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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진단④] 재발 방지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해야

금융감독원·판매사·수탁회사 등에 일정한 책임과 권리 부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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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사진=이코노믹리뷰DB

[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연이은 사모펀드 사고에 금융위원회의 규제 완화가 도마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사모펀드를 활성화시키려는 금융위의 취지에 동의하지만,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업계 전문가들은 금융위가 사모펀드 관련 제도를 재정비할 필요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간 풀어줬던 금융감독원과 판매사, 수탁회사 등에 일정 부분의 책임과 권한을 부여해, 사고 재발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금감원이 사모펀드에도 권한을 갖고 감시, 감독함으로 대형 금융사고로 번지기 전에 미리 예방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판매사에 지나친 간섭이 동반되면 부작용을 낳을 수 있으니, 자율성을 부여하되 일정 부분만 관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아무런 책임과 권한이 없는 금융투자협회도 사모펀드 전문 가교 운용사를 만드는 등 일정 부분 역할을 맡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금감원, 영업 단계부터 관리 필요

금융투자상품과 관련한 사고가 발생하면 현 제도의 문제점이 먼저 떠오른다. 라임 펀드, 옵티머스 펀드 등 최근 사고도 마찬가지다. 금융위가 완화해놓은 사모펀드 제도를 재정비해, 금감원의 권한과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커지고 있다.

   
▲ 금융당국의 전문투자형 사모펀드 제도개선 세부 추진방안. 출처=금융감독원

특히 금감원은 판매사들의 영업 단계에서부터 감시, 감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를 들어 금융투자상품 판매량이 급증하거나 시장을 주도하는 상품이라면 대형 사고로 커질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제도를 신설하거나 재정비할 때 소비자 입장에서 의견을 낼 수 있는 소비자단체 등이 함께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는 금융투자상품을 공급하는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설계된 제도는 소비자들에게 와 닿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갑자기 영업 규모가 늘거나 하면 금감원이 경고등을 켜고 살펴봐야 한다. 체크리스트로 판단하는 부분도 문제가 있다”며 “금감원이 판매사의 영업 단계에서부터 관여할 수 있도록 해 사고 발생을 막아야 한다. 제도의 경우엔 공급자가 아닌 소비자가 참여해 만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판매사·수탁회사 등에 일정부분 권한 필요

판매사가 운용사에 개입을 하느냐 마느냐의 부분도 업계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지금처럼 판매사가 운용사에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을 경우 사건이 발생하면 판매사들은 해당 상품을 많이 팔았음에도 책임 여부에서 빠져나올 수 있다.

반대로 판매사가 운용사에 지나친 관여를 하게 될 경우엔 갑질 논란부터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펀드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OEM펀드는 펀드 판매사의 명령·지시·요청 등에 따라 운용사가 펀드를 만드는 것으로 현행 자본시장법상 허용하지 않는다.

이번 옵티머스 펀드 사고는 판매사 입장에서 운용사에 관여할 권한이 없었다. 때문에 판매사는 옵티머스 펀드가 애초부터 사기였다는 점을 쉽게 파악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불완전판매 사유를 제외하면 판매사는 이번 사고 책임에 대한 의무도 사라진다.

   
▲ 사모펀드 시장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그러나 판매사가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하더라도 옵티머스 펀드는 사고가 터질 가능성이 컸다. 이는 운용사가 사고를 이미 사전에 계획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판매사는 이번 사고 이전에 운용사에 대해 관여할 권한이 있었더라도 사고를 막을 방법이 부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투업계에서는 판매사에 일정한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판매사가 권한을 가질 경우, 책임까지 동반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마련되는 셈이다. 이를 통해 판매사는 금융투자상품을 보다 신중하게 판매하게 되고, 과도한 위험성을 가진 상품을 지양하게 돼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사실상 강화된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금융소비자 보호 강화라는 측면에서 사모펀드의 운용자산을 비밀유지 협약 아래 일정 기간마다 판매사에 공개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한다면, 사고가 터졌을 경우 판매사가 일정 부분 책임을 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운용자산을 공개하는 것은 운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소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사모펀드 운용 관련 정보제공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또 다른 증권사의 고위 관계자는 “판매사가 일정 부분 책임을 지고 자발적으로 보상을 할 경우 인센티브를 부여해 손실을 커버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해당 고위 관계자는 “부실운용사의 부실펀드 문제가 발생하면,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전문 가교운용사를 만들어 문제의 펀드를 이관, 처리토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며 “회수전문가를 통해 적극 회수하고, 금융소비자를 보호하는 장치를 만드는 것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수탁회사와 사무관리회사도 일정부분 권한을 가져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이는 사모운용사에 일정 부분 개입할 수 있도록 해 사고 발생을 미리 예방하자는 취지다.

오시영 전 숭실대 법대 교수는 “금감원 혹은 공정거래위원회 등을 통해 사모펀드도 외부 감사를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사모펀드 제도 개선, 상당한 시간 걸릴 듯

사모펀드는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속적으로 나왔다. 앞서 금융당국은 수탁회사와 판매사,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등이 운용사에 대해 감시할 수 있도록 개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 사모펀드 시장 현황. 출처=금융감독원

그간 금융위는 사모펀드 활성화를 이유로 규제를 풀어줬다. 하지만 연이은 사모펀드 사고는 규제에 대한 필요성을 상기했으며, 금융위도 이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막상 금융위는 “일부 사모펀드의 문제일 뿐”이라며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해당 제도 개선안은 실제 시행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들은 금융위가 밝힌 개선안에 대해 빠른 적용을 촉구하고 있다.

강수지 기자 ksj87@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6.30  15:2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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