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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뱅크, 침몰과 반등의 계곡에 서다

제2의 알리바바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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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손정의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제가 무너지는 한편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이 반성문까지 쓰며 항공과 금융주 '손절'에 나서는 엄혹한 시기라지만, 손 회장의 소프트뱅크 제국의 균열은 그 누구의 위기보다 심각하고 답이 보이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그에게 투자의 귀재라는 타이틀을 안겨준 알리바바마저 소프트뱅크를 떠나며, 손 회장 위기론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결국 남아있는 답은 둘 중 하나다. 침몰하거나, 극적으로 반등하거나. 손 회장의 선택지는 어디일까.

   
▲ 손정의 회장. 출처=뉴시스

11조엔 적자 충격
일본 소프트뱅크는 18일 지난해 4월부터 올해 3월까지 11조엔(16조원)의 적자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충격적인 수치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며 일본 기업 역사상 최악의 마이너스다.

손 회장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오일머니가 의기투합한 비전펀드의 실패, 특히 위워크 투자 실패가 결정타를 날렸다. 위워크는 한 때 공유 오피스의 신기원을 세우며 자사를 공유경제 기업으로 포장, 막대한 투자금을 빨아들였으나 창업자 애덤 뉴먼의 방만한 경영에 온디맨드 비즈니스의 약점을 고스란히 노출하며 침몰하고 있다.

비전펀드는 위워크를 살리기 위해 추가 투자금을 투입하겠다고 선언했으나 이를 철회했고, 오히려 위워크에 고소까지 당한 상태다. 로이터에 따르면 위워크가 소프트뱅크가 약속한 추가 투자는 30억달러(3조6700억원)의 주식 공개매입이었으나, 비전펀드가 도저히 투자를 할 수 없다 버티자 위워크가 반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2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졌고, 그 충격은 오롯이 투자자인 비전펀드가 받아내고 있다.

나아가 투자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교통·물류 분야 기업은 코로나19에 따른 외출 자제로 큰 타격을 받았고, 비전펀드의 88개 투자처 중 무려 60%인 50개 기업의 가치가 하락하는 등 경고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 규모를 2배로 키우는 한편 미국 통신업계에서 발을 뺀다는 방침을 세웠다. 4위 통신사 스프린트의 대주주던 소프트뱅크는 지난달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된 후 T모바일 지분 25%를 보유하고 있다. 그 물량을 T모바일의 대주주인 독일 도이치텔레콤에 넘기는 방안을 검토하는 셈이다.

알리바바의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도 자구책 중 하나다. 지난해 6월 기준 알리바바의 지분 26%를 보유한 가운데 이를 매각, 1조2500억엔(14조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손 회장은 "세계적인 위기지만 4조5000억엔 현금이 확실히 들어오는 형태"라며 "28조 5000억 엔 가치의 주식을 가지고 있어 자금 면에서의 불안은 적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안전운전'을 강조하며 "제로 배당 가능성도 있다"는 말도 했다.

   
▲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 출처=뉴시스

공포, 이겨낼까
소프트뱅크가 엄청난 적자를 기록한 가운데, 2017년부터 소프트뱅크 이사를 맡아온 마윈 알리바바그룹 창업자가 이번에 이사직에서 물러나기로 결정한 장면이 눈길을 끈다. 소프트뱅크가 최악의 위기를 맞이하는 한편 손 회장의 투자'감'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소프트뱅크의 비상을 상징하던 알리바바와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순간이다. 만약 알리바바 주식을 전량 매각한다면 소프트뱅크와 알리바바의 동행은 완전히 끝나게 된다.

업계에서는 알리바바와 소프트뱅크의 연결고리가 약해지는 점을 두고 의미심장하다는 평가를 내놓는다. 과거 위기에 처한 소프트뱅크가 알리바바 매직을 통해 건재함을 과시했던 상징성이 있기 때문에, 그 상징성이 최근의 위기로 퇴색되고 있다는 말이 나오기 때문이다.

사실 소프트뱅크의 위기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손 회장은 재일동포 3세로 태어나 미국 유학을 다녀온 후 귀국해 1981년 자본금 약 1억엔(현재 약 91만달러)에 직원 두 명을 영입, 고향 근처 오도로시에 IT 회사를 세운다. 이제 막 태동하기 시작한 IT 사업은 수익성이 낮았으며, 그는 몇번이나 파산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손정의 회장은 자본금 위기가 닥쳐도 전자전시회에 꼬박꼬박 참여하며 소프트뱅크의 경쟁력 확보와 IT 트렌드를 스스로 체화했으며, 결국 소프트뱅크는 매출 35억엔의 어엿한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손 회장은 1997년과 1998년 미국의 거부인 로스 페스와 합작을 바탕으로 사업을 크게 키웠고 세계 미디어의 황제 루퍼트 머독과의 유명한 '기습 협상'을 계기로 디지털 위성방송 사업에도 진출한다. 1998년 1월 소프트뱅크의 주식은 일본 대장성의 허가를 받아 장외시장에서 2부를 거치지 않고 곧장 도쿄증권거래소 제1부에 상장되는 역사를 세웠고, 1999년 나스닥재팬까지 설립됐다. 또 일본은행 사상 처음으로 IT 업종이 은행업에 진출하는 첫 사례를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2001년부터 세계 IT 사업의 불경기가 시작되며 소프트뱅크와 손정의는 추락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는 2001년 약 9000억 원의 평가손실을 기록하며 흔들렸으며 야심차게 설립했던 나스닥재팬도 2002년 말 문을 닫았다. 심지어 2003년에는 소프트뱅크 주가가 94% 폭락하며 손정의는 '포브스'가 선정한 '역사상 가장 많은 재산을 잃은 부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지금과 비슷한 최악의 위기다.

손 회장은 그 위기를 승부사적 기질로 돌파했다. 야후재팬을 다시 일본 도쿄 증시 1부에 상장시키며 기회를 모색했고 거칠게 항의하는 주주들을 직접 찾아가 6시간 동안 설득하기도 했다. 재팬텔레콤을 인수하고 당시 일본 꼴찌 통신사 보다폰 일본법인까지 품으며 통신계로 보폭을 넓히면서 애플과 협력하는 협상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투자본능도 꿈틀댔다. 손 회장은 2004년 자기를 찾아온 무명의 중국인 사업가와 10분 간 이야기를 나눈 후 그 자리에서 2000만달러 투자를 결정했고 모두가 그 무모한 결정에 경악했다. 그러나 무명의 중국인 사업가가 이끌던 이커머스 기업은 2014년 뉴욕증시에 상장되는 잭팟을 터트리며 손 회장의 승부사 기질이 옳았음을 증명했다. 그 무명의 중국인 사업가가 바로 마윈 알리바바 창업주다.

결론적으로 손 회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 어려운 시절을 겪었고, 당시 그는 본능적인 투자감으로 알리바바 매직을 일으켜 대성공을 거둔다. 일각에서 현재 손 회장의 어려움이 이어지고 있으나 그가 보여줬던 과거의 능력이 다시 재연될 것이라 믿는 이유다.

다만 소프트뱅크의 어려움을 털어내고 반등을 가능하게 만든 요소인 알리바바가 최근 소프트뱅크와 결별하고, 또 손 회장의 투자 능력이 예전같지 않다는 말이 나오는 대목은 우려스럽다. 제2의 알리바바를 찾으려던 손 회장이 위워크의 애덤 뉴먼을 선택하는 실수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심지어 손 회장이 이번 실적을 발표하며 본인을 예수로 비유한 장면을 두고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다. 물론 "예수도 처음엔 오해받고 비난 받았다"라는 설명은 지금의 행보가 어려워도 훗날 진가가 드러날 것이라는 예시를 든 것인지만, 일각에서는 손 회장이 은퇴 선언을 한 후 번복하며 새로운 기술의 트렌드를 모색했으나 오만해졌고, 이 과정에서 오히려 제2의 버블에 휘말린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소프트뱅크의 침몰을 두고 일각에서는 인터넷 버블의 재연이라는 비판이 득세하는 상황이다. 손정의 회장의 선택에, 이후 행보에 시선이 집중된다.

최진홍 기자 rgdsz@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5.20  13: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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