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단행되는 가운데 각 교육현장의 개학 및 개강도 늦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주요 대학교는 속속 원격강의를 시도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하고 있다. 순식간에 유튜브 크리에이터가 된 교수들은 생소한 원격강의에 적응하지 못해 때아닌 아날로그 교육감성을 뽐내는가 하면, 대학 자체가 ICT 시스템에 적합하지 못해 원격강의 자체가 어려워지는 사태도 벌어졌다. 

특히 많은 학생이 동시에 몰려 트래픽이 폭증하는 순간 원격강의 자체가 무산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런 가운데 유독 숙명여자대학교는 특특한 ICT 인프라 본능을 보여줘 눈길을 끈다. 매끄러운 원격강의 지원과 폭증하는 트래픽도 너끈하게 버티는 인프라를 통해 인상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그 특별함의 비결은 무엇일까? 숙명여대 윤희정 교수(교육혁신원 교수학습센터장)은 ICT 기술의 적극적인 체화 및 AWS(아마존웹서비스)로 대표되는 클라우드 경쟁력을 지목했다. 2일 그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해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윤희정 교수. 출처=AWS

LMS, 그리고 AWS
코로나19로 각 대학에서 원격강의가 시작된 가운데, 숙명여대는 다른 대학을 압도하는 매끄러운 원격강의 본능을 자랑하고 있다. 여기에는 숙명여대 특유의 ICT 전략이 위력을 발휘했다는 평가다.

윤희정 교수는 "학교가 ICT 기술 사용에 있어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어떻게 교육에 활용할 것인가'이다"면서 "숙명여대는 몇 해 전 프라임 사업을 유치하며 공대를 신설해 ICT 인재를 양성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전자공학전공, IT공학전공, 소프트웨어학부 등 다양한 학부들이 인재를 키우는 것에 도움이 되도록 학교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특허나 연구성과도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일반 수업에도 적극적인 ICT 교육을 도입하는 것에 집중한다는 설명이다. 수업 안에서도 전자출석 등 ICT 기술을 다양한 방면에 활용하고 있다.

그 선봉에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가 있다. 윤 교수는 "LMS 시스템인 스노우보드(SnowBoard)를 통해 강의 콘텐츠를 쉽게 공유하고, 강의 준비 시간을 단축하는 것은 물론 교수와 학생 간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평소 ICT 기술력을 차근차근 확보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숙명여대의 LMS인 스노우보드는 2012년 도입됐으며, 이를 통해 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학습관리시스템에 접속해 학습을 진행하고 교수들은 원하는 곳에서 강의 콘텐츠를 손쉽게 제작해 자료 형태의 제약없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기초체력이 코로나19라는 의외의 복병에도 당황하지 않고 든든한 보루가 되어준 셈이다.

그 연장선에서 스노우보드의 탄탄한 인프라가 클라우드와 만나 시너지를 냈다는 설명이다. 윤 교수는 "AWS와 협력해 클라우드 기반의 LMS를 국내 대학 최초로 구축했다"면서 "지금은 온라인 강의를 100% 하지만, 그 이전에도 보강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한 바 있다. 온라인 수업 시스템을 잘 갖춰가는데 있어 클라우드가 매우 도움이 됐으며 그 경쟁력을 더 키우기 위해 검토하고 면밀히 살펴본 후 AWS를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AWS라는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 스노우보드를 안착시킨 형태가 성공적인 존재감을 보였다는 뜻이다.

숙명여대와 AWS의 인연은 2016년 AWS 월드와이드 공공사업 부문 총괄 부사장인 테레사 칼슨의 방문이 기점이 됐다. 당시 테레사 칼슨 부사장은 숙명여대에서 르네상스 특강을 진행했고 이후 숙명여대는 2017년 AWS 에듀케이트(Educate) 프로그램 협약식을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타진했다는 설명이다. AWS 에듀케이트는 온라인 자기주도 학습 프로그램이며 학생과 교육자들이 클라우드 기반 학습 노력을 증진하고, 클라우드 관련 지식과 스킬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이다.

▲ 테레사 칼슨 AWS 부사장. 사진=최진홍 기자

결론적으로 숙명여대는 특유의 LMS로 대표되는 스노우보드를 중심으로 강력한 ICT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었으며, 여기에 AWS와의 만남으로 강력한 기간 플랫폼의 비전을 덧대는 실험에 나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

윤 교수는 "굳이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이 아니어도 개강 첫 날은 학사 변동도 많아 트래픽이 높기 때문에 늘 긴장한다. 실제로 올해 개강 첫날 학생들이 스노우보드에 접속한 건수가 무려 7만건에 달했다. 이는 모바일이나 웹을 통해 모든 과목에 들어간 수를 합친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트래픽 폭증에 문제없이 대응했다. 이는 AWS라는 클라우드 기반 환경이 잘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이어 "교내에 LMS 서버를 두고 관리하다 AWS 도입을 시도하며 느낀 것은, 클라우드의 유연성이 큰 장점이라는 것"이라면서 "접속자에 따라 용량 확장이 가능하며, 개강이나 이번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긴급한 상황에서도 유연하게 바로 대처할 수 있다. AWS를 택한 이유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다만 AWS와 같은 클라우드 플랫폼은 일각에서 여전히 보안 유출 등의 이유로 도입을 꺼리는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윤 교수는 "정보통신팀에서는 클라우드에 대해 걱정하는 사람이 많았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관계자들이 충분히 살펴본 후 AWS를 도입했으며 무엇보다 시범 운영하면서 꼼꼼히 모니터링 했다. 그 결과 아무런 문제도 벌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나아가 "정보를 교내에 두지 않고 외부에 두는 것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학교는 오래전부터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 바 있다. 이러한 환경이 비교적 빠르게 클라우드 인프라를 택하도록 만들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숙명여대, 표준과 모범이 되다
코로나19 사태로 숙명여대의 원격강의의 탄탄함이 증명되고, 그 이면에는 ICT 기술을 적극적으로 차용하는데 두려움이 없었던 행보와, AWS라는 클라우드 인프라의 존재감이 깔려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숙명여대는 AWS의 도움을 받아 학생과 클라우드의 접점을 지속적으로 타진하는 장면도 연출하고 있다.

윤 교수는 "반드시 ICT 전공이 아닌 학생이라도 데이터 관리가 중요한 경영학과 같은 비 ICT전공 학과의 학생도 클라우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교수들과 협업하고 있다"면서 "교수가 클라우드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를 높여 학생들을 직접 가르칠 수 있도록 돕고있으며, 관련 분야의 특강을 진행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AWS의 직접적인 도움도 큰 역할을 한다. 윤 교수는 "AWS는 학교에 도움이 되는 부분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제시한다"면서 "AWS가 직접 클라우드 서버가 필요한 교수를 만나 사례를 공유하고 컨설팅도 하면서, 교수의 연구성과에 큰 도움이 되어주고 있다"고 말했다. 나아가 윤 교수는 "AWS와 함께 해커톤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면서 "당시 AWS에서 참여 학생과 교수들을 대상으로 AWS에 대해 교육을 진행하고, 이를 기반으로 학생들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통해 성과물을 내는 작업을 계속 지원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AWS 인턴과정에 대한 학생들의 호응도 높다. 윤 교수는 "AWS 인턴과정과 같은 협력을 통해 AWS에 대한 이해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진 학생들이 관련 클라우드 프로그램에 많이 참여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윤 교수는 ICT와 교육현장의 결합, 나아가 클라우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하는 다양한 가능성 타진이 더욱 확산되기를 바란다는 소망도 밝혔다. 그는 "숙명여대가 코로나19에 따른 갑작스러운 원격강의 정국에서도 콘텐츠를 잘 생산하며 문제없이 수업을 운영해 나갈 수 있는 이유는 클라우드 덕분"이라면서 "숙명여대가 좋은 사례가 됐으니, 다른 대학들이 클라우드 도입을 적극 검토해 안심하고 사용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