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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만 살아남는다"...세계는 전쟁중

미국 전방위 충돌..한국, 중국, 일본도 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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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세계가 요동치고 있다. 정치 경제 문화 외교 등 모든 영역에서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며 대혼란의 시대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은 군사를 일으켜 상대방을 정복하는 게임은 아니다. 주로 경제나 국경분쟁에서 시작해 나라와 나라의 신경전이 극대화되는 '한정된 치킨게임'의 성격이 강하다. 시작부터 끝까지 상대방을 완전히 굴복시킬 수 없는 전쟁의 이면에는 코로나19로 얼어붙은 경제상황과, 각 국 지도자들의 노림수가 숨어있다는 평가다.

   
▲ 홍콩 민주화 운동. 출처=뉴시스

미국 VS 중국
미중 신경전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는 30일 오전 만장일치로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을 통과시켰다. 지난달 말 양회 당시 의결된 홍콩 국가보안법은 7월 1일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홍콩 국가보안법의 핵심은 중국 정부의 홍콩 국가안보처 설치에 있다. 국가안보처는 홍콩의 안보정세를 분석하고 안보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현지 사법기관과 협력해 국가정권 전복 방지와 국가분열행위 처벌에 나설 수 있다. 단순 시위도 처벌이 가능하기 때문에 홍콩 민주화 운동의 맥을 차단하는 초강수로 평가되며, 소급적용도 가능하기 때문에 반중 홍콩 민주화 야권 세력의 위축이 불가피하다. 

일각에서는 홍콩의 대표적인 민주화 인사인 조슈아 웡이 체포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일국양제가 무너지는 순간이다.

미국은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홍콩 국가보안법 초안 통과 직전인 29일(현지시간) 미 상무부는 홍콩에 대한 특별지위를 박탈할 것이라 발표했으며 추가 제재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홍콩은 1992년 제정된 홍콩정책법을 통해 미국의 관세나 투자는 물론 무역 등에서 중국 본토와는 다른 특혜를 제공하는 특별지위를 부여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은 홍콩을 통해 미국 등 서방 세계와의 연결고리를 강화했고, 중국 남부에서 생산된 제품의 글로벌 공급망 초입으로 홍콩을 활용한 바 있다. 본토에는 진출하지 못하는 글로벌 기업들의 전진기지가 홍콩에 만들어지며 홍콩은 두 세계의 가교 역할을 수행한 셈이다.

그러나 이번 미중 신경전에 따라 홍콩의 특수한 지위는 사라질 전망이다. 당장 미국은 미국산 군사장비 수출 종료에 나서는 한편 홍콩에 대한 수출 규제에 들어갈 가능성이 높다. 홍콩이 중국 전체 GDP에서 고작 13%를 차지할 정도로 그 위상은 많이 줄었으나, 중국의 경제적 타격은 피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중국도 물러서지 않을 전망이다. 캐리 람 홍콩 국무장관은 미국의 홍콩 특별지위 박탈을 두고 "두렵지 않다"면서 "혁신 허브의 홍콩이 입을 타격은 제한적일 것"이라 장담했다. 나아가 중국 중앙정부와의 공조로 미국의 압박에 대응할 것이라 밝혔다.

글로벌 산업계는 미중 신경전이 불거지며 초조한 기색이 역력하다. 올해 초 미국과 중국이 극적인 무역합의를 이뤘으나 미국의 중국 화웨이 압박이 거세지는 등 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두 슈퍼파워가 기어이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 겸 공산당 중앙외사위원회 판공실 주임이 16일(현지시간)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미국 하와이 히컴 공군기지에서 비공개 회담을 가질 당시 잠시나마 평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으나, 이번 홍콩 사태로 사실상 평화는 '물 건너갔다'는 말이 나온다.

앞으로 미중 신경전은 더욱 거칠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재선을 노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빨간불이 들어올수록, 아직은 '황제'의 자리를 굳히지 못한 시진핑 주석의 샤오캉 시대에 대한 약속이 흔들릴수록 내부의 결집을 위한 외부와의 투쟁은 반복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은 중국의 기술굴기 예봉을 꺾으려는 전략으로 화웨이에 대한 압박을 지속하고 있다. 이미 자국 기업과 화웨이의 거래를 차단하는 한편 제3국을 통한 화웨이 반도체 수급도 차단하고 있다. 여기에 화웨이와 오랫동안 동맹을 맺은 대만 TSMC까지 미국 공장 유치를 매개로 흔드는 것에 성공했다. 여전히 글로벌 5G 시장에서 화웨이의 존재감이 강하기 때문에 무차별 압박은 불가능하지만, 가할 수 있는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겠다는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중국도 맞불을 놓을 전망이다. 특히 희토류 전략 무기화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어 시선이 집중된다. 세계 희토류 생산의 81%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이 이를 전략 무기로 삼을 경우 미국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미 상원 에너지자원위원회는 지난 24일 관련 토론회를 열어 중국의 희토류 전략 무기화 가능성에 대비했다고 보도했다. 리사 머코스키 에너지자원위원회 위원장이 직접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로 삼을 경우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패널들에게 질문했고, 현장에서는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화할 경우 미국 경제에는 재앙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미 국방부가 중국의 희토류 전략 무기화에 대비하는 시나리오를 준비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다만 중국이 희토류를 전략 무기화 삼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중론이다. 희토류 채굴의 경우 중국이 상당부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나, 미국은 채산성이 낮아 채굴하지 않을 뿐 언제든 채굴이 가능하다는 말이 나온다. 

호주 등 희토류 공급지 플랜B가 있기 때문에 당장 타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나온다. 지난 미중 무역전쟁 당시에도 중국에서 희토류 전략 무기화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실제 액션플랜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다.

   
▲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고 있다. 출처=뉴시스

미국 VS 유럽
미국과 유럽도 난타전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반중국 진영에 합류하며 힘을 합치는 듯 했으나, 최근 다시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디지털세 논란이 뜨겁다. 유럽에서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디지털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을 보였고, 최근까지 두 나라가 이를 해결하기 위한 협상을 이어갔으나 현재 논의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2일 디지털세 부과를 조율하고 있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4개국 재무장관을 대상으로 서한을 발송해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명분은 코로나19라는 비상사태를 맞아 우선 방역 시스템 점검에 힘을 기울이자는 취지지만, 유럽의 디지털세 부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강경한 프레임이다.

유럽은 격앙된 반응이다.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4개 나라가 공동으로 미국의 협상 결렬에 맞서기로 했으며, 무조건 디지털세 부과에 나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유럽에 신규 관세 부과 방침을 검토하자 분쟁은 더욱 격렬해지고 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유럽 항공사 에어버스 불법 보조금 논란에 대응해 유럽을 대상으로 31억달러 규모의 신규 과세를 검토하자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25일(현지시간) AFP 통신에 따르면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는 미국의 방침에 "우려스럽다"면서 "대서양 양안 모두에 불필요한 경제적 피해를 줄 것"이라 경고했다.

미국과 유럽의 신경전은 여행객 입국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EU가 7원 1일 한국을 포함한 14개국 국민의 입국을 허용하면서 미국과 중국, 브라질은 입국 허용 대상 국가에서 제외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방역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한국 등 14개 나라의 국민 입국 허용에 나서면서 미국을 배제한 것은 그 자체로 의미심장하다.

   
▲ 인도 나렌드라 모디 총리. 출처=뉴시스

중국 VS 인도
중국과 인도도 충돌하고 있다.

중국 군인과 인도 군인들이 지난 6월 15일 인도 북동부 히말라야산맥 자락의 갈완 계곡에서 몽둥이를 들고 난타전을 벌인 사태가 시작이다. 인도 군인 20명이 사망한 가운데 중국 군인들이 쇠못이 박힌 몽둥이를 휘둘렀다는 보도가 나오며 두 나라의 외교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었다.

사실 중국과 인도의 국경분쟁은 오래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제국주의 식민지 시절 1914년 영국-인도-티베트 간 맥마흔 라인(McMahon Line)이 히말라야 산맥에 설정되어 영국령인 인도와 티베트간의 경계선으로 자리매김한 후, 1949년 중국 정부 수립 이후에도 이와 관련된 문제는 공식화되지 않았다. 중국이 티베트를 병합할 당시 인도와의 국경선 문제가 분쟁상황으로 치닫기는 했으나 큰 틀에서 두 나라 모두 분쟁은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아슬아슬한 평행선은 1959년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가 인도로 망명하며 틀어졌다. 중국과 인도 사이에 냉기류가 감돌며 자연스럽게 국경선 분쟁이 벌어졌고, 서로 유리한 맥마흔 라인이 진짜 국경이라 우기기 시작했다. 

1959년 8월 동부 국경지역인 롱주에서 두 나라는 처음으로 교전에 들어갔고 그 해 10월에는 총격전이 벌어져 수십 명이 사망하는 일이 벌어졌다. 1962년에는 중국이 사단급 병력을 일으켜 인도군 3000명을 사살하고 4000명을 포로로 잡으며 전면전 직전까지 이르는 일도 벌어졌다.

다행히 두 나라는 이후 소소한 충돌을 제외하면 무력으로 충돌하지 않았다. 군사적 충돌보다는 외교적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가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중국이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돌입하는 한편 인도양을 둘러싼 중국과 인도의 영향력권 경쟁이 심해지는 상황에서 다시 국경의 전운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중국 입장에서는 쓰라린 장면의 연속이다. 가뜩이나 미국의 제재로 자국 기업의 어려움이 커지는 가운데 13억명 거대 시장을 가진 인도와의 분쟁은 득보다 실키 크기 때문이다. 최근 로이터에 따르면 인도 국영 통신사인 BSNL이 최근 5G 장비 구축에 있어 화웨이 장비 사용을 결정했으나, 인도 정부가 이를 취소시키는 일도 벌어졌다. 중국 입장에서는 미국의 제재에 맞서 한 명의 동료가 시급하다. 그렇다고 마냥 물러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인도와의 분쟁에 고민이 깊어지는 이유다.

실제로 중국은 사태 초반, 상대적으로 인도와의 분쟁 사실을 부각시키지 않으려 했다. 두 나라 군인들의 난타전이 벌어지고 인도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초상화를 불태우는 등 격렬한 시위가 벌어졌으나 중국은 확전자제에 나서는 기색이 역력했다. 미국과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인도와 새로운 전선을 구축하는 것이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상황은 일촉즉발로 흘러가고 있다. 이미 국경지대에는 군대가 증강되는 한편 전투기와 공격헬기가 전진배치되고 있다.

인도의 반중심리도 커지고 있다. 인도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리는 중국의 샤오미 매장이 현지 국민들의 항의를 받아 매장 문을 닫는 한편, 중국산 제품 전반에 대한 불매운동도 벌어질 태세다. 나아가 인도 정보기술부는 29일(현지시간) 틱톡 등 중국산 59개 어플리케이션을 전격 차단하는 조치를 발표하기도 했다. 국경분쟁이 IT분쟁으로 번지고 있다는 뜻이다.

   
▲ 한일 통상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으나 성과는 없다. 출처=뉴시스

한국 VS 일본
한일 경제전쟁도 시계제로 상황이다.

일본은 지난해 7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배제하는 한편,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핵심 소재 수출 제한을 걸었다. 이후 두 나라는 치열한 분쟁을 겪었으며 위기상황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그러나 상황은 더욱 나빠지고 있다. 일본제품 불매운동, 한국의 소비-부품-장비 독립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나 아직은 일본의 수출제재를 상쇄시킬 수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국은 일본과의 통상분쟁을 다시 세계무역기구 안건으로 올렸고, 일본은 확대된 G7에 한국을 참여시키려는 미국의 제안을 두고 명확한 반대에 나서기도 했다.

일본 정부는 29일 국가 안전보장회의(NSC)에서 한국 등 국가에 취하고 있는 입국 규제 조치를 한 달 더 연장하기도 했다. 유럽이 한국 여행객들의 입국을 허용한 날 나온 일본의 선언이다. 당분간 한국에 대한 강공모드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아베 내각의 지지율이 하락 일변도를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한국 때리기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 '한일 경제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하소연이 나오는 이유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6.30  15:47:42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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