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게 경제가 코로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2021년 말의 전세계 GDP가 2019년 수준을 밑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출처= Forbes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세계 경제가 2020년 하반기에 돌입했지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경제적 압박에서 여전히 헤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올해는 물론 내년에도 전면적인 회복은 불확실하다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

이것은,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이 10년을 이어온 경기 확장이 올해도 이어질 것이며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 합의가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주게 되었다고 전망했던 올해 초만 해도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나리오다.

그런데 코로나바이러스라는 희귀한 전염병이 IMF(국제통화기금)의 표현대로, 세계 인구를 ‘대봉쇄’(The Great Lockdown)로 몰아넣었고, 각국의 중앙은행과 정부는 붕괴를 막고 해고된 노동자들과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전례 없는 수조 달러를 쏟아 부었다.

그러나 이러한 구조 노력에도 불구하고 세계는 여전히 대공황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다. 일부 국가들의 제조업과 소매업 매출의 일부 지표가 개선의 기미를 보이고 있지만, 이른 바 2차 유행으로 기업들의 재개가 다시 흔들리고 있고 높은 실업률이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V자 회복에 희망은 허무하게 부서졌다.

리치몬드 연방준비은행의 토마스 바킨 총재는, 현재의 경제 궤적을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가 올라올 때에는 계단으로 힘들게 걸어 올라와야 하는 격이라고 비유했다.

세계은행(WB)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카르멘 라인하트도 지난달 블룸버그와 인베스트먼트 글로벌 컨퍼런스(Bloomberg Invest Global Conference)에서 "반등과 회복을 혼동하는 위험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회복이란 적어도 위기가 시작되기 이전처럼 안정적으로 잘 살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비록 소폭의 반등을 보이고 있다하더라도 아직 회복과는 거리가 멀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것들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백신이 개발되지 않은 채 앞으로도 얼마나 오랫동안 확산을 멈추지 않느냐에 달려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전세계적으로 감염자가 1000만명을 넘고 사망자가 50만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은 아직 오지 않았다고 경고하고 있다.

그리고 바이러스가 어느 정도 억제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나라들에서도 새로운 감염이 속출하고 있다. IMF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의 거의 90%인 170개국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올해 160개 국가가 경제 규모가 커지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었다.

자넷 헨리가 이끄는 HSBC 홀딩스 이코노미스팀은 2021년 말의 전세계 GDP가 2019년 수준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도 최근 의회 증언에서 "보기 드물 정도로 불확실하다"고 경고했고,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도 “완전한 회복이 아닌 제한적 회복이 일부 국가들을 영구적으로 변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계 주요 지역 곳곳에서 장기간 지속되는 봉쇄, 접촉 집약적인 부문의 활동 제한, 높은 실업률의 상처 등이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반면 낙관적인 견해도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고 있다. 블룸버그 이코노믹스(Bloomberg Economics)도 2020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면서 2021년에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들은 여전히 V자형 경기 회복에 대한 전망을 고수하고 있으며, 특히 미국과 유로 지역에서의 최근 경제 데이터를 긍정적인 징후로 내세웠다.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분기에 미국 경제 추정치를 하향 조정(-4.2% → -4.6%)했지만 9월에는 다시 정상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글로벌 시장이 V자 회복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그룹과 상당 기간 혼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하는 그룹으로 갈리고 있다.

전 세계 주식 동향을 반영하는 MSCI 선진국 지수(MSCI All-Country World Index)는, 전 세계의 경기 부양책이 코로나의 경제적 충격을 완화시켜 줄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기대로 3월 최저치에 비하면 거의 40% 상승했지만, 올 초에 비해서는 여전히 6% 하락했다. 미국의 10년 만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올해 100 bp 이상 떨어져 6일 현재, 0.67%를 기록했다.

모간 스탠리와 옥스포드 이코노믹스는 코로나19 백신의 대규모 공급이 2022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경제적 충격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올 가을 2차 대유행이 본격화되면서 최악의 경우 올해 미국 경제는 -10.2%에서 -17.2%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억제되면서 경기 회복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가를 아시아 지역이 먼저 보여주고 있지만, 그 성과에 대한 전망은 엇갈리고 있다. 몇 달 전에 바이러스가 거의 진압된 것처럼 보였던 한국에서 새로운 집단 감염 발생은 쇼핑객들에게 다시 찬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중국의 6월 제조업 활동은 다른 제조업 지표와 마찬가지로 상승했지만 신규 수주는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