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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IT법안②] CP 무임승차 방지법...‘동상이몽’

각 진영의 온도차이 ‘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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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가 20일 열린 가운데 넷플릭스와 같은 CP(콘텐츠 제공자)도 망 유지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됐다.

CP와 ISP(망 사업자)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특히 망 이용료 분쟁을 치르고 있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전투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한편 ISP 사이에서도 미묘한 온도차이가 감지되어 눈길을 끈다.

이번에 국회서 통과된 개정안에는 소위 넷플릭스 무임승차 방지법이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ISP는 물론 CP도 망 유지에 대한 책임을 지는 한편, 해외 사업자들은 우리나라 이용자 보호를 위해 국내에 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가 망 이용료 분쟁을 겪는 상황이라 특히 시선이 집중된다.

   
▲ 출처=갈무리

최근 SK브로드밴드는 글로벌 CP인 넷플릭스에게 합당한 망 이용료를 지불하라 요청했으나 넷플릭스는 이를 거절했고, 그 대안으로 자사의 오픈커넥트 프로그램을 역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SK브로드밴드가 이를 거절하자 넷플릭스는 해당 쟁점을 방송통신위원회의 중재에서 단숨에 법원으로 끌고 갔다.

흥미로운 대목은 국내 CP의 입장이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국내 CP는 한 때 망 이용료 납부를 두고 글로벌 CP가 합당한 망 이용료를 내지 않는다며 대립각을 세우는 한편 ‘기울어진 운동장론’을 주장했으나, 최근에는 동맹을 결성하고 ISP와 싸우는 중이다. 

상호접속 고시개정 후 국내 ISP가 과도한 망 이용료를 받고 있다며 비판한다는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있다는 뜻이다. 그 연장선에서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 분쟁이 벌어지자 국내외 CP는 모두 합심해 넷플릭스의 의견에 동조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국회에서 CP에게도 망 유지에 대한 책임을 거론하는 개정안을 준비하자 논란은 더욱 커졌다. 

당장 SK브로드밴드와 법정공방을 벌이는 넷플릭스가 “CP에게도 망 유지책임을 지우는 것은 이중과세”라는 지적을 하는 가운데, 국내외 CP들 모두 비슷한 이유로 개정안을 크게 비판했다. 나아가 개정안이 결국 국내 CP에게만 족쇄가 될 수 있다 우려하는 한편 중소 CP 및 스타트업이 성장할 수 있는 길을 막는다고 주장했다.

ISP의 입장은 다르다. 해당 개정안이 최소한의 의견수렴도 없이 졸속으로 추진된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사실 이와 관련된 논의는 10년 전부터 있었다는 설명이다. 이 외에도 2016년 소위 SK브로드밴드와 페이스북 사태, 2017년에는 네이버와 구글이 망 이용료 문제로 충돌하며 ‘기울어진 운동장’과 관련된 논쟁이 벌어진 바 있다. 인터넷 상생발전협의회도 가동되고 있으며 ISP와 CP의 의견교환은 상당히 오래 진행됐다. 졸속으로 법안이 추진된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개정안이 법의 적용을 받는 국내 CP에게만 적용되어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주장에도 반론은 나온다. 개정안에 ‘국내에 주소 또는 영업소가 없는 CP에게 국내대리인을 지정해야 한다’는 조항이 나오고 국내에서도 지난해 정보통신망법 상 국내대리인 지정 제도를 도입해 국내외 사업자간 역차별 해소를 도모한 선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 연장선에서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자, CP와 ISP의 전쟁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먼저 SK브로드밴드의 망 이용료 납부에 맞서 ‘이중과세’라 주장했던 넷플릭스의 입지는 다소 좁아질 전망이다. 해외에서 일부 망 이용료를 납부했다는 점도 알려진 가운데, 국내 홀대론이 커질 수 있다.

SK브로드밴드는 이번 개정안 통과로 넷플릭스를 향해 강공모드를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SP 내부에서도 온도차이는 뚜렷하다. 특히 넷플릭스와 협력하는 LG유플러스는 연말 계약 종료를 앞둔 상황에서 ‘전선의 배치’에 고민하는 분위기다. 협력을 이어갈 것인지, 혹은 다른 길을 선택할 것인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넷플릭스와의 콘텐츠 제휴를 통한 기회비용을 두고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분위기다. 이러한 분위기는 KT도 마찬가지다. SK브로드밴드가 국내 ISP를 대표해 CP와 전투를 벌이는 동안, KT와 LG유플러스는 일단 정중동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편 CP들은 국회 개정안 통과에 실망하는 기색이다. 일단 SK브로드밴드와 같은 ISP가 해외 CP에 대한 망 이용료 요구에 강하게 나설 것으로 예상되어 상대적으로 국내 CP들은 큰 변화를 느끼기 어렵겠지만, 추후 높은 망 이용료에 대한 문제제기는 지속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관념적 측면의 망 중립성 논란과도 관련이 있으며 국내외 CP 동맹의 지속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5.21  18:01:35

<경제를 리뷰, 미래를 본다 © 이코노믹리뷰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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