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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황대영 기자] 글로벌 서버 출하량이 3분기부터 성장세가 꺾일 전망이다. 코로나19에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당초 전망이 우세했지만, 각국이 방역을 위한 봉쇄 정책을 세움에 따라 공급망 훼손이 우려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장기적인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빨간불이 켜졌다.

현지시간 6일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서버 출하량은 코로나19로 인한 데이터센터 수요가 증가해 전반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백엔드 제조업체가 몰려있는 말레이시아와 필리핀 등에 봉쇄가 지속될 경우 공급이 중단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2분기 서버 출하량이 7~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1분기 서버 출하량이 높은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상대적으로 2분기 성장률이 낮게 보이는 요인이 감안됐다. 2분기 서버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상승했던 지난해보다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트렌드포스 마크 리우(Mark Liu)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4대 클라우드 제공업체의 데이터센터 서버 수요가 시장의 원동력으로 남아있다"라며 "지난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이들 4개 회사는 일부 생산능력을 중국에서 대만으로 이전해 1분기 출하량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2분기 코로나10 팬데믹(대유행)의 가속화가 공급망의 일부 부품 수급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지만, 미국 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 전략을 취해 대응하고 있다. 이에 따라 2분기에도 전분기 대비 출하량 증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중국 기업들은 대부분 공장 가동을 재개했다. 1분기 코로나19 방역조치로 공장 폐쇄와 도시 봉쇄 등이 취해졌지만, 중국 현지에서 코로나19가 진정 단계에 접어들어 점차 생산 회복에 나서고 있다. 중국은 5G, 클라우드 컴퓨팅 등 새로운 인프라 계획이 2분기부터 점차 실행될 계획이다. 화웨이, 인스퍼, H3C와 같은 서버 공급업체들은 올해 하반기 생산 계획에 대응하기 위해 핵심 부품에 대한 재고 확보에 나서고 있다.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새로운 유통 사업과 618 쇼핑 페스티벌에 트래픽 급증을 대비해 2분기 서버 용량을 늘리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또한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서비스하는 바이트댄스도 새로 구축한 북미지역 데이터센터의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서버 주문을 계속 늘리고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2020년 떠오르는 BAT(바이트댄스, 알리바바, 텐센트) 서버 수요는 해외 사업 확장과 중국 인프라 구축 모두에서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라며 "BAT는 올해 서버 수요가 10~20%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분석했다.

서버 출하량, 코로나19 영향 3분기부터 본격화

이 같은 서버 출하량도 낙관적인 전망만 있는 것이 아니다. 3분기부터 코로나19로 인한 성장률 둔화가 예고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은 전세계적으로 확대돼 서버 출하 일정을 늦췄으며, 주요 부품 공급에도 영향을 미쳤다. 특히 말레이시아와 필리핀은 비메모리 서버 부품의 주요 제조 거점으로, 이 지역에서의 코로나19 확산은 하반기 서버 시장에서 공급망 붕괴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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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텔은 말레이시아에 일부 생산 시설을 마련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필리핀 루손에서 백엔드 서버 D램 패키징 작업 중 일부를 진행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원활한 인적, 물적 교류가 방해돼 삼성전자의 서버 D램 모듈 출하 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디램익스체인지는 올해 서버 출하량에 대해 코로나19의 낙관적인 시나리오와 비관적인 시나리오를 두고 전망했다. 코로나19가 하반기에 억제될 경우 연간 서버 출하량은 전년 대비 5% 성장, 반대로 하반기에도 지속되면 3%에 그칠 전망이다.

또한 코로나19가 불러온 소비 침체로 장기적인 관점에서 서버 출하량 역시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소비자와 공급자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 소비 에코시스템은 코로나19로 소비자가 제거돼 혼란에 빠지게 되고, 서버 출하량에 관련된 에코시스템에서도 공급자(공급업체)와 소비자(데이터센터) 간에 이상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역시 상반기를 끝으로 요동칠 전망이다. 연초부터 강력한 서버 수요로 인해 서버용 D램, 낸드플래시에서 가격 상승이 계속 일어났다. 하지만 낸드플래시에서 하반기부터 불확실성이 가중되고 있으며, 수요 감소로 인한 가격 하락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D램도 하반기 가격 상승 폭이 상당히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 이승우 연구원은 "하반기까지 반도체 가격 강세를 낙관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비대면 확산에 따른 서버 수요의 장기 성장 기대감은 크지만, 초유의 불안정한 매크로 상황을 감안할 때, 일반 엔터프라이즈 레벨의 하반기 서버 투자 확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리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