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지웅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바이오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자회사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동아쏘시오그룹, 보령제약, 휴온스그룹 등 다수의 중견 제약사들이 자회사를 앞세워 바이오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견 제약사가 급성장 중인 바이오 시장에 보다 수월하게 진입할 수 있는 또 다른 전략으로 해석된다.

이미 덩치가 커져 버린 중견 제약사 입장에서 바이오와 같은 신사업을 추진하는 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칫 바이오 사업 실패가 회사 전체의 부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회사의 경우 신사업 진출에 따른 위험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아 공격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 디엠바이오 전경 출처=디엠바이오

디엠바이오, 바이오의약품 CDMO 본격 시동

동아쏘시오그룹은 일본 시장에 강점을 가진 디엠바이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에 진출했다.

디엠바이오는 동아쏘시오그룹이 일본 메이지세이카파마와 합작해 설립한 바이오의약품 전문회사다. 총 8000리터 규모의 cGMP(미 FDA 인증 의약품 품질관리 기준)급 항체 의약품 생산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지난해 일본 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인 PMDA로부터 생산시설에 대한 GMP 적합성 승인도 받았다.

동아쏘시오그룹과 메이지세이카파마가 다년간 공을 들인 디엠바이오는 최근 본격적으로 성장궤도에 오르기 시작했다. 올해 GC녹십자, 에이비온, 지아이이노베이션 등 다수의 업체들과 의약품 CDMO 계약을 체결하면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디엠바이오는 CMO 사업과 더불어 바이오시밀러 ‘DMB-3115’의 개발에도 참여하고 있다. DMB-3115는 동아쏘시오홀딩스와 메이지세이카파마가 공동으로 개발 중인 건선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다. 디엠바이오는 DMB-3115의 유럽 임상 1상에 필요한 시료를 공급하고 있다. 개발 완료 후 제품 생산도 디엠바이오가 담당할 예정이다.

▲ 바이젠셀 주요 파이프라인. 출처=바이젠셀

바이젠셀, 코스닥 입성 박차

보령제약은 신약 개발 자회사 '바이젠셀' 키우기에 공을 들이고 있다. 연내 기술특례상장으로 코스닥 입성도 준비 중이다.

바이젠셀은 20년 넘게 면역학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펼친 김태규 가톨릭대학교 교수가 설립한 회사로 2016년 보령제약에 편입됐다.

현재 바이젠셀은 독자 개발한 ViTer, ViMedier, ViRanger 등의 플랫폼 기술을 활용해 면역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주요 파이프라인은 림프종 치료제인 'VT-EBV-201'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인 'VT-Tri로 각각 임상 2상과 임상 1상에 진입한 상태다.

바이젠셀이 개발하는 면역항암제는 암항원에 반응하는 T세포(면역세포)를 골라내 배양한 뒤 환자 몸에 투여해 암을 치료하는 세포치료제다.

지난해 말 ‘VT-EBV-201’이 식품의약품안전처부터 개발단계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되면서 몸값이 상승하고 있다. 희귀의약품 지정으로 ’VT-EBV-201‘은 임상 2상 종료와 더불어 신속 허가신청이 가능하다.

 

바이오 연구개발 전문 '휴온스랩'

휴온스그룹은 바이오 연구개발(R&D) 자회사 '휴온스랩'을 통해 바이오 사업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

휴온스랩은 바이오의약품을 포함한 의약품 원료와 완제의약품의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지난 2018년 휴온스그룹이 바이오 분야에서 선도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를 목표로 설립했다.

이 회사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시장성과 경쟁력이 높은 히알루로니다제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다. 히알루로니다제는 히알루론산을 분해하는 재조합 효소 단백질이자 약물확산제로 사용되는 제제이다. 그 일환으로 세포주 개발 전문기업 팬젠과 히알루로니다제의 세포주 개발 및 생산 공정 개발을 위한 위탁 연구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히알루로니다제 세포주 개발부터 임상시료 생산까지 단기간에 성공시키겠다는 계획이다.

김완섭 휴온스랩 대표는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리드하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바이오 사업 확대도 본격화 할 방침"이라며 "'유전자 재조합 인간 히알루로니다제'는 다양한 치료제에 활용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개발에 성공하면 전 세계 바이오 제제 기술 시장에서 주목을 이끌어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