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우주성 기자] 코로나19라는 미증유의 위기가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을 강타했다. 유례 없는 위기에 부동산은 ‘상승한다’는 견고한 심리도 흔들려 실물 부동산 시장은 다소의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한편 시중 유동성 증가로 규제 무풍 지역을 찾는 투자자들의 탐색도 계속된다. '코로나19 시대', 부동산 투자는 어디로 향하고 아주목받을 투자 상품은 무엇인지 확인해 본다.


주택 시장, 실수요중심 재편… 비규제·청약·경매시장 강세


주택 시장은 일부 지역의 하락 둔화에도 불구, 코로나19 위기가 가시화된 올해 1월 이후 지속적인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Livv ON)이 발표한 '월간 주택시장 동향'을 보면 월별 서울의 주택가격은 올해 1월 0.48%를 기록, 5월에는 0.02%까지 변동률이 하락했다.

실물 투자 심리를 위축시킨 요인으로 지속적인 규제에 부동산 투자 자체가 힘들어 졌다는 점이 꼽힌다. 2018년 9·13 대책에서 종부세 강화, 2019년에는 재건축 투자수요를 잡기 위한 분양가 상한제와 대출 규제를 확대한 12·16 대책 등 굵직한 규제를 끊임없이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실수요자 우세 시장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본다. 다만 수도권 일부 지역과 분양시장에 대한 투자 흐름은 일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금리인하, 3차 추경 등 유동성 증가 등 요인은 있지만 여전히 실물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시장도 보수적인 움직임이 주를 이룰 것이다. 서울 비강남권, 경기 인천 지역이 다소 강세이지만 지속 상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균표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수석차장은 “서울에 대한 규제로 올해도 인천 등지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2·20 대책처럼 이런 지역들에 대한 규제 역시 계속되고 있다. 향후 1~2년간은 실물투자 시장 자체는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수석차장은 “추가 규제에도 불구하고 차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인기 지역의 청약 시장은 여전히 선호를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분양 단지의 40% 이상이 평균 청약 경쟁률이 20대 1을 넘는 청약과열단지다.

주택 시장 침체 속에서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경매 시장은 다시 활황에 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4월 수도권 주거시설 낙찰가율은 91.2%를 기록해 2018년 10월 이후 다시 90%를 넘어섰다.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낙찰가율이 특히 올라 인천은 92.5%의 낙찰가율을 기록했다.

지지옥션 관계자는 “강력한 규제로 고가주택에 대한 경매 경쟁도 줄어든 반면, 비규제 지역 중소형 주거시설에 대한 경매시장은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수익형 부동산, 양극화 심화… 투자수요 유입 제한적


일반적으로 주택 시장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경우,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투자 수요 증가 경향이 있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주장이다. 그로나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침체로 실물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는 상업용 부동산은 침체 속에서 양극화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감정원의 자료를 보면 지난 4월 전국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전월보다 6만7000원 떨어져 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3월 오피스텔 거래량 역시 전월 대비 약 3%는 감소했다.

반면 서울의 경우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과 거래량이 오히려 증가해 우량 상품에 대한 일부 투자수요가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의 4월 오피스텔 평균 매매가격은 2억2938만원으로 전월 대비 12만원 상승했다. 거래량 증가율도 전국 평균보다 높다. 3월 전국 오피스텔 거래량은 전월 대비 감소했지만 서울의 경우 동기간 4% 가량 증가한 4032건을 기록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주택 시장에 대한 대출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이나 경매 시장에 대한 투자 수요 이동은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김균표 KB국민은행 부동산정보팀 수석차장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아직 불확실성이 커 뚜렷한 투자 경향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 아파트나 청약시장이 비해 진입 장벽도 높고 개별 단위가 작아 투자 수요를 대체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김 수석차장은 “수익형 부동산도 지역 별로 공실 위험이 크다. 더욱 까다로운 투자 접근이 늘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 간접투자, ‘물류·오피스·데이터센터·인프라’ 주도


국내 부동산 간접투자 시장은 코로나 19로 인해 섹터 별로 수익의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섹터별로 호텔이나 리테일, 마트 등에 투자하는 펀드나 리츠 등 대체투자 상품 실적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대신 해당 전문가는 실적이 좋은 우량 오피스와 물류 창고에 대한 대체투자 상품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재택근무 증가로 인한 영향에도 불구하고 희소성이 있는 A급 우량 오피스의 경우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에 의하면 실제 현재 역삼역 인근의 현대해상 강남사옥 매각에 참여한 업체들이 제시한 입찰 가격은 3.3㎡ 당 3200만에서 3300만원 선으로 사상 최고치 갱신도 가능할 전망이다.

수도권 물류창고의 몸값도 상승하면서 관련 대체 투자 역시 호조를 보이고 있다. 실제 5월 이천 단천리 물류센터의 입찰에는 19개사가 몰렸다. 입찰 경쟁으로 일부 업체는 투자확약서를 제출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 유지가 가능한 물류창고 등 부동산에 투자하는 대체 상품으로 투자 자금이 향하는 경향이 더 강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해외 부동산 대체 투자의 경우 호텔과 백화점 대체 투자 상품은 약세를, 우량 오피스와 물류창고 및 데이터 센터 관련 대체 투자 상품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해당 자사운용사 관계자는 “물류센터와 데이터 센터에 투자하는 리츠 상품은 코로나 전보다 수익이 오히려 상승했다. 미국의 경우 휴가철이 끝나는 9월 이후 물류창고와 데이터 센타 투자 상품에 대한 투자 수요는 더욱 증가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인프라 역시 향후 대체 투자에서 상대적으로 유망한 부동산 중 하나다. 해당 전문가는 “기간 인프라는 미국 등 선진국의 경우 국가가 관리한다는 점에서 수익률이 어느 정도 안정적인 경우가 많고, 최소 십수년은 사용된다. 따라서 주식 등 기존 투자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는 투자자들에게는 좋은 투자처가 될 수 있다. 투자를 위한 미팅 문의도 증가 중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