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 전날의 낙폭을 회복했다. 다만 원유 재고 증가 소식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이 유가 오름세를 제한했다. 

8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7%(0.28달러) 뛴 40.90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배럴당 0.5%(0.21달러) 오른 43.29달러에 체결됐다. 두 유종 모두 지난 3월 6일 기록했던 올해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미국의 원유 수요 증가 소식이 이날 유가 상승을 끌어낸 것으로 풀이된다.

전날인 7일 유가 거래가 끝난 이후 나온 미 에너지정보청(EIA)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휘발유 소비량은 하루 880만 배럴로 늘어났다. 이는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3월 20일 이후 최다치다. 이에 따라 여름철 여행이 늘어나면서 원유 수요도 회복할 것이라는, '드라이빙 시즌' 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상황이다. 그 결과 휘발유 재고는 480만 배럴 급감했다.

하지만 원유 수입이 늘면서 재고는 565만 배럴 증가했다. 앞서 280만 배럴 감소를 전망했던 시장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수준이다. 실제 지난주 원유 수입은 하루평균 50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약 1년 동안 가장 큰 규모다. 또한 멕시코 등 남미지역에서의 원유 수입도 하루평균 130만 배럴로 201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한 정유 설비 가동률이 2%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전년 동기 대비 17% 낮은 수준이다.

이러한 가운데 미국 내 코로나19 재유행 사태는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이 집계한 바에 다르면, 7일 기준 미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6만명을 넘어서면서 다시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코로나19가 한창 창궐하던 4월의 경우, 하루 신규 확진자가 많아야 약 3만6000명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차 유행 이후 확산세가 훨씬 더 가팔라진 셈이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이날 미국 내 코로나19 누적 환자가 총 300만명 이상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미국에서 코로나19 감염 사례가 20만명 이상 발생한 주는 뉴욕·캘리포니아·플로리다·텍사스 등 4개이고, 10만명을 돌파한 곳은 경제 재개에 앞장섰던 조지아주까지 합쳐 9개로 늘었다. 

한편, 로이터 동신에 따르면 OPEC+(석유수출국기구와 10개 주요 산유국)의 장관급 인사들은 다음 주 모여 7월 말까지의 감산 합의 이행률을 검토하고, 향후 감산 여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