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강수지 기자] 중국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이후 중국 증시는 우상향 방향보다는 당분간 박스권 움직임이 예상된다. 낙관적으로 보면 연말 3300까지도 오를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비가 본격 회복되는 4분기부터는 대체로 3000 이상은 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코로나19 여파가 아직 남은 데다 양회 개막 전 이미 중국 정부의 정책 등을 비롯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번 전인대에서는 기존과 달리 경제 성장률에 대한 목표치 제시가 없었다. 또 부양정책은 사상 최대 규모는 맞으나 예상 수준을 벗어나지 않았다. 이에 양회가 시작되고 중국 증시는 오히려 약세를 보였다.

코로나 이외의 최대 걸림돌로는 첨예화된 미중간의 갈등심화가 꼽혔다. 만일 경기부양책의 진행 속도 등도 기대에 못 미친다면, 중국 증시에 있어서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회 이후 중국 증시 주도주로는 단기적으로 내수 회복 관련주, 중장기적으로 5G 미래 인프라 투자 관련주에 추천이 몰렸다. 양회 이전에는 강한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주가 증시를 주도했다면, 이후에는 내수 관련주가 증시를 이끌 것으로 관측된다. 따라서 상해 지수보다는 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관련 종목에 투자할 것을 전문가들은 추천하고 있다.

 

코로나 진정세에 양회 이전 중국 증시 반등장세, 양회이후 조정 양상

최근 중국 증시는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성장세였다. 보통 양회 이전에는 기대감으로 인해 증시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또 정책들에 대한 부분들이 선반영된 영향도 있다.

그러나 앞서 발표된 정책들 대비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정책들이 양회에서 발표되지 않았다. 시장이 예상치 못한 결과는 없었던 것이다. 시장의 예상 수준이었던 경기부양정책. 사상 최대 규모는 맞으나 단지 그 뿐, 양회에서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예산을 더 책정할 것이란 기대에는 못 미치고 말았다. 게다가 경제 성장률에 대한 목표치도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결국 개막식 이후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양회가 시작된 지난 5월 21일 상해종합지수는 2867.92로 전일 대비 15.81 하락한 채 장을 마감했다. 이튿날인 22일에도 54.16 하락하며 2813.77로 떨어졌다. 이후 5월 25일과 26일에는 잠깐 상승세로 돌아섰으나, 27일 양회 폐막을 하루 앞두고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양회 이전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국증시는 상승했기 때문에 양회 이후의 중국증시는 선반영에 대한 기대감 축소로 당분간 조정양상이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미중 무역 분쟁을 비롯해 하이테크 관련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또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제정 역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홍콩보안법 통과로 인해 불거질 미국과의 갈등 격화와 홍콩의 시위 확대는 결과적으로 중국 상해지수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홍콩에 대한 불확실성과 미중 갈등 요인은 좀 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

이를 좀 더 단기적으로 살펴보면 향후 지수가 더 하락할 가능성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장기적으로 볼 경우에도 미 대선의 영향으로 중국 증시에는 부정적인 작용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는 물론 양회에서 지금까지 나온 부양책 수준으로 미뤄봤을 때 증시가 오를 확률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처럼 중국 증시 전망은 긍정적이지 않다. 그러나 중국의 경기 회복과 관련해선 긍정적인 전망도 나온다. 생산 부분이 정상화 되고 플러스로 돌아섰기 때문에 소비가 플러스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강력한 인프라 투자, 재정 집행이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양회 이후 중국 상해 증시가 오르진 않을 듯하다”며 “박스권 장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미중 무역 분쟁과 하이테크 관련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며 “홍콩보안법 관련 문제도 시장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심화되고 있는 미중 갈등은 향후 중국 증시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만일 경기부양책에 대한 속도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고, 관련 정책들마저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다면 이 또한 중국 증시에 있어서 악재가 될 수 있어 시장의 관심이 주목된다.

 

홍콩 항셍지수, 중국 상해지수 옥죌까

현재 전문가들 사이에선 상해지수가 올 연말쯤 3000 이상을 찍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낙관적으로 전망하면 3300정도, 보수적으로 접근하면 3000~3200 사이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현재 홍콩보안법으로 인해 홍콩 항셍지수는 불안한 상황이다. 홍콩 항셍 지수는 상해지수와 비슷한 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양회가 시작된 5월 21일과 22일, 상해지수와 마찬가지로 하락 장세를 나타냈다. 25일과 26일 역시 상승세로 잠시 돌아섰지만, 양회 폐막 전날인 27일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27일 기준 항셍지수는 2만3301.36으로 전일 대비 0.36% 하락했다.

이처럼 홍콩과 관련한 불안한 이슈가 장기화된다면 중국 증시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물론 홍콩 증시가 하락한다고 해서 상해 증시의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볼 순 없다. 그러나 영향은 미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홍콩의 상장 기업들 대부분이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홍록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중 갈등이 어떤 방향으로 확산되느냐에 따라 상해지수의 낙폭도 달라질 것”이라며 “항셍지수와 상해지수 둘 다 연 초 전망 대비 목표 달성은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중 갈등의 확산에 따라 두 지수의 변동성이 더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올 하반기 내수·인프라 관련 시멘트·중공업·자동차 뜬다

중국의 양회가 코로나19로 인해 2개월 늦게 개·폐막함에 따라 중국 증시 주도주에 투자자들이 집중하고 있다. 양회 전후로 증시 주도주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양회 이전엔 코로나19 여파로 언택트, 5G 관련주가 증시를 주도했다면, 양회 이후 올 하반기에는 내수, 경기 소비재 등의 종목들이 증시를 주도할 전망이다. 이는 경기 소비재 쪽의 수익률이 3분기 이후 높아질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친환경 관련 기업의 실적도 좋을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에서는 그동안 신형 인프라를 비롯해 5G, 반도체의 국산화 등과 관련된 테마주들이 올 초부터 관심을 받았다. 전통 인프라 역시 많이 성장했다. 특히 전통 인프라의 경우엔 금액의 규모가 크고, 경기에 대한 영향도 높다. 올 하반기까진 인프라와 관련해 시멘트, 중공업, 건설 등의 기계와 관련된 종목들이 주가가 계속 좋을 전망이다.

그러나 미중 무역 분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질 때마다 관련 주식들은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특히 5G 위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곤 했다. 이 때문에 내수 관련 업종이 방어주로 괜찮을 것이란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즉 상반기부터 이어져온 인프라 관련 종목들이 하반기에도 주가가 좋을 전망이지만, 변수가 작용했을 경우 주가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내수 관련 종목들에 대한 반응이 좋을 것이란 분석이다.

전종규 삼성증권 연구원은 “산업의 고도화, 소비 육성 등으로 환골탈태 중인 중국”이라며 “양회 이후 성장 가능성이 여전한 플랫폼, 테크, 소비 관련 주들이 중국 증시를 주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특히 올해 1분기 코로나19로 인한 고통이 컸던 경제 민감주와 산업재, 소재 섹터가 플러스로 돌아올 것”이라며 “삼일중공업과 안휘해라 시멘트, 길리자동차 등의 종목들이 중국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코로나19 피해주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란 해석이다.

 

지수보다는 ETF, 그리고 개별종목 차원의 접근 바람직

중국 양회와 함께 중국 증시가 전 세계로부터 관심을 받자 중국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도 올라가고 있다. 특히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과 ETF(상장지수펀드) 등을 이용한 간접 투자, 지수에 투자하는 것 중 어떤 방법이 유리할지 투자자들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할 것을 추천했다. 내수와 관련된 업종 중 실적이 좋은 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게 가장 좋다는 설명이다. 중국의 경우 자본시장을 개방하면서 산업구조가 전환되고 있어 액티브 종목을 선정하는 게 좋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앞으로 중국 시장은 액티브한 시장이 될 것이기 때문에 크고 유망한 종목을 위주로 투자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다만 개별 기업들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은 중국 주식 투자의 단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럴 경우엔 개별 업종들을 추종하는 ETF, 특히 내수 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투자하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 상해지수와 관련해 투자할 것을 추천하는 전문가는 찾기 힘들었다.

박기현 SK증권 연구원은 “상해 증시를 보면 평행선을 달린다”며 “증시 자체는 큰 상승세가 아니나 개별 종목으로 보면 많이 올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개별 종목에 직접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