평생 현역을 희망한다. 취업 포탈 잡코리아가 직장인 781명에게 조사한 자료에서는 희망은퇴시기가 62.9세였지만 체감 은퇴 연령은 50.2세였다. 10년의 간극이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의<5060일자리 노마드족이 온다>를 보면 5060 퇴직자의 2/3는 자신의 퇴직 시기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퇴직자 중 24%는 ‘퇴직시기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으며’, 41.9%는 ‘퇴직시기를 예상했지만 그 예상보다 빨리 퇴직했다’고 답했다. 둘을 합치면 65.9%가 퇴직시기를 예상하지 못했거나 시기보다 빨리 퇴직한 셈이다.

지난 1일 NH투자증권 100세시대 연구소는 중산층을 포함해 총 1,34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인, 중산층의 노후준비 성향·현황, 경제생활 등을 담은 <2020 중산층 보고서>를 발간했다. 우리나라 중산층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중산층의 조건(4인 가족)은 월 소득 622만원,순자산은 7억7000만원으로 실제 중산층 평균 월 소득 488만원,순자산 3억3000만원과 큰 차이를 보였다.

중산층 10명 중 4명은 스스로를  ‘하위층’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산층의 낮은 계층 인식은 노후준비 상황에서도 이어진다. 중산층 10명 중 7명(67.2%)은 은퇴 후 중산계층을 유지할 자신이 없다고 했고,중산층 절반 이상(52.3%)은 “노후준비를 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3층 연금제도에 모두 가입한 중산층도 13.7%에 불과해 연금을 통한 노후준비는 미흡한 상황이다.

중산층이 가지는 은퇴에 대한 인식을 살펴보면 재정적 불안(68.9%), 건강쇠퇴(64.1%), 외로움(40.3%) 등 부정적 인식이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난 반면, 자유(31.3%), 스트레스 없는(16.5%), 즐거움(8.9%) 등 긍정적 인식은 낮은 편이다.중산층에게 은퇴는 꿈꾸고 기다리는 대상이 아니라, 두렵고 피하고 싶은 대상이다. 한창 일할 때인 40~50대에 은퇴한 사람들은 사회생활에서 어색한 위치에 놓이는 일을 겪게 된다. 또 바쁘게 일했던 사람들은 일을 그만둔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무료함과고립감을 느낀다고 한다.40~50대가 조기 은퇴를 거스르기에는 역부족이다. 그렇다고 해서 당겨진 은퇴 시기에 무조건 우울해하고 삶의 희망까지 꺾을 필요는 없다. 그래서일까?

현대의 근로 연령 추세는 조기 은퇴와는 정반대 방향으로 가고있다.미래에셋은퇴연구소 보고서에 따르면 5060세대는 평균 25.3년을 일하고 퇴직하는데,그 중 83.2%가 재취업을 한다. 재취업한 퇴직자 1,504명 중 84.8%는 퇴직할 당시에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할 생각이었다’고 답했다. 이들이 퇴직 후 재취업하려던 이유로는 ‘아직 더 일할 수 있기 때문’(36.2%)이 가장 많은 응답을 차지했다. 여기에 ‘일하는 삶이 보람있다’(16.0%)는 응답까지 포함하면 52.2%가 ‘일하는 삶을 지향’하여 재취업한 것이다. 한편, ‘가족부양 등 경제적 필요’(28.7%)와 ‘은퇴 준비 부족’(14.6%)도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다. 둘을 합하면 43.3%로 ‘경제적 필요’ 역시 재취업을 결정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동인임을 확인할 수 있다.

100세시대는 ‘학업–취업–학업-재취업’과 같은 순환형 라이프스타일을 요구한다. 시간관리를 위해서는 일과 취미가 병행되어야 한다. 가장 좋은 은퇴이후 활동은 평생 현역이라는 마음가짐으로 계속해서 일을 하는 것이다. 평균수명 연장으로 은퇴 후 20년 이상은 충분히 활동할 수 있으므로 인생2막을 잘 설계해야 한다. 꾸준히 활동하면서 보조적 수입원 역할을 해 줄 수 있는 정도라면 충분할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무언가 일을 하며 활동적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이 더욱 건강하게 오래 살 확률이 높다는 사실이다.

김주신 한국금융교육원 이사 expert@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7.14  07:3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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