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뮨메드 김윤원 대표.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코노믹리뷰=황진중 기자]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는 차세대 바이러스 치료제로 볼 수 있는 ‘바이러스 억제인자(VSF, Virus Suppressing Factor)’를 발굴해 개발 중이다. 이뮨메드 설립과 VSF 개발에는 많은 난항이 있었지만 최근 개발이 순항하고 있다. VSF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어 보인다는 점이 확인되면서 이뮨메드는 업계 주목을 받았다. VSF 개발 과정과 비전을 듣기 위해 ‘이코노믹리뷰’가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를 만났다.

이뮨메드 설립 시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 도움 커

김윤원 이뮨메드 대표는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동대학에서 의학미생물학 박사를 취득했다. 그는 서정선 마크로젠 회장의 4년 후배다. 서정선 회장은 이뮨메드 설립 시 많은 부분을 도왔다. 김윤원 대표는 “2000년 초에 우연히 서정선 회장을 만났다. 당시 마크로젠은 한국 바이오텍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한 기업이었다. VSF에 대해 설명하니 회사를 차려 이를 계속 개발하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면서 “원래는 VSF를 연구해서 제약바이오 기업에 기술이전하려고 했지만 설립을 도와준다는 제안에 이뮨메드를 창업했다”고 설명했다.

서정선 회장 등 주요 관계자들이 이뮨메드 이사로 참여하면서 설립 당시 이뮨메드는 주목을 받을 수 있었다. 바이오 기업 투자에 전문성을 갖고 있던 투자사로부터 투자도 받았지만 상황이 다소 악화해 VSF 개발을 지속하기 어려웠다. 김윤원 대표는 “이후 투자를 받기 어려워 전문성이 있는 진단키트를 개발해 정부 연구비를 받으면서 회사를 이끌었다”면서 “남은 투자금과 내 자금으로 VSF 연구를 보조적으로 했다”고 말했다.

SV인베스트먼트가 이뮨메드에 2015년부터 투자를 하면서 VSF 연구는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김윤원 대표가 전자파 부분을 연구한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김 대표는 “2015년 이전까지 아무도 VSF를 인정해주지 않았다. 한국에서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인식이 있었다”면서 “전자파 생체 영향과 관련해 전자 업계 있는 사람들의 사고방식 등도 배울 겸 연구를 시작했다. 전자 업계 사람들은 한국이 해당 분야에서 잘하고 있으니 1등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글로벌 CMO 기업 론자와의 인연

이뮨메드가 개발한 바이러스 억제인자 ‘hzVSF 13주(hzVSF)’의 임상시험용 의약품은 글로벌 의약품위탁생산(CMO) 기업 론자가 생산 중이다. 론자와의 인연은 이뮨메드가 외국에서 투자를 받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시기였다. 김 대표는 “론자 관계자를 만나서 VSF에 대해 설명하니 본인들도 참여하고 싶다고 의사를 타진했다. 이후 알아보니 론자의 서비스는 가격이 굉장히 비쌌다. 이뮨메드가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주변의 말을 들었다”면서도 “론자 싱가포르 지점에 있는 관계자가 한국에 찾아와서 협력하자고 지속적으로 요청했다. 그는 VSF를 약으로 만들 시 항체가 생길 수도 있고 다른 부분에서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부분은 론자가 전문이니 해당 전문 영역에서 협력해 정말 좋은 약을 만들자는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론자는 이뮨메드가 주도하면서도 론자가 전문적인 부분은 론자가 주도하는 협력 체계를 원했다. 함께 생산을 위한 개발을 시작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은 론자 측에서 굉장히 합리적인 가격으로 서비스를 제공했다”면서 “당시에는 항체 약이 많지 않아 공장가동률 상승을 위한 부분과 좋은 의약품 개발에 참여하는 것 등을 론자가 얻으려고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hzVSF 상업 개발에 성공할 시 상업용 의약품도 한동안은 론자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VSF, 왜 차세대 치료제로 볼 수 있을까

김윤원 대표는 인체 내 바이러스 질환과 관련한 새로운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바이러스에 감염될 시 90%는 증상 없이 자연 치유가 되고 항체가 생기거나 면역세포에 기억이 된다. 10%는 몸살 등 인체 면역체계 활성에 따른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 중에서 2~3%가 폐렴이라던지 간염, 뇌염 등으로 진전된다. 바이러스가 증식하면 인터페론 등의 물질과 면역세포들이 감염된 세포를 죽이려고 한다. 감염된 세포는 감염된 세포대로 살고자 하니 싸움이 벌어진다. 면역체계가 활성화하면서 염증이 유도되거나 과도한 사이토카인 분비에 따른 사이토카인 폭풍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최근까지 활용되고 있는 바이러스 등 감염질환을 치료하는 약으로는 항바이러스제와 항체 치료제 등이 있다. 두 의약품은 대개 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거나 바이러스가 기생하는 숙주세포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인터페론 치료는 부작용이 나타나거나 장기간 이를 지속할 시 면역반응에 따라 인터페론에 대한 항체가 형성될 수 있는 것 등의 한계가 있다.

▲ 이뮨메드 김윤원 대표가 연구실에서 VSF 임상시험용의약품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VSF는 면역반응을 유도하지 않아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살리면서도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어 염증 등 증상과 사이토카인 폭풍 등 부작용이 없다. 김 대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는 손을 든다. 비멘틴이 구조적으로 바뀌면서 나오는 것”이라면서 “해당 비멘틴과 VSF가 결합해 세포에 자극을 주면 세포 내에서 바이러스 복제가 억제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세포가 단백질을 만들면 이를 세포 바깥에 내놓고 면역세포의 검사를 받는다. VSF는 이를 세포 밖으로 내지 않도록, 세포 속에 있도록 한다”면서 “세포가 바이러스 단백질을 만들더라도 면역세포들이 알 수 없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가 애초에 면역세포의 검사에서 통과돼 면역반응이 일어나지 않으니까 염증도 유도되지 않는 것이다. 복제를 하지 못하고 세포 내에 있는 바이러스는 엔자임에 의해 일주일에서 10일 사이에 분해된다”고 덧붙였다.

임상 2상·소규모 및 대규모 치료목적 사용·상장 박차

이뮨메드는 VSF를 의약품으로 만든 hzVSF와 관련해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안전성, 내약성, 약동학적 특성 등을 확인하는 임상 1상 마무리 단계에 있다. 해당 임상은 환자 투약이 끝나 서류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 기업은 hzVSF가 코로나19 치료에도 효과가 있는 점을 확인했다. 이후 개발은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된다.

▲ 이뮨메드 김윤원 대표가 VSF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김 대표는 “투여군과 위약군으로 나눠 의약품 개발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임상 2상을 코로나19 중등도 및 젊은 중증 환자를 대상으로 오는 6월 한국에서, 7월 이탈리아에서 진행할 것”이라면서 “2명 이상 25명 미만의 소규모 코로나19 응급환자를 대상으로는 이달 중순께 투여를 시작해 7월이면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이후에는 중증 및 최중증 환자를 위해 25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치료목적 사용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뮨메드는 또 코스닥 상장을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술성평가 점수를 확인하고 곧바로 상장예심청구를 진행해 순항 시 오는 9월 내외로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김 대표는 “기본적으로는 가능한 빨리 상장하는 것을 목표로 진행 중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