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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템 반도체, 삼성의 미래 열 수 있을까?

민관 합작과 생태계, AI와 소부장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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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으나 시스템 반도체에서는 아직 큰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파운드리와 함께 시스템 반도체 로드맵을 강화하기 위한 다양한 전략이 최근 빠르게 전개되고 있어 눈길을 끈다. 민관 합작 로드맵과 함께 생태계를 조성하고 인공지능 등 신기술을 도입하는 한편 소부장 강화를 통해 시장의 트렌드를 선도하는 전략이다.

   
▲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비전이 발표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판을 흔든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에 133조원을 투자하는 한편 1만5000명의 전문인력 채용을 골자로 하는 삼성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했다.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에서도 세계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997년 시스템LSI 사업부를 발족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8년 미국 오스틴 공장을 준공하고, 2002년 CMOS 이미지 센서(CIS) 대량 양산을 시작했으며 2010년에는 모바일 AP 엑시노스(Exynos 3) 양산을 시작한 바 있다.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는 삼성전자 DS부문 내 유일한 전문 연구개발(R&D) 전문 사업부로 생산라인을 보유하고 있지 않으나, 탄탄한 기술력으로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나아가 세계 반도체 회사 중 파운드리와 시스템 반도체 브랜드를 갖고 있는 유일한 회사로 활동하는 중이다.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의 핵심은 생태계 조성이다. 무엇보다 국내 팹리스와 함께 연합전선을 꾸리며 상생의 가치까지 추구하는 장면이 눈길을 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강화 방안'을 발표한 이후 팹리스, 디자인하우스 등 국내 중소 업체들과의 상생 협력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중소 팹리스 업체의 제품 개발 활동에 필수적인 MPW(Multi-Project Wafer)프로그램을 공정당 년 3~4회로 확대 운영하고, 8인치(200mm)뿐 아니라 12인치(300mm) 웨이퍼로 최첨단 공정까지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 중이다.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SAFE Cloud Design Platform, SAFE-CDP)'에 시선이 집중된다. 삼성전자와 클라우드 HPC(High Performance Computing) 플랫폼 업체인 리스케일(Rescale)이 함께 구축했으며 팹리스 고객들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즉시 칩 설계를 시작할 수 있도록 가상의 설계 환경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서버 확장에 대한 고객들의 투자 부담을 줄이고, 칩 설계와 검증 작업에 필요한 컴퓨팅 자원도 단계에 따라 유연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설명이다.

   
▲ '통합 클라우드 설계 플랫폼'을 활용한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전략이 가동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자체 기술력 강화를 통한 생태계 확보 전략도 전개되는 중이다. 파운드리에 있어서는 올해 초 화성사업장 내 첫 번째 EUV(극자외선) 전용 'V1 라인' 준공을 통해 미세공정 존재감을 키웠고 5월에는 경기도 평택캠퍼스에 파운드리 생산 시설을 확충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하는 중이다. 그 연장선에서 시스템 반도체 전반에 대한 동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최근 정부도 시스템 반도체 전략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로드맵을 공개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9일 오후 제2판교 내 경기기업성장센터에서 '시스템 반도체 설계지원센터 개소식'을 열어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을 발표했다. 설치지원센터에 인공지능, 터치회로, 자율자동차 센서 등 9개 분야에서 입주기업을 선정해 이를 팹리스 육성과 시스템 반도체 발전의 전초기지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팹리스의 스케일업과 전문인력 양성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이다. 이러한 정부의 시스템 반도체 육성 전략은 관련 생태계 조성을 위해 달리는 삼성전자에도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반도체에 인공지능 전략도 덧대며 힘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시스템 반도체 전략을 키우기 위해  'NPU(Neural Processing Unit·신경망처리장치)사업' 육성에 본격 나설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NPU는 인공지능의 핵심인 딥러닝(Deep Learning) 알고리즘 연산에 최적화된 프로세서다. 딥러닝 알고리즘은 수천 개 이상의 연산을 동시에 처리해야 하는 병렬 컴퓨팅 기술이 요구되는데, NPU는 이러한 대규모 병렬 연산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어 AI 구현을 위한 핵심 기술로 꼽히고 있다.

   
▲ 강인엽 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DB

당시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은 "딥러닝 알고리즘의 핵심인 NPU 사업 강화를 통해 앞으로 다가올 AI 시대에서 주도권을 잡겠다"라면서 "향후 차별화된 기술과 글로벌 기관들과의 협력, 핵심 인재 영입 등을 통해 한 차원 더 진화된 혁신적인 프로세서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승현준(세바스찬 승) 미국 프린스턴대학교 교수를 삼성전자 통합 연구조직인 삼성리서치 소장(사장)에 내정해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5월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뉴 삼성 비전'을 발표하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외부의 유능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후 펜실베니아대학교 '다니엘 리(Daniel D.Lee)' 교수와 함께 영입한 세바스찬 소장은 글로벌 인공지능 업계를 대표하는 석학이자 삼성전자 인공지능 로드맵의 미래로 불린다.

승 소장은 앞으로 한국을 포함해 13개 국가에 위치한 글로벌 15개 R&D센터와 7개 AI센터의 미래 신기술과 융복합 기술 연구를 관장하며 삼성전자의 인공지능 비전을 공격적으로 구축할 전망이다. 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과 결합된 시스템 반도체 로드맵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자체 모바일 AP인 엑시노스와 이미지센서 아이소셀이 출시된 가운데 세바스찬 소장의 등장은 시스템 반도체와 인공지능의 결합을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29일 경기 평택사업장 1라인을 레고 블록으로 520 대 1 크기로 축소해 만든 모형을 유튜브로 공개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강력한 공조 시스템과 청정 클린룸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1위의 저력과 2030년 시스템 반도체 1위를 노리는 동력을 잘 살펴볼 수 있다는 평가다. 그 중심에는 삼성전자의 '기본기'가 있다.

   
▲ 세바스찬 승 소장이 강연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

업황, 그리고 소부장
올해 글로벌 반도체 업황에 대한 전망은 크게 엇갈린다. 다만 현 상황에서 코로나19 등 변수를 고려했을 때 '불확실성'이 높다는 것은 사실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는 물론, 시스템 반도체 업황 전반의 흐름을 분석하려면 반도체 사업의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본다. 정확하게 말해 반도체 업종이 세트 사업이고, 이는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과 큰 관련이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뜻이다. 실제로 안기현 반도체산업협회 상무는 지난 26일 코로나19와 반도체 질서의 미래 강연을 통해 "반도체가 태어난 미국은 소부장과 반도체가 함께 성장한 바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국내 반도체 상황이다. 반도체 사업은 국내 플레이어들이 잘 키워내고 있으나 소부장의 경우 일본 등에 의존하는 기형적인 시스템을 가지고 있다. 그런 이유로 지난해부터 시작된 일본의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소재 공격에 취약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소부장 독립운동이 치열하게 전개된 가운데 업계에서는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9일 ‘일본 수출규제 1년, 평가와 과제 세미나’를 통해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불화수소, 포토레지스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등 3개 품목에 대한 수입액을 집계한 가운데 불화수소는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일본 수입액은 403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85.8%가 줄었다.

웨이퍼의 습식식각에 사용되는 액체 불화수소의 경우 일본 스텔라케미파, 모리타화학에 크게 의존했으나 올해 초 국내 솔브레인 등이 제품 양산에 성공해 안정적인 독립을 이룬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기체 불화수소의 경우 완전한 독립이 이뤄지지 않았다. 경북 영주 공장 내 15톤 규모의 생산시설을 건설하는 등 국산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한 SK머티리얼즈가 2023년까지 국산화 70% 선언에 나서는 한편 최근 고순도 제품 양산에 돌입한다고 밝혔으나 아직 축배를 들기에는 이르다는 평가다.

포토레지스트는 오히려 일본 수입액이 늘었다. 1월부터 5월까지 수입액이 1억5081만달러를 기록해 지난해 1월부터 5월까지 수입액인 1억1272만달러를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의존도는 아직 90%에 이른다. 디스플레이에 사용되는 플루오린 폴리이미드도 수입액이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가 세트 사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불화수소와 포토레지스트의 완전한 독립이 이뤄지지 않은 대목은 불안하다.

   
▲ 출처=삼성전자

한일 경제전쟁이 최근 장기화 국면을 맞으며 경고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 정부가 일본의 경제전쟁에 대응해 세계무역기구(WTO)에 다시 문제를 제기한 상태에서 WTO의 분쟁해결기구(DSB)는 29일(현지시간) 한국 정부의 패널 설치 요청을 논의할 예정이다. 일본은 직후 한국산 화학제품인 탄산칼륨의 덤핑 판매 혐의에 대한 조사를 시작하며 맞불을 놨으며, 최근 언론을 통해 한국의 확대 G7 참여를 두고 일본이 반대한 것으로 알려지자 청와대가 '몰염치'라는 표현까지 쓰며 일본을 비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일 경제전쟁이 길어질수록 일본 기업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는 하소연이 현지에서 나오고 있으나 지지율이 하락하고 있는 아베 내각은 당분간 한일 경제전쟁을 강대강 대치로 끌고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아직 완전한 소부장 독립이 이뤄지지 않은 대목은 국내 반도체, 나아가 삼성전자의 시스템 반도체 전략에도 타격을 입힐 전망이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6.30  09: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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