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hizome book forest-Femida, 90×145㎝ oil on canvas, 2017

과거와 현재, 신화와 대중문화, 고귀한 것과 일상적인 것들의 혼용은 내 작업의 주요한 브리콜라쥬다. 작품에서 자주 등장하는 여인의 모습은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비너스를 연상시키지만 그녀의 얼굴은 분명히 동양인이다.

그녀의 머리카락도 메두사를 연상시키지만 분위기는 현대적이다. 배경을 구성하는 빠르게 묘사된 건물의 실내에 장식물인 연꽃과 알로에는 조각된 사자의 모습과 서로 맞아 떨어지는 것이 없다. “숲은 규정하기 힘든 여러 상황들이 쉽게 상호 교환되는 장소기 때문에 내 작업의 모호성과 이미지의, 혼성에 적합한 묘한(uncanny) 소재다.”

▲ Rhizome forest-Mountain heaven and earth-Femida, 80×150㎝ oil on canvas, 2017

나에게 숲은 억제된 현실 너머의 새로운' 차원의 세계를 형상화고 이미지들 간의 혼용성을 강조하는데 중요한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서로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동물이나 사물의 이미지들을 숲속에 배치하면 상상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초현실적인 세계를 쉽게 조성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순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상태나 사회를 상징하는 여성의 이미지 뒤편에 배치된 나의 얼굴을 지닌 뱀이나 다른 종류의 맹수들은 은밀한 세계의 창조자인 동시에 하이브리드 세계의 목격자가 되고 있다. 소위 관음증적인 나의 모습은 저자가 아닌 대상으로 태어나 기이한 숲에 긴장감을 더 높인다.

△글=권여현(권여현 작가,權汝鉉,KWON YEO HYUN,화가 권여현)작가노트

△전시=통인옥션갤러리(TONG-IN Auction Gallery), ‘Veiled Ophelia in The Forest of Ulysses(베일에 싸인 숲)’전, 4월25~5월20일, 2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