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동성의 힘으로 3월 저점 이후 급등한 증시는 7월에 발표될 2분기 실적에 의해 조정 될 가능성이 크다. 출처=국민은행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전문가들이 7월에 주가 펀더멘털이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증시가 이미 밸류에이션 부담을 과중하게 받는 상황에서 기업실적 등 펀더멘털을 확인하기 전까지 추가 상승 동력을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재확산 등 악재에도 성장이 기대되는 IT, 바이오 성장주가 향후 주가 상승을 이끌 것으로 전망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은 지난 3월 급락한 후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2100선을 회복하며 제자리걸음을 이어나가고 있다. 이미 경제지표 개선에 대한 부담감만으로는 추가적인 상승을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나면서, 글로벌 6월 경제지표의 개선 여부와 올해 2분기 실적결과 확인 심리가 높아져 있다.

이에 당분간 한국 증시는 실물 경제지표를 눈으로 확인하기까지 투자심리가 다소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수급불안이 증시 변동성 확대로 이어질 수도 있다. 경제지표와 기업실적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상승은 벨류에이션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7월은 그동안 앞서간 기대(주가)와 현실(펀더멘털) 간의 괴리가 줄어들게 될 것이다.

대신증권 이경민 자산리서치부 팀장은 “1200조의 대기자금 등 유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다. 또한 주가가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는 상황을 고려하면 예상치를 상회하는 지표들보다 하회하는 지표들에 더 예민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7월 중순·말 개별기업들의 2분기 실적이 발표된다면, 결국 펀더멘털이 견조한 종목들만이 2차 상승추세를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증권사 전문가들은 하반기는 IT와 바이오 등 성장주가 시장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7월에는 소프트웨어 등 IT와 바이오 종목의 MP(Model Portfolio) 비중확대가 예상된다. 출처=대신증권

NH투자증권 오태동 연구원은 "경기 침체 장기화 가능성이 남아 있어 성장주로의 쏠림은 지속될 것"이라며 "이런 경향은 고용 회복이 더딜수록 강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상반기까지 경기가 크게 회복되지 않을 수 있고 이런 상황에서는 대형 성장주에 투자하는 게 투자자들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삼성증권 유승민 연구원도 "최근 10여 년의 사례를 볼 때 큰 충격 이후 회복기에서 가장 유망한 전략은 성장주 투자"라고 했다. 신한금융투자 곽현수 연구원은 "성장주 중에서도 이익 모멘텀이 강한 반도체, 바이오, 인터넷, 2차전지, 전기차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경민 팀장은 “코스피의 상승추세가 강해질수록 상승을 주도하는 업종·종목은 슬림화되고 집중화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정책·사회·문화의 변화는 기존 IT(반도체, 인터넷, 2차 전지)와 제약·바이오 업종의 차별적인 수요·이익모멘텀을 더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한국 정부는 ‘디지털 뉴딜 정책’의 전면 추진을 진행하고 있고, 중국 또한 신인프라투자를 비롯해 전 세계 국가 전반에 신(新)산업투자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이에 언택트 문화 확대로, 제조업 등에서 나온 자금이 IT 분야로 집중될 가능성 높은 상황이다. 제약·바이오 또한 과거 다른 사업들과 차별적인 수요·이익모멘텀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치료제·백신 개발과 글로벌 정책지원이 확대되면서 추가 성장동력을 확보한 상황이다.

이 팀장은 “건강관리, 소프트웨어, 반도체, IT 가전 등은 작년과 올해 1분기 이익증가율 저점을 통과한 가운데 올해와 내년까지도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며 “이들 업종은 최근 실적 컨세서스 흐름도 다른 업종들 대비 양호하다”고 말했다.

특히 올해 들어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지속되어 왔지만, 이들 업종은 차별적으로 순매수가 이루어지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는 코스피에서 2월 이후 5개월 연속 순매도를 기록 중이다. 6월 한 달만 해도 약 1.2조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전체적 순매도 상황 중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은 5월에는 제약·바이오, IT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을 순매수한 데 이어 6월에는 반도체, 제약·바이오, IT하드웨어, 화학 등을 순매수한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에 대한 불확실성(환율, 미·중 갈등, 코로나19 불안 등)에도 불구하고 한국 증시에서 성장주 중심으로 비중을 점진적으로 늘려가고 있다.

이경민 팀장은 “7월 이후, 성장주와 가치주 간의 격차는 더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며 “성장업종과 성장주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이런 쏠림현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올 2분기 실적향상이 기대되는 기업들, 주로 IT업종과 바이오 업종 등의 강세가 보인다 출처=대신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