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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증시, 보안법 영향 '태풍 아닌 미풍' 계속 될까 촉각

"홍콩 특혜 폐지되면 글로벌 기업 이탈 가속화"
"아시아 금융 중심지 홍콩에서 다른 곳으로 이전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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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 보안법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코노믹리뷰=노성인 기자] 지난 6월 30일 미국과 중국, G2의 대립에도 홍콩, 중국 증시는 변동성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교적 낮은 변동성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쉰 시장은 산재한 변수로 인해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고려되고 있다. 현재 홍콩에 진출 중인 글로벌 기업들이 언제든지 이탈할 수 있는 상황이며, 대규모 자본유출이 일어날 수도 있다.

물론 코로나19 확산, 11월 미국 대선 등 여러 가지 변수를 가지고 있는 미국은 추가적인 관세부과, 비자발급 등 강경책을 단기간에 발표할 가능성이 작다. 하지만 현지 기업들은 향후 추가제재를 통해 홍콩이 가진 특혜를 줄일수록 이탈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

6월 30일 전국인민대표회의(전인대) 상무위원회는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홍콩보안법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테러활동 ▲권위 불복종 ▲정부 전복 시도 ▲외세와의 유착 행위 등 4가지 범죄행위에 대해 최대 종신형을 부과하고 홍콩 내 국가 안전보안처 설립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 법은 지난 5월 전인대에서 통과된 초안에 비해서 형량과 적용에 있어 더 강력해졌다는 평가다.

미국 상무부 또한 지난 6월 29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홍콩에 대한 특별대우를 박탈한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1992년 제정된 홍콩정착법에 따라 적용된 특별지위 혜택이 점진적으로 폐지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의 잇단 발표로 홍콩은 ‘아시아의 금융허브’ 특수성을 잃을 가능성이 커졌다. 하지만 홍콩과 중국 주요지수는 상승세를 나타냈다. 홍콩 항셍지수와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각각 0.5%, 0.8% 상승 마감했다. 1일에도 상해지수는 1,38% 상승했다. 항셍지수는 홍콩 특별행정구 성립기념일일로 휴장했다.

홍콩과 중국 증시가 큰 타격을 받지 않은 이유는 최근 발표된 중국 제조업·비제조업 PMI가 동반 상승하는 등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미국의 제재가 상징적인 조치에 불과하다는 여론이 십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6월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제조업 PMI는 컨센서스(50.5)를 상회한 50.9를 기록해 전월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4개월 연속 중립 수준을 상회한 것이다. 6월 비제조업 PMI 역시 컨센서스(53.7)를 상회한 54.4를 기록해 전월 대비 0.8포인트 상승하며, 4개월 연속 회복세를 보였다.

미국이 홍콩에 부여한 특혜는 크게 세 가지로 꼽힌다. 무기 수출 통제 관련 특혜, 관세 특혜, 인적 교류 유지(비자발급 특혜, 항공협정 등)다. 이는 홍콩을 중국 본토와 별개의 주체로 인정하고, 홍콩 반환 전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나 미 상무부는 특별대우 중단과 함께 수출면허 중지를 발표했다. 구체적으로 국방 물자 수출 중단, 첨단제품에 대한 홍콩 접근 제한 등이다. 이 같은 조치에도 홍콩은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홍콩은 제조업 비중이 낮은 편이며, 중국은 이미 수출 통제국으로 포함돼 있어 직접적인 영향이 미미하다.

홍콩은 미국의 다음 카드로 예상되는 관세혜택 철폐에도 무역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홍콩 수출에서 홍콩산 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2% 미만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즉 홍콩은 전형적인 중계무역 거점이며, 미국의 관세는 원산지 기준으로 부과된다. 이미 홍콩 중계무역의 50% 이상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은 미국의 높은 관세율을 적용 받았다.

   

NH투자증권 박인금 연구원은 “중국 입장에서 홍콩의 중계무역 역할이 상실되면 향후 중국에서 홍콩을 거쳐 미국을 향하는 수출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라면서도 “극단적으로 이 부분의 수출이 모두 차단될 것으로 가정해도, 중국의 대미 수출은 약 0.54% 감소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인금 연구원은 “5월 22일 홍콩 국가보안법 전인대 심사 발표 이후 홍콩달러 12M 선물환 포인트가 급증한 사례가 있었다”며 “무역 관련 영향이 미미하다 하더라도, 향후 홍콩 금융시장의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을 간과해서는 안 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미국도 카드가 남아있다. 이는 홍콩에 대한 기술 규제다. 미국은 홍콩에 대한 기술 규제를 시행하면, 중국은 일부 기술에 대한 우회적인 접근 루트까지 차단된다. 특히 미국은 지난 2018년 중국이 민군 융합(MCF)전략을 채택함에 따라, 미국산 제품이 중국 국방에 사용되지 않도록 규제하기 위해 수출 통제 개혁법을 제정한 바 있다.

홍콩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는 한국 금융권에서 리스크 요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국내 5개 대형은행의 홍콩 익스포저는 4조8000억원이다. 증권사의 경우, 홍콩 항셍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최근 1년간 발행한 ELS가 31조5000억원이다.

박인금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홍콩이 아시아 금융허브의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면 국내 금융사들의 주요 위안화 조달 창구가 사라져 자금 조달비용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홍콩은 글로벌 기업들이 중국과 아시아 시장 진출을 위한 전초기지로 여겨져 왔다. 이 가운데 미국은 총 1344개의 기업이 홍콩에 진출해 있다. 특히 홍콩에 아시아 본사를 둔 미국 기업은 대부분이 금융, IT 업종이다. 홍콩에 대한 혜택이 사라지면 오히려 싱가포르 또는 중국 본토인 베이징, 상하이 등으로 아시아 본사를 옮기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

   

삼성증권 전종규 연구원은 “아시아 금융허브는 거점 다각화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라며 “홍콩은 글로벌 금융허브 경쟁력평가(GFCI)에서 3위(1,2위는 뉴욕과 런던)를 유지하여 왔으나 최근에는 싱가포르에 이어 상해와 경쟁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종규 연구원은 “미국이 단계별로 홍콩의 경제특혜 지위를 박탈할 경우, 중국은 글로벌 기업들의 이탈 부작용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을 할 것이다”라며 “최근 미국 상장 ADR 기업이었던 알리바바·넷이즈 등이 홍콩증시에 상장된 것과 같이 ADR기업 뿐 아니라 중국 본토 기업 중 바이오·플랫폼 등 신경제 대표기업들의 잇단 상장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노성인 기자 nosi3230@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7.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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