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박민규 기자] 인도네시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급증하고 있다.

지난 9일(현지 시간) 인도네시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337명 늘어 총 3293명, 사망자는 40명 증가해 280명으로 각각 집계됐다.

인도네시아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4일부터 매일 100명 이상씩 증가하다가 이번 주 들어서 하루 200명대로 뛰었고, 이날은 300명 넘게 확인됐다. 이런 확진자 급증세는 인도네시아가 중국산 코로나19 진단 키트 공수에 이어 한국산 검사 키트 보급 등 검사 능력이 보강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 계열사 4곳이 이달 6일 한국산 유전자 증폭 검사(PCR) 키트 5만개를 인도네시아 정부에 기부했고, 한국 정부 또한 40만달러 상당의 코로나19 진단키트 공급을 인도네시아에 약속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와 의료기관들은 자체적으로 10만개 이상의 한국산 검사 키트를 구매하기도 했다.

현재 인도네시아 내 코로나19 감염자는 의료진을 포함해 전 계층에서 두루 발견되고 있다.

CNN 인도네시아 등 외신들에 따르면 임신 8개월차인 35세 여성이 지난 7일 새벽 수마트라섬 부키팅기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고, 같은 날 오후 사망자의 코로나19 감염 사실이 확인됐다. 해당 임신부의 접촉자로 분류된 의료진 12명과 주민 13명은 격리됐다.

플로레스섬 북부 마우메레항구 앞 바다에선 지난 7일 밤 코로나19 확산 우려 때문에 정박을 거부 당한 여객선의 승객 5명이 바다로 뛰어내렸다가 구조됐다. 앞서 해당 선박은 항해 중 승무원 3명에게서 의심 증상이 발현하자 지난 6일 마우메레항구에 정박 허가를 요청했다.

코로나19의 발원국인 중국에서 인구 대이동이 일어나는 명절인 '춘절' 이후 감염자 수가 폭증했던 것처럼, 인도네시아에서도 최대 명절인 '르바란(이드 알 피트르)'을 앞두고 확진자 급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르바란은 라마단 종료와 함께 시작되며, 이때 약 2500만명에 달하는 인도네시아인들은 무딕(고향 방문)을 위해 이동한다.

코로나19 확산 억제를 위해 무딕 금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가운데, 조코 위도도 대통령은 "고향 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나 금지하지는 않는다"며 "일감이 없어진 사람들이 집에 돌아가는 것까지 금지할 순 없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