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이소현 기자] 7월 건설사들은 주택사업 경기 악화를 내다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이어 6.17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가운데, 계절적인 비수기를 맞이하면서 주택 사업경기에 대한 기대감이 전국적으로 크게 축소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전망치가 우상향했던 서울도 대출제한과 분양가상한제 등 각종 규제 시행을 앞두고 다시금 움츠린 모양새다. 인천과 경기 등 수도권을 포함한 지방광역시도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비사업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번 부동산 대책으로 안전진단과 조합원 거주 요건이 강화됐고, 수익 일부를 지자체에 돌려주는 초과이익환수제도 하반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등 정비사업 관련 규제가 속도를 올리는 상황이다. 

6월 실적 전월비 2.5포인트 하락, 대구·인천·경기 예상보다 부진
▲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 추이. 출처=주산연

주택산업연구원(주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실적치는 77.7로 전달보다 2.5포인트 하락했다. HBSI는 주산연이 한국주택협회·대한주택건설협회 소속 회원사 약 500곳을 대상으로 주택사업 경기 등을 조사해 공급자 입장에서 산정하는 지표로, 100을 기준선으로 삼는다. 

HBSI 실적치는 코로나 여파가 닥친 지난 2월 51.7을 기록하며 전달과 20포인트 격차를 키우며 하락했다. 올 3월 40.6을 기록한 이후 4월 59.3, 5월 80.2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지난 6월 77.7로 다시금 주저앉았다.

지역별로 80선을 기록하며 양호한 실적치를 보인 곳은 세종(95.0), 전남(94.1), 서울(90.5) 등이 90선, 울산(88.8), 경남(86.3), 전북(83.3) 광주(83.3) 등이다. 반면 인천(76.3), 경기(75.0), 부산(71.4), 대전(70.3), 대구(70.0), 제주(55.0) 등은 70~50선에 그쳤다.

또한 같은달 HBSI 전망치에서 실적치를 감산한 '체감경기갭'을 살펴보면, 지난달 강원(-21.1), 충남(-12.4), 전남(-9.1) 등은 체감경기갭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전망보다 실적이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대구(+21.1), 인천(+21.0), 대전(+18.5), 경기(+17.3), 서울(+15.7), 부산(+10.4) 등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등은 전망보다 부진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7월 먹구름···전망치 한달 만에 17.8p 하락 "규제 양극화" 

전국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전망치는 이달 68.7로 전달보다 17.8포인트 큰 폭으로 하락했다. 

특히 서울의 이번달 HBSI 전망치는 전달보다 30.8포인트 하락한 75.4로, 이는 2018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내려앉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월 지수가 60~70으로 오갔던 서울은, 지난 5월 80.7, 6월 106.2로 뛰어올랐지만 하락세로 돌아섰다.

수도권과 지방광역시도 전망치가 하향됐다. 이달 수도권의 HBSI 전망치는 62.3으로 전달보단 36.3포인트 하락했다. 인천(56.7)과 경기(54.9)의 경우 전달보다 각각 40.6포인트, 37.4포인트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광역시인 부산(55.5), 대구(65.5), 광주(69.5), 대전(54.1)은 20~35포인트 수준 하락했고, 광주(69.5)와 울산(77.7)도 10포인트 이상 떨어지면서, 전반적으로 50~70선에 그쳤다. 

▲ 2020년 7월 주택사업경기실사지수(HBSI) 동향. 출처=주산연
정비사업 수주도 바닥···사업자금 조달 문제 역시 '여전'

전 지역의 주택사업 전망이 악화된 가운데, 건설사들의 먹거리인 재가발·재건축 수주 상황도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개발과 재건축 수주전망은 각각 83.0, 84.9로 전달보다 8.7포인트, 8.3포인트 하락했다. 

재개발과 재건축 HBSI 전망치는 올해초 부침을 겪었다. 지난 2월 89.5를 기록했지만 3월 79.3, 4월 76.1로 하락했다. 5월 79.7, 6월 91.7로 올라서나 했지만 이달 다시 내려앉았다. 재건축 HBSI도 비슷한 추이를 보이며 지난달 93.2로 회복됐던 바 있다. 다만 공공택지는 지난달 86.6을 기록한 이후 이달 89.5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자금과 인력, 자재 수급 전망치는 소폭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준선인 100을 하회하며 어려움이 지속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자재수급과 인력수급 전망치는 각각 92.3, 79.2, 91.1로 전달보다 각각 4.5포인트, 4.6포인트, 2.3포인트 증가했다. 

특히 자금조달의 경우 4월 이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코로나 여파로 금융기관들이 부동산개발금융(PF)의 대출을 강화하는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산연측은 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