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 통신3사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었지만 예상보다 그 감소폭이 낮을 가능성이 높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단말기 판매량이 급감했지만, 이에 따라 마케팅 비용 역시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 통신3사 CI. 출처=각사

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올해 1분기 매출액 4조5261억원, 영업이익 3015억원을 기록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4% 늘어났지만 영업이익은 7% 감소한 수치다. 같은 기간 KT는 매출액이 4% 증가한 6조650억원,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3587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매출액 3조2594억원, 영업이익 18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 증가, 7% 감소했을 것으로 점쳐진다.

영업이익 감소의 원인은 지난해 4월 5G 상용화 이후 공격적으로 투입된 마케팅 비용과 가입자 확보를 위한 리베이트 경쟁, 설비투자 등 영향으로 풀이된다. 특히 변경된 회계 기준에 따라 지난해 집행한 마케팅 비용의 일부가 1분기에 반영됐다.

그러나 1분기 통신 3사의 수익성은 기대치를 웃돈다는 평이다. 마케팅 비용이 급격히 축소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야외 활동과 소비 심리가 위축됐고 이는 갤럭시S20 시리즈 등 주요 신규 5G 단말기 판매 부진으로 이어졌다. 지난 1월부터 2월의 단말기 판매량은 전 분기 대비 25% 내외로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 역설적으로 장사가 잘 안되서 수익성이 개선된 양상이다.

유안타증권이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수익성은 5G 상용화의 영향이 반영되기 시작한 지난해 2분기 이후와 비교했을 때 상당히 회복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로 SK텔레콤과 KT의 경우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각각 86%, 142% 증가한 수준으로 예상된다.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의 지난 1분기 신규/기변/번호이동 가입자는 지난해 하반기보다 크게 축소된 각각 200만명, 130만명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의 확산이 콘텐츠 소비량을 늘리고 있는 점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네트워크 활용 증가가 기대되서다. 넷플릭스를 포함한 글로벌 OTT의 가입은 10% 이상 증가했고 트래픽은 40% 이상 늘었다. 이학무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데이터 사용량은 올라갈 것이고 이는 5G에 대한 요구 증가로 이어질 것”이라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통신서비스 네트워크의 활용성이 증가하는 측면에서 중장기적으로 긍정적 영향을 기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본업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인 5G 가입자 유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코로나19로 인한 소비 위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안타증권은 통신사의 올해 연말 목표인 5G 가입자 누적 점유율 30%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올해 5G 순증 규모가 1000만명에 달해야하는데, 지난 1월과 2월의 5G 순증 규모는 69만명에 그쳤다. 연말 5G 가입자 누적 점유율은 20~25%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점쳐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