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증시가 전체적인 상승을 나타낸 가운데, 코로나19 피해 비교적 약하고 향후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업종이 전체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출처=픽사베이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투자자들이 위험 선호 분위기를 조성하면서 미국·중국·유럽 등 주요 증시가 일제히 상승했다. 이 같은 위험 선호 분위기는 코로나19 2차 팬데믹 우려에도 각국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다. 다만 위험 선호 투자는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인 종목에만 집중되고 있다.

지난 6일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3332.8을 기록하며 전일 대비 5.71% 폭증했다. 이는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올해 1월 중순에 기록한 전 고점 3114.57을 넘어선 것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내수 확대에 주안점을 둔 적극적인 재정적자 확대, 특별 국채와 지방채권 발행 등 강력한 부양책을 지속해 내놓은 게 코로나 확산 둔화와 맞물리며 시장 심리 개선을 이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6월 초 베이징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0명대로 증가하며 재확산 우려가 나왔으나, 최근 신규 확진자수는 10~30명 수준으로 안정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또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대규모의 통화완화 정책을 재개했고, 향후 정책 방향(포워드 가이던스)과 자산매입 계획도 빠르면 9월에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정책 환경이 과거와 비교해 위험자산에 우호적이라는 인식이 형성되고 있다.

이에 투자자들은 너무 높아진 밸류에이션에 불안해하면서도 경기개선을 베팅하고 있다. 특히 씨티그룹이 발표하는 미국 경제 서프라이즈 지수 (Citi US Economic Surprise Index)는 213.6pt를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고 있다.

서프라이즈 지수는 실제 발표된 경제지표가 시장 전망치와 얼마나 부합했는지 정도를 지수로 나타낸다. 지수가 기준선인 '0(중립)'보다 높으면 전반적으로 시장 예상보다 긍정적인 지표가 많았다는 뜻이다. 반대로 '0'보다 낮으면 전망치를 하회한다는 뜻이다. 6일 발표된  미국 ISM 비제조업 지수도 57.1을 기록하면서 예상치 50.1을 웃돌았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경제전망이 어려운 시기지만, 시장의 경제 전망은 아직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실제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미국 경제 지표 개선과 중국 증시의 큰 폭 상승 등에 힘입어 올랐다. 6일(현지시간)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59.67(1.78%) 상승한 2만6287.03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장보다 49.71(1.59%) 오른 3179.72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226.02(2.21%) 급등한 1만433.65에 장을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은 사상 최고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KB증권 김일혁 연구원은 “급반등했던 경제지표가 반등세를 계속 이어가기는 어려울 것이다. 6월 고용지표도 호조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영향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라면서도 “현재는 경제지표가 시장 예상치를 밑돌 때까지는 불안의 벽을 타는 상승세에 편승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증시에서 위험선호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언급했지만, 사실 ‘제한된 위험’ 선호라고 표현하는 게 더 정확하다. 전체 주가지수가 상승하고 있지만, 특히 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방어력을 가진 종목의 투자자들이 몰리고 있다.

미국 증시는 ‘MAGA’로 불리는 4대 기술주 ▲마이크로소프트(MS) ▲애플(Apple) ▲알파벳(Google 모기업) ▲아마존(Amazon)이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6일 아마존 주가는 역사상 처음으로 3000달러를 넘어섰다. 같은 날 넷플릭스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 페이스북도 최근 한 주 동안 약 9% 상승한 가운데 테슬라도 13% 이상 폭등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중국 증시에서도 실적향상이 기대되는 성장주에 대한 선호가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홍콩증시에 상장된 ▲메이퇀디엔핑 ▲알리바바 ▲JD.com 등이 대표적이다. 메이퇀디엔핑은 중국판 ‘배달의 민족’으로, 2019년 조사 기준 70%의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수요 증가, 늘어나는 외식 인구로 관련 사업 매출 증가 지속 전망된다. 올해 1월 8일 106.40이었던 주가는 7일 185.00으로 80%가량 성장했다.

알리바바는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업체이자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로, 핵심 사업인 전자상거래와 클라우드 사업이 매년 견조한 성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알리바바도 주가는 3월 저점 당시 170까지 하락했으나, 7일 기준 232.20 기록하면 36.6% 상승했다.

JD.com(징동닷컴)은 중국 내에서 알리바바의 유일한 경쟁상대로, 자체적인 물류시스템으로 소비자에게 상품이 배송되는 마지막 순간(라스트 마일, Last Mile)까지 담당하는 기업이다. 이에 최근 제2의 아마존이라 불릴 정도로 큰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지난달 18일 홍콩시장에 상장한 징동닷컴은 7일 현재 2%대 상승한 241.00을 나타냈다.

▲ 출처=하이투자증권

한국 증시에서도 소프트웨어·게임 등 비대면 산업 관련 종목이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 카카오[035720]는 거래일 대비 3.33% 상승한 31만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 30만원을 넘긴 지 하루 만에 다시 상승 폭을 키웠다. 카카오는 지난 5월 7일 처음으로 20만 원을 돌파한 지 두 달 만에 주당 30만원 선마저 넘어섰다. 이날 게임 업종 대장주인 엔씨소프트[036570]는 3.32% 내린 96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전날 99만7000원까지 오르면서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NAVER(035420) 또한 6월 30일 이후 5거래일 연속 상승하면서, 7일 장중 28만500원까지 오르다 하락 반전해 0.71% 내린 27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하이투자증권 장희종 연구원은 “중국증시 급반등에 대한 우려는 있지만, 지난 2015년처럼 상승 구간에서는 한국증시에도 긍정적으로 작용 기대된다”며 중국 증시 호조가 위안화 가치 안정으로 연결되고, 중국과 밀접한 경제관계로 위안달러 환율과 유사한 추이를 보여온 원·달러 안정세로 이어지면서 한국증시에 대한 외국인 수급도 늘어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대신증권 이경민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코스피시장은 전체적 순매도 상황 중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에는 제약·바이오, IT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순매수한 데 이어 6월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IT 하드웨어, 화학 등을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환율, 미·중 갈등, 코로나19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에서 성장주 중심으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