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올해 1분기 오피스 시장의 하락세가 뚜렷하다. 경기 침체와 공급 증가, 코로나19로 인한 오피스 수요 위축은 올해 오피스 시장의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오피스 시장의 회복 탄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해외 오피스 투자 위축으로 인한 반사이익, 공유오피스 시장의 성장 잠재력, 코로나19로 인한 오피스 파생수요는 국내 오피스 시장이 단기적인 위기를 넘어 중장기적인 재기가 충분하다는 근거로 작용하고 있다.


경기침체·공급증가에 하반기 오피스 공실 증가 


한국감정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오피스의 공실률은 지난해 4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한 11.1%를 기록하고 있다. 투자수익률도 악화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오피스의 전국 평균 투자 수익률은 1.59%로 지난해 3분기의 1.83%, 4분기의 2.1%보다 하락했다. 올해 1분기 서울의 오피스 투자 수익률 역시 하락해 지난해 4분기의 2.43%보다 0.56%포인트 하락한 올해 1.87%를 나타냈다.

▲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전국 오피스 공실률 추이. 출처=한국감정원

위기의 징조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올해 하반기 오피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요소로 크게 경제성장률, 공급증가,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 등 세 가지를 들고 있다.

최재견 신영에셋 리서치팀장은 오피스 수요는 감소하는데 반해 공급은 늘면서 오피스 공실이 하반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최 팀장은 오피스 수요와 경제 성장률이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단순화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1%당 서울·수도권의 오피스 수요가 10만평 정도 발생한다고 추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1.3%인데 반해 올해 1분기 GDP는 –1.3%, 올해 2분기는 –2%로 예측된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까지 오피스 수요는 감소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최 팀장의 의견이다.

▲ 분기별 실질 GDP 성장률. 출처=한국감정원

코로나19가 오피스 시장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최 팀장은 “오피스 투자나 입주를 위해서는 오피스 물건 확인이나 투어 등 오프라인 제반활동이 필수적인데 반해 코로나19로 그런 활동이 제한받으면서 상대적으로 수요 역시 활발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오피스 공급이 올해 들어 늘어난다는 점 역시 향후 공실률을 늘릴 수 있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지목된다. CBRE 코리아에 따르면 올해 서울 도심권역과 여의도권역을 중심으로 전해 대비 3배 이상 늘어난 73만㎡ 규모의 오피스 공급이 예정되어 있다. 신영에셋에 따르면 수도권 전체에는 250만㎡를 넘는 오피스가 공급된다. 최 팀장 역시 “기존 빌딩의 경우 장기 임대 등이 많아 공실이 늘지 않겠지만 오는 하반기 마곡지구와 여의도 파크원 등 대형 오피스가 새로 공급되면서 전체적인 공실 확대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 여의도 파크원 전경. 사진=이코노믹리뷰 우주성 기자

파생수요, 국내 오피스 반사이익 등은 중장기적 긍정 요인


최재견 팀장은 코로나 19가 올해 오피스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만 주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우선 해외 오피스 투자 위축으로 인한 국내 오피스 시장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최 팀장의 전언이다.

실제 글로벌 부동산 전문업체인 CBRE 코리아가 4월말까지 2주간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주요 오피스 기업인 2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전체 응답자의 66% 이상이 오피스 관련 현장 실사 및 확장 계획을 보류했다.

최 팀장은 “올해 1분기와 2분기 오피스 매매 거래금액은 지난해 1·2분기와 2018년 1분기·2분기 대비 감소했지만 이는 지난 2년간 역대급으로 거래량이 많았던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최 팀장은 “올해 1분기 말에서 2분기 초까지는 금리 인하 등에도 기관 투자자들이 관망하는 경향을 보였지만 최근 코로나19의 범유행으로 해외 오피스에 투자하기 힘들어지면서 오히려 국내 우량 오피스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 팀장에 의하면 현대해상 강남사옥의 경우 역대 최고액인 3.3㎡당 3400만원, 총 3600억원에 한국자산신탁이 인수할 계획이다. 쌍림동의 CJ제일제당 사옥 역시 이지스자산운용이 5800여억원 가량에 인수할 예정이다.

▲ 서울 쌍림동 CJ제일제당 사옥. 출처=네이버 거리뷰

최 팀장은 해당 오피스들의 공통점으로 장기 임대계약을 통한 안정적인 임대 수익이 가능하다는 점을 든다. 다만 양극화로 공실이 많은 빌딩은 가격이 떨어지거나 매매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오피스 시장에서 공유 오피스가 위축된 점 역시 단기적인 이슈로 봐야 한다는 것이 최 팀장의 생각이다. ‘위워크’의 종로타워의 임대차 계약 파기 가능성 역시 개별 기업의 지엽적인 문제로 단기 이슈라는 것이다.

최 팀장은 “공유오피스 시장의 경쟁이 늘었지만 포화상태가 아닌 성장기라고 할 수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최 팀장은 위워크가 시장에서 일부 철수해도 성장 중인 국내 기업이나 한국에 진출한 공유오피스 기업이 수요를 대체 가능하다고 본다. 그는 “위워크가 일부 지역에서 철수를 하더라도 오피스 시장에 주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다. 위워크는 기업 자체의 이슈가 더 큰 영향이 있어 이것이 전체 공유오피스 시장의 문제로 치환하는 것은 어렵다”고 분석했다.

▲ 종각역 위워크 서울 종로타워. 출처=네이버 거리뷰

최 팀장은 일부 대기업과 직무군을 중심으로 위기 상황에 대비한 오피스 추가 구비 등 일부 파생 수요도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 팀장은 “코로나19 등의 경험으로 일부 직군의 경우 위기시 인력 분산이 가능한 예비 오피스를 확보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실제 최근 그런 수요로 인한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