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카카오의 질주가 이어지고 있다. 시가총액 23조원 이상을 기록하며 전통의 대기업들을 압도하는 가운데 다양한 가능성을 보여주며 승승장구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정부의 플랫폼 규제안이 발표되며 27일 현재 카카오의 주가는 약세로 돌아섰지만 카카오 광폭행보의 큰 틀은 변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현재 진행형인 성공이기에 카카오의 최근 성과를 두고 확대해석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그러나 카카오가 2020년을 맞아 의미있는 존재감을 보여주는 것은 사실이다. 그 비결을 내밀하게 찾아볼 필요가 있다.

▲ 여민수 조수용 대표. 출처=카카오

플랫폼과 콘텐츠 모두 날고있다
카카오는 1분기 매출 8684억원, 영업이익 882억원을 달성했다. 시장의 컨센서스가 매출 8599억원, 영업이익 736억원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놀라운 성과라는 평가다.

플랫폼과 콘텐츠 모두 날았다. 1분기 플랫폼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1% 감소,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한 4418억원을 기록했다. 톡비즈 매출은 신규 광고주 확대와 커머스의 성장으로 전분기 대비 1%, 전년 동기 대비 77% 증가한 224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카카오커머스의 1분기 전체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5% 늘었다. 포털비즈 매출은 계절적 비수기와 코로나19로 인한 대형 브랜드 광고주의 광고 집행 수요 감소로 다소 줄었으나 신사업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14%,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한 1005억 원으로 집계됐다.

콘텐츠 부문 매출은 전분기 대비 6%, 전년 동기 대비로는 8% 증가한 426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유료 콘텐츠 부문이다. 유료 콘텐츠 매출은 지난 4분기 카카오재팬 회계기준 변경에 대한 기저효과로 전분기 대비 97% 상승했고, 글로벌 거래액 확대에 따른 가파른 매출 성장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로는 30% 성장한 970억원으로 집계됐다. 픽코마의 성장에 힘입어 1분기 유료 콘텐츠 부문의 글로벌 플랫폼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51% 성장했다. IP 비즈니스 기타 매출은 주춤했지만 게임 콘텐츠 부문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 성장한 968억원, 뮤직 콘텐츠 부문은 전년 동기 대비 10% 증가한 1507억원을 기록했다.

결국 카카오 비즈니스의 두 축인 플랫폼과 콘텐츠가 모두 호조세를 보였기 때문에 최근의 승승장구가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트렌드가 확산되며 카카오는 그 수혜를 톡톡히 받았다는 평가다.

카카오의 비즈니스가 펄펄 날며, 당연한 말이지만 자회사들의 존재감도 강해지고 있다. 실제로 콘텐츠의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2571억원의 매출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306억원에 달하는 거대 플레이어로 성장해 캐시카우 역할을 해내고 있으며 기업가치는 최대 4조원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해외 투자사 앵커에퀴티파트너스로부터 2100억원의 투자를 유치한 카카오M의 지난해 매출도 무려 2129억원, 영업이익은 250억원을 찍은 상태다.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도 실적이 수직 상승중이다. 여기에 금융의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의 연결성이 강화되며 시너지를 일으키는 한편 일부 논란은 있으나 카카오 모빌리티의 쾌속질주도 이어지고 있다.

▲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출처=카카오

핵심전력은?
카카오 내부의 핵심 전력을 살피면 톡비즈(선물하기, 알림톡, 커머스, 톡보드 등), 핀테크, 콘텐츠, 자회사 IPO가 고무적인 성장세를 상징한다고 볼 수 있다. 톡비즈는 카카오톡을 통한 수익화는 물론 이커머스와의 연계를 살릴 수 있는 핵심 전력으로 분류된다.

핀테크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로 대표된다.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는 "2019년 7월 기준 계좌 개설 고객이 1000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 3월말 고객수는 1200만명”이라면서 “지금도 하루 1만명, 매월 20만명에서 30만명이 계좌를 열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 시대를 여는 한편 업계에서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와의 연결성이 강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은행의 기능과 간편결제의 기능을 가깝게 위치시켜 시너지를 강화하는 한편 그 연장선에서 범 카카오 금융 인프라의 응축력을 끌어내려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블록체인의 가능성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한다.

콘텐츠는 이미 검증된 플랫폼들이 활동하고 있으며 자회사 IPO는 이러한 성과 위에 얹혀지는 기업의 가치 제고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 톡보드 설명회. 사진=최진홍 기자

핵심은 카카오톡
카카오가 보여주는 인상적인 행보의 비결은 크게 톡비즈와 핀테크를 포함한 실적 개선, 이에 따른 자회사 IPO 가능성에 따른 호조세로 정의할 수 있다. 여기에 외부 변수로는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트렌드 강화와 글로벌 주식시장이 기술주 중심으로 재편되는 장면을 꼽을 수 있다. 이 네 가지 효과가 화학반응을 일으키며 카카오의 인상적인 행보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동력은 카카오톡이다. 카카오는 기업의 정체성도 카카오톡에 있고, 또 오랫동안 카카오톡을 바탕으로 하는 O2O 전략을 구사하며 플랫폼 비즈니스의 끈을 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때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다양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가동하며 카카오톡의 구동이 느려지거나, 일부 서비스의 빠른 종료로 시장의 우려를 사기는 했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인 카카오에 다양한 생활밀착형을 부착한 것은 신의 한 수로 여겨지고 있다.

그 연장선에서 카카오톡이 실제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카카오의 톡보드가 대표적이다. 올해 매출 1조원이 기대되는 가운데 채널과 비즈메시지, 페이까지 이어지는 경험의 확장이 벌어질 전망이다. 톡보드는 카카오 공동체의 핵심 자산 및 고도화 되고 있는 비즈니스 솔루션들과도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카카오페이, 카카오톡 선물하기 등 핀테크와 커머스 플랫폼은 상품의 발견을 구매로 이어지게 하는 편리한 환경을 제공하며 다양한 비즈니스 솔루션과 접점이 넓다는 평가다. 콘텐츠를 통한 성과도 동일한 연장선에 있다. 카카오페이지 및 픽코마, 카카오M 등이 수익을 내기 시작하는 가운데 그 중심에는 카카오톡이라는 기간 인프라가 탄탄한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카카오가 보여주는 고무적인 성과의 뿌리에는 카카오톡이 있고, 또 이를 키워가기 위한 인내의 시간들이 있었으며 또 이를 성과로 창출하게 만든 수익화 전략이 만개하고 있다는 평가다. 연장선으로는 임지훈 대표 시절부터 이어진 강력한 인수합병 및 투자, 광고 및 브랜드 전문가인 여민수 및 조수용 대표 체제의 수익화 전략이 카카오톡 기반 성과 창출의 기반이 됐다.

특히 여민수 및 조수용 대표 체제의 카카오는 카카오톡이라는 넓은 플랫폼에서 어떤 지점이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인지 판단하는 '후각'이 예민해졌다. 이러한 후각은 전 대표 체제가 구축한 인수합병 및 투자의 판을 가다듬어 말 그대로 실적을 창출하는 선택과 집중으로 이어졌다.

소프트웨어와 우직함
한 발 더 들어가면 카카오의 비즈니스 마인드, 즉 소프트웨어 즉 측면의 사고방식과 만날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우직함이다. 카카오는 '거마비를 받는 중개 플랫폼 이상의 가치가 무엇이냐'는 업계의 오래된 질문에 생활밀착형 서비스의 탑재를 바탕으로 하는 각 사업의 시너지라는 답안을 냈고, 그 연장선에서 기다리고 인내하며 기회를 모색했다. 실제로 2017년 후반부터 2018년 초까지 소위 '카카오 위기론'이 넘실댔던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설명은 더욱 당위성을 가진다.

이 과정에서 전략의 유연함도 돋보인다. 사실 카카오는 오랫동안 내수용 기업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인도네시아 패스 모바일 인수를 바탕으로 다양한 가능성까지 타진했으나 모조리 실패했다. 다만 콘텐츠적 측면에서는 이야기가 다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내수용으로만 주로 활용하며 핀테크로 대표되는 금융 인프라의 집중력을 영리하게 스며들게 만들었고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플랫폼 및 콘텐츠 서비스가 가동될 수 있도록 했다. 

그 연장선에서 글로벌 시장에는 카카오톡의 존재감을 일부 포기하고 콘텐츠로만 승부를 거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카카오톡+콘텐츠 및 플랫폼 생활밀착 전략'을 구사했다면 글로벌 시장에서는 카카오톡을 빼고 '콘텐츠 및 플랫폼 생활밀착형 전략'으로 성공하고 있다는 뜻이다.

물론 카카오의 성공은 아직 완벽하지 않다. 갈 길이 멀다. 그러나 핵심 플랫폼을 중심에 두고 우직한 믿음으로 비즈니스를 끌어온 상황에서 최근에는 선택과 집중으로 무장한 유연함까지 적재적소에 구사하고 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