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일부 경제 지표의 개선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등 호재와 악재가 교차하며 국제유가가 혼조세를 보이고 있다.

6일(현지시간) 8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배럴당 0.05%(0.02달러) 내린 40.63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영국 북해 지역의 브렌트유 9월물은 장 중 한때 배럴당 0.70%(0.30달러) 오른 43.10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글로벌 경제 지표들의 호조와 코로나19 재유행 공포 사이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였다는 풀이가 나온다. 호재가 뚜렷하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우려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다.

먼저 호재다. 6일 미국 공급관리자협회(ISM)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서비스업 구매 관리자 지수(PMI)는 전월 대비 11.7포인트 급등한 57.1을 기록,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예상치인 50.1을 상회했다. 상승 폭은 지표가 도입된 1997년 이후 역대 최대 수준이며, 해당 지수가 경기 확장과 위축을 가늠하는 기준인 50을 웃도는 것은 석 달 만이다. 

시장 조사 업체 IHS마킷이 발표한 지난 6월 미국 서비스업 PMI 최종치는 47.9로 확정되면서, 5월 기록한 37.5보다 큰 폭 증가했다. 앞서 나온 예비치인 46.7보다도 높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경제붕괴위기는 조금씩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다.

미국의 고용 추세 지수(ETI) 역시 5월 45.27에서 6월 49.05로 상승했다.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국)의 5월 소매 판매가 전월보다 17.8% 증가하면서, 기대 이상의 호조를 보인 점도 눈길을 끈다. 네덜란드 ING은행의 유로존 담당 이코노미스트 버트 콜린은 이를 두고 "고무적인 v자 회복의 시작"이라고 분석하는 한편, "향후 몇 달 동안 소매 판매 회복은 소비 감소와 실업률 증가로 현재보다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 증시 폭등 소식도 중국의 경기 회복 및 원유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를 부추기면서, 원유 시장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다. 이날 중국의 상하이 종합 지수는 전장보다 5.71% 치솟은 3332.88로 마감하면서 2018년 2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문제는 여전한 발 밑의 코로나 19 공포다. 미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위험자산 선호 심리를 억누르며 유가 상승에도 제동을 거는 분위기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 연속 하루 5만명 이상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좀처럼 확산세가 통제되지 못하는 모습이다.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을 기점으로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300만명을 넘어섰다. 이는 미국인 100명당 1명 꼴로 코로나19에 걸린 셈이다. 현지 매체인 CNBC는 코로나19로 입원한 환자 수가 23개 이상 주(州)에서 5%가 넘는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코로나19 재유행에 따라 경제 활동 재개를 중단하는 지역들이 늘어나면서,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이라는 우려 또한 커지는 상황이다.

다만 소폭 상승한 브렌트유의 경우, 사우디아라비아가 원유 가격을 배럴당 1달러까지 인상하기로 했다는 소식과 리비아의 원유 생산 재개 시도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 점 등에 따라 투심이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