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제주항공

[이코노믹리뷰=이가영 기자]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과 관련해 추가 입장문을 내고 셧다운 지시설 등 그간 쟁점에 대해 반박하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오는 15일까지 선행조건 해소가 되지 않는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도 재차 강조했다.  

제주항공은 7일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제주항공 입장’을 통해 “최근 이스타 측에서 계약의 내용 및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하여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특히 양사 간 최고 경영자 간의 통화내용이나 협상 중 회의록 같은 엄격히 비밀로 유지하기로 한 민감한 내용들이 외부에 유출되는 비도덕적인 일도 발생했다.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가 주장하고 있는 셧다운 지시설과 구조조정 요구설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나섰다. 

제주항공은 “어제 밝혔듯 노조에서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요구했다는 증거로 언론에 공개한 파일에는 구조조정 목표를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이 기재된 엑셀 문서가 있었는데, 이는 3월 9일 12시 주식매매계약(SPA) 후 양사가 첫 미팅을 했고 당일 17 시경 이스타항공에서 제주항공으로 보내준 엑셀파일의 내용과 완전히 동일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것이며, 제주항공이 구조조정을 지시했다는 이스타항공의 주장이 거짓이라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제주항공이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해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자금난을 겪고 있던 이스타항공의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00억원을 저리(1.3%)로 대여했고, 계약 보증금 119억5000만원원 중 100억원을 이스타항공 전환사채로 투입하는데 동의했다. 또한 국내외 기업결합심사도 성실히 수행해 7월 7일 베트남 기업결합심사 완료에 따라 국내외 결합심사도 완료한 상황이다. 

그 결과 이스타항공 측의 선행조건 완수만이 남아있다는게 제주항공의 주장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이스타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에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책임 회피에만 급급했다”며 “현재까지 주식매매계약 상 선행조건은 이행되지 않고 있으며, 타이이스타젯 보증문제가 해결되었다는 증빙을 받지 못했다. 계약 체결 이후 미지급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이다. 그 외에도 이해되지 않은 선행조건이 다수 존재한다”고 설명했다. 

제주항공은 최근 이스타항공 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의 지분 헌납 발표와 관련해서도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제주항공은 “이스타홀딩스 보유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과 대여금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어, 이스타 측이 제주항공과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는 없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실제로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언론에 나온 200억원대가 아닌 80억원에 불과하여 체불임금 해결에는 부족한 금액”이라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항공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진 상황이다. 이번 인수에 대해서도 ‘동반부실’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나, M&A에 대한 정부의 지원도 결국은 국민의 세금으로 지원되는 것인 만큼,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하여 갚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항공은 지난 7월 1일 이스타항공에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했고,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는 점을 밝힌 바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 항공 측의 입장을 기다리는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