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보건연구원과 항체 치료제 공동 연구

정부 치료제-백신 개발에 1000억원 지원 계획

셀트리온 등에 GMP 시설 매칭 즉시 지원

▲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셀트리온 연구원이 연구를 하고 있다. 출처=셀트리온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셀트리온이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 기업은 족제비(페럿)를 대상으로 한 동물실험 첫 단계에서 치료제 효능을 확인했다. 이어 햄스터, 생쥐, 원숭이 등을 대상으로 효능 및 독성 시험을 이어나가면서 임상물질 생산을 위한 준비를 병행할 방침이다.

셀트리온은 국립보건연구원 등과 협력해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끝까지 지원하기 위해 1025억원 규모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대개 몇 년이 소요되는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기 위해 민관이 협력하고 있어 주목된다.

셀트리온,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 속도

셀트리온은 질병관리본부 국책과제로 코로나19 항체 치료제 개발을 지속 중이다. 최근 동물효능실험에서 바이러스 역가가 최대 100배 이상까지 감소하고 폐조직 병변이 현저히 개선되는 등 개선 효과를 확인해 치료제 개발 성공에 다가섰다.

치료제 개발은 대개 신약후보물질발굴-전임상(동물실험 등)-임상 1상(안전성 등 확인)-임상 2상(약효 및 적정 투여용량 확인)-임상 3상(대규모 환자 대상 치료 효능 및 안전성 등 확인)-규제당국으로부터의 품목허가 획득으로 이뤄진다.

 
▲ 신약 개발 절차에 따른 후보물질 성공 갯수. 출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전임상시험의 10~250개 후보군 중 시판되는 의약품은 1개에 불과하다. 미국 바이오협회에서는 전임상 후 임상 1상에 진입한 신약후보물질의 품목허가를 획득할 확률을 9.6%로 보고 있다. 동물시험에서 효과를 확인한 셀트리온도 갈 길이 먼 것으로 풀이된다.

주목할 점은 셀트리온이 국립보건연구원 등과 협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은 항체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으로 지난 10여년간 쌓아온 연구개발(R&D) 능력이 탁월하고, 자체 생산이 가능한 대규모 공장도 보유하고 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연구 인력을 3교대로 활용하면서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규제당국 등과 협력이 수월하다면 임상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은 이익보다 공공성에 우선하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된 직원들의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이번 코로나19 치료제의 성공을 위해 개발 절차를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이 기업은 이어 햄스터, 생쥐, 원숭이를 대상으로 효능성 및 독성 시험을 이어나가면서 임상물질 생산을 위한 준비를 병행해 진행할 방침이다. 의약품 생산을 위한 세포주 개발은 이미 완료 했고 생산용 세포주 은행 구축도 시작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6월 중 임상물질 대량생산에 돌입해 예정대로 7월내 인체 임상에 필요한 항체 치료제 물질 공급이 가능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정부, 코로나19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1025억원 규모 지원

정부는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 체질 강화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국산 치료제 개발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세계 최초가 아니더라도 국가 책임 하에 끝까지 개발”이라면서 “유망기업에 대한 전폭적 지원으로 성공 가능성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의 개발 단계별 전주기 지원안에 따르면 올해 추경을 통해 하반기에 진행될 임상시험 비용 등에 긴급 자금이 지원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신속한 개발을 위해 임상시험 신속심사 및 규제도 개선할 방침이다. 맞춤상담 및 사전검토를 진행하고 영문자료를 인정하는 등 기존 30일이었던 심사기간을 약물재창출은 7일, 신약은 15일로 단축할 계획이다.

지원 계획에 따르면 항체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은 하반기 임상시험에 착수하고 2021년 완료를 목표로 뒀다. 정부는 국립보건연구원 공동연구를 통해 연구비를 지원하고 생명공학연구원 등을 통해 영장류 동물실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부는 또 셀트리온 등 8개 기업에 대해 후보물질 유효성 평가 시설 매칭을 즉시 지원할 방침이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제약바이오 업계와 정부의 협업은 모범 사례를 남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감염병 치료제는 시급성을 요하므로 단일 기업으로 진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빌게이츠재단, 감염병혁신연합(CEPI) 등과 기업이 협력해 민관협력, 국제공조 등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번 코로나19로 한국도 정부가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전폭적인 지원 계획을 밝혔다. 그간 미진했던 민관협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자체 역량을 통해 감염병 종식을 앞당기거나 치료제 및 백신 개발에 성공한다면 한국 바이오 산업의 위상도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또 “식약처도 이를 위해 임상 신속승인 등 관련 절차를 간소화하며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개발 절차를 빠르게 하는 것에만 치중해 자칫 안전성 문제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될 걸로 보인다”면서 “그간 바이오의약품에서 몇 차례 논란이 이어졌다. 이런 논란이 지속해서는 안 될 것. 우선 렘데시비르 등을 들여와 환자에게 사용하고 꾸준히 코로나19 관련 치료제 및 백신 개발을 지원하면서 의약품 자국화를 해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