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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학의 직장에서 살아남기] 우리는 질문과 부탁에 인색한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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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질문이 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질문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는 것 같다. 늘 질문을 하면서 자신이 없다. 마치 죄를 지은 사람처럼 쭈뼛거리기 일쑤다. 질문이라도 하면 다행이다. 누군가는 마치 다 알고 있는 척하기 바쁘다. 또 어떤 사람은 질문하고 싶지만, 아깝게 타이밍을 놓쳤다고 한다. 또 어떤 사람은 옆 사람의 팔을 잡고 손들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한다. 질문 하면 늦게 끝나 다나 뭐라나.

그래서, 반골의 기질이 다분한 필자는 강연 또는 세미나에서 발표 시작 때부터 ‘질문’에 대해서 강조하는 편이다. 오히려 질문을 하라고 강조한다. 제발 좀 질문을 좀 해달라고 부탁 또는 아부성 발언도 서슴지 않는다.

“저도 사람 인지라… 언제든지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건 강연에서도 마찬가지죠. 혹시 제가 말하는 도중에 모르겠거나, 이해가 잘 안되거나, 또는 좀 더 명확히 정리하고 넘어가야 할 것 같을 때에는 조용히 손을 들고 질문해주세요.”

이렇게 정중하게 부탁 또는 읍소를 하면, 신기하게도 누구도 질문하지 않는다. 별도의 Q&A 시간에도 마찬가지로 특별한 질문으로 나를 당황시키는 이는 거의 없다. 그렇다고 잘 들었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액션도 찾아보기 어렵다. 다들 입을 꾹 닫고, 잠시 동안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이 벙어리가 된다. 그것이 미덕이라고 알고 있는듯 했다.

그럴 때는 오히려 내가 질문을 던지는 편이다. 그럼 더욱 많은 이들이 나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듣는다. 뭐 듣는 척을 하는 편이다. 그들의 속마음을 알 수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거꾸로 청중의 입장에 섰을 때, 열렬히 질문을 하려고 하는 편이다. 물론 나 조차도 잘 되지 않는다. 누군가의 눈치를 보지 않는 사람이란 없으니 말이다. 그때마다 누군가의 질문에 답을 하는게 익숙할 뿐이라고 자위하는 편이다.

그러나 직장생활은 강연장과 세미나와는 다르다. 모르고 넘어가면 안된다. 자신의 일 그리고, 타인과 연계된 내용이 나의 밥줄이 된다. 만약, 나만 모르고 지나가는 일이 회사의 명운을 결정하는 중요한 일이라면 어쩌겠는가. 은근슬쩍 넘어가고, 다음에 잘해야지 하며 속으로 마음 먹고 넘어가겠는가. 그로부터 오는 손해는 모두 스스로 감당해야 하는데, 과연 괜찮을까?

직장생활에서 질문과 부탁은 매우 유용한 무기이다.

결론만 말하면, 질문과 부탁을 많이 하면 할수록, 게다가 적재적소에 필요할 때마다 제대로 해낼 수록 일을 잘하는 사람이 된다. 왜 그럴까? 질문과 부탁으로 우리는 조직 내 대부분의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다.

학교에서 가장 먼저 배우는 것이 ‘말하기, 듣기, 쓰기’와 마찬가지로, 회사에서도 쉬지 않고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교육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결국, ‘일을 더욱 빠르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통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이럴 때 가장 많이 쓰는 스킬이 질문과 부탁이다. 서로간의 일에 대한 공감대는 물론이고, 필요에 따라 적재적소에 질문하고, 이에 대한 답을 듣는 등의 대화를 이어가면서 비로소 친밀도라는 것을 얻게 되는 것이다.  

단순히 ‘친목 도모’를 위한 것이 아니다. 서로가 아는 것과 모르는 것, 누군가의 전문 분야 또는 스킬이 무엇인지를 서로가 서로에게 투명하게 공유하여 ‘함께 일하는 문화’를 만드는 기초를 닦는 개인별 필수 행위가 질문과 부탁이기 때문이다. 이를 권장하여 활성화 된 문화를 갖게 되면 조직은 잘 될 수 밖에 없다. 갈등이 나타나는 그 순간에 누군가 나서서 슬기롭게 질문과 부탁을 통해 적절히 해결할 테니 말이다. 밑 바탕에 최적의 공감대가 있고, 이를 통해 조직과 개인이 원하는 바를 달성하는데 중요한 동력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질문과 부탁 자체를 권장하지 않는, 오히려 금지하는 몇몇의 회사를 보곤 한다. ‘지시와 명령’으로만 대화를 하고, 여기에 질문을 하면 오히려 반기를 드는 사람 인냥 치부하는 등의 잘못된 관행 등이 박혀 있는 곳 말이다.  

이런 조직에서 오랫동안 생활한 이는 ‘질문하지 않는 미덕’이라는 이상한 미신을 믿게 된다. 그걸로 다른 조직에 가더라도 질문하지 않는다. 끙끙 자신에게 주어진 업무를 ‘혼자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만약, 옮겨가는 회사가 ‘일을 함께하는 것을 권장’하는 회사라면, 이 사람은 이 곳에서 적응할 수 있을까?

실제 예전에 데리고 있던 직원이 거의 질문하지 않다가 갑자기 질문한 적이 있다. 그의 질문을 이끌어 내기 위한 나의 노력이 빛을 발했던 것이었다. 당시 일하는 스타일은 ‘회의하지 않는 것’이었다.

특정 임무에 프로젝트 매니저(PM)가 있으면, PM이 모든 방향과 단계 및 일정을 공유하고, 그 과정에서 대면 또는 비대면의 회의 형식의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졌다. 그 속에서 해당 업무에 대한 상호간의 해야할 역할과 필수적으로 완수해야하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필요할 때마다 각자가 삼삼오오 모여 간단한 논의를 하고는 헤쳐 모였다.

정기 회의는 일주일에 한 번. 점심을 먹으면서 이루어졌다. 그것도 서로간의 어려움을 털어놓는 성토 대회 방식으로 하여, 내용만 보면 회의라고 보기 보다는 넋두리에 가까웠다. 이제 막 들어온 경력직 사원은 그러한 업무 방식에 대해 좀처럼 적응하지 못했다. 들어보니 이전 회사에서는 뭐든지 얼굴을 맞대고 결정했다고 하더라. 그리고 그 결정권을 지닌 자가 대표(리더)였고, 그 리더가 모든 것을 관장하고, 나머지는 전부 시키는 대로 하는 방식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중장 집중식 커뮤니케이션 방식을 지양한다고 이야기해줬다. 서로가 각자의 분야에서 전문성 및 가능성을 들고 왔던 사람이기에 그에 대한 인정 차원에서 리더라고 하여 왈가왈부 하지 않는다고 말이다. 혹시 의구심이 들면, ‘질문과 부탁’을 통해 해결하면 된다고 알려줬다.

그 조차도 아끼기 위해, 최근부터 ‘기록에 의한 대화’를 한다고 알려줬다. 그래서, 늘 팀에서 하는 특정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관계가 있든 없든 무조건 C.C(참조)를 걸어, 모두가 알 수 있게 공개한다고도 알려줬다.

해당 방식으로 우리는 ‘누군가 돋보이는 듯한 질문은 하지 않지만, 모두가 서로가 하는 일에 대하여 수시로 어떤 채널이든 간에 질문할 수 있는 문화’를 성공적으로 정착시켰다. 이걸로 일을 하는데 필요한 최적의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일을 하면서 다들 착각하는게 있다. ‘일은 결국에 혼자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것도 맞다. 그러나 함께 하면서도, 혼자 할 수 있어야 한다. 혼자 할 때는 ‘해당 작업의 전문성이라는 칼을 쥔 자가 자신의 영역에서 총대를 메고 최선을 다하는 것’을 말한다. 그 외에는 대부분 서로가 서로의 일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일을 보다 정확하게 끝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쉬운 것을 하기 위해서는 질문과 부탁에 인색해서는 안된다. 부끄럽더라도, 할 말은 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이를 강조하여 말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만 개인의 피해가 조직으로 번지는 일을 막을 수 있다.

조직도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 바로 이것이다. 어떻게 하면 서로 질문하게 할 수 있을까? 대표는 이제 이런 고민을 해야할 때이다. 묻지 않으면, 궁금하지 않다거나, 다 안다는 말인데, 어떻게 그 말을 믿을 수 있겠는가 말이다.

김영학 이직스쿨 대표 careerstyling@gmail.com

기사승인 2020.05.21  07: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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