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한국거래소

[이코노믹리뷰=장서윤 기자] 개인 투자자들이 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5월19일 이후 11거래일 만에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차익 실현에 나섰다.

이날 개인 투자자는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3286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난 2012년9월14일 약 1조4510억원 이후 약 7년 9개월 만에 일간 기준 최대 순매도를 기록했다. 역대 4번째로 많은 규모다.

반면 기관은 1조1595억원을 순매수했고, 외국인 역시 2천억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코로나19발(發) 전 세계적 봉쇄령 완화로 경기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가 급등했다. 거래가 몰리면서 거래대금 역시 급증했다.

이날 장 마감 기준 유가증권시장의 거래대금은 약 16조8057억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지난달 28일 세운 역대 최대 기록 14조4792억원을 갈아치웠다.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을 합친 전체 증시 거래대금 28조1804억원 역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 기록은 지난 3월27일 기록한 27조6972억원이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급락했던 코스피 지수는 약 100일 만에 2100선을 넘어섰다. 이로써 코스피는 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약세장에서 일단 벗어나 전고점 돌파를 바라보게 됐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9.81포인트(2.87%) 오른 2147.00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중 한때는 전장 대비 3.32% 상승한 2156.55까지 오르기도 했다. 코스피가 종가 기준으로 21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 2월25일 이후 처음이다.

이는 올해 3월19일 기록한 종가 기준 연중 저점(1457.64)과 비교하면 689.36포인트(47.29%)나 뛰어오른 수준이다. 이에 따라 코스피는 코로나19의 충격이 증시를 강타한 3월 이후 두 달여 만에 강세장 진입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개인들은 시가총액이 큰 종목들을 순매도하며 차익실현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 출처=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30분 기준 개인들이 순매도한 상위 10위 기업으로는 삼성전자(6735억원), SK하이닉스(2996억원), 현대차(790억원), 신한지주(673억원), POSCO(567억원), LG화학(480억원), 현대건설(385억원), KB금융(305억원), 삼성물산(285억원), LG전자(280억원) 순이다.

국내 증시는 경기 회복 기대를 반영하며 업종별 순환매 장세가 지속하는 모습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은행(9.0%), 철강·금속(7.65%), 증권(5.82%), 운송장비(5.65%), 전기·전자(5.52%) 등 경기민감 업종이 5%대 이상의 강세를 보였다.

▲ 출처=한국거래소

특히 고려제강, 동국제강, 조선선재, 포스코강판 등 일부 철강주는 이날 오후 장중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카타르발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수주 소식으로 조선업종이 연일 강세를 보인 데 이어 다른 경기민감주로 열기가 확산한 분위기다.

반면 네이버(-3.21%), 카카오(-3.47%), 엔씨소프트(-1.60%) 등 주요 인터넷·소프트웨어 종목은 이날 장중 하락세를 보였다.

이들 종목은 '비대면 트렌드'와 관련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대표적인 수혜주로 손꼽히면서 개인의 매수세가 집중돼 코스피 2000선 회복을 이끄는 데 기여를 해왔다.

▲ 출처=한국거래소

시장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순환매 경향을 빠르게 따라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업종별 순환매가 발생하면서 비대면(언택트) 업종보다 경기민감 업종의 성과가 상대적으로 양호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경제 정상화에 대한 선제적인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지표 개선, 소비 및 투자 재개, 유가 반등, 소비심리 회복을 고려할 때 증시에서 경기민감주를 보는 시각이 예전과 달리 우호적으로 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한국 증시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마찰, 미국의 인종차별 대규모 시위 등 대외적 불확실성에도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미국 증시에서 경제 재개 기대 관련 종목이 강세를 보인 점은 한국 증시에 긍정적 영향”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는 미국처럼 국내 증시도 빠른 순환매 경향을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