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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경제 리마인드 20년]②‘위기대응 DNA’로 자생력 갖춘 재계

창간20돌 특별기획/ 재계, IMF 체제와 금융위기 거쳐 질적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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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pixabay

[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밀레니엄을 앞 둔 1999년 대한민국 재계는 공포에 휩싸였다. IMF 외환위기로 촉발된 기업들의 줄도산은 체력을 갖춘 대기업에도 마수를 뻗쳤다. 뉴스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기업의 위기 소식이 넘쳐흘렀다. 특히 재계 3위 대우는 구심점이 사라진 2000년을 기점으로 급격히 사세가 기울었다. 구조조정, 명예퇴직 등 고강도 자구책은 당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결과다.

밀레니엄이 도래한 2000년. 재계에서는 꾸준히 인수합병(M&A)과 청산 절차에 나선 기업들이 늘어났다. 현재 재계 기업들을 살펴보면 삼성(전자), 현대차(자동차), SK(통신, 전자), LG(전자) 등 주력 산업이 떠오르기 마련이다. 극도의 위기 속에서 각각의 활로를 찾은 이들 기업들은 이후 각자의 색깔을 명확히 갖춰갔다. 아이러니하게도 IMF 외환위기가 기업들의 혁신을 더 빠르게 만드는 트리거가 된 셈이다.

과거 20년 대한민국 재계 서열의 변화

대한민국 의전서열을 보면 대통령 1위, 국회의장 2위, 대법원장 3위, 헌법재판소장 4위, 국무총리 5위 등이다. 이러한 서열은 명문화돼 있지 않지만, 관련 법 조항과 관행에 따라 대우를 받게 된다. 재계에서도 이런 서열이 있다. 재계의 서열은 바로 ‘돈’이다. 그러한 돈은 매년 특정한 시기에 기업집단이 보유한 자산총액이며, 하나의 관행처럼 재계의 서열이 매겨진다.

   
▲ 연도별 재계 순위. 출처=공정거래위원회

2001년 그러한 재계 서열 1위가 변동됐다. 삼성이 1위로 올라서고, 현대가 2위로 내려왔다. 통상적으로 대규모 기업집단의 자산총액은 사업을 크게 실패하지 않는 이상 쉽게 감소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원인은 내부 ‘분할’이다. 기존 현대로 뭉쳐진 그룹이 흩어지면서 자산총액이 분산됐다. 재계 1위는 그렇게 변경됐다. 지난 1일 기준 삼성이 보유한 자산총액은 424조9000억원이다. 분할 이후 고속 성장을 지속한 현대자동차(234조7000억원)와 격차를 유지 중이다.

그러한 변동은 2005년에도 범 LG가의 분할로 다시 나타났다.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재계 서열 2위를 기록한 LG는 GS와 LS가 분리되면서 2005년 3위, 2006년 4위로 내려앉았다. 순수한 자산총액 감소가 아닌 분할로 서열이 변동됐다. 2006년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롯데로 이어진 재계 서열 톱5는 2020년까지 15년간 이어졌다. 현재 재계 서열 톱5의 자산총액은 2001년 222조470억원에서 2020년 1143조6000억원으로 5배 가량 불어났다.

고도화와 신산업… 대한민국 재계 성장 모멘텀

재계 기업들은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기 위해 혈안이다. 삼성의 반도체, LG의 생활가전,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SK의 반도체 등 기존 사업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새로운 사업으로 진출하면서 규모를 키워왔다. 과거 재벌 기업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수준이 아닌 철저한 시장 분석과 M&A, 사업화 등을 거쳐 전문적인 방향으로 전환했다. 바이오, 전기차, 배터리, 디스플레이 등 차세대 산업에 대한 접근을 가속화하고 있다.

   
▲ 재계순위 톱4 연도별 자산총액. 출처=공정거래위원회

과거의 사례를 비춰보면 대표적인 예가 SK의 하이닉스 인수다. SK는 2012년 3월 하이닉스를 전격 인수하면서 그룹의 방향성과 이미지가 기존 정적에서 동적으로 변경됐다. SK는 하이닉스 인수 이후 자산총액 규모가 꾸준히 늘어났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자산총액 증가분을 2012년 한 해에 이뤄냈으며, SK하이닉스의 성과에 힘입어 증가하는 추세다.

현대자동차는 IMF 외환위기 속에서 기아자동차 M&A 이후 압도적인 내수시장 점유율을 바탕으로 경쟁력을 쌓았다. 또 글로벌 시장에 공격적인 진출로 고속성장을 이어냈다. 현대자동차는 쌓아온 사업 역량을 토대로 미래차 분야에 진출을 적극 시도 중이다. 삼성도 주력 사업인 전자 분야 이외에도 바이오 분야에 진출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LG는 기존 보유한 사업의 고도화와 함께 배터리, 소재 분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책임경영 그리고 향후 20년 대한민국 재계

이러한 재계의 성장 과정에서 책임경영은 필수적으로 뒤따른다. 우리 사회에서 전문경영인 제도를 도입해 성과를 내는 특정 기업도 있다. 하지만 ‘초연결’로 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수많은 계열사들의 구심점 역할을 맡는 컨트롤타워가 필수적이다. 그룹의 주요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오너의 책임경영이 더욱 부각된다. IMF 외환위기 시절 오너가 사라진 기업의 말로는 재계의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대한민국 재계는 2008년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2010~2012년 유럽 재정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현재 진행형인 미중 무역분쟁, 일본 수출규제와 같은 대형 리스크 속에서도 현장을 누비는 기업인들이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불확실성이 더욱 커진 상황에서 기업인들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지고 있다. 재계의 주요 오너들의 신년사에서도 이 같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혁신’ 주문이 주를 이뤘다.

2000년부터 2020년, 그리고 향후 20년. 기술적 혁신, 사업적 혁신 등으로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온 재계는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잦은 대형 리스크 속에서도 해법을 찾아낸 대한민국 재계는 이제 모두가 연결된 초연결 사회에서 글로벌 역량 시험대에 섰다.

황대영 기자 hdy@econovill.com

기사승인 2020.05.22  08:3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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