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유니맥스글로벌 홈페이지

[이코노믹리뷰=양인정 기자,조태진(변호사)법조전문 기자] 유니맥스글로벌에 대해 최대 주주가 됐음을 알린 이화그룹이 실상은 주주권 행사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이코노믹리뷰> 취재결과를 종합하면 76억을 주고 디알인터내셔날의 새 주인이 된 이화전기공업이 디알인터내셔날의 임원진 변경에 대해 민사소송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이화전기공업은 이 같은 디알인터내셔날의 경영권행사와 관련해 수사기관에 형사고소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알인터내서날(디알)은 방위산업 전문기업 유니맥스글로벌(유니맥스)의 22.55%의 주식을 가진 최대주주다. 디알은 애초에 유니맥스글로벌의 유상증자시 신주인수권을 갖고 있었던 SPC(특수목적법인)였다. 이화전기공업(이화전기)은 디알의 이 같은 경영권 프리미엄을 이용, 76억원을 주고 유니맥스 신주를 인수했다. 유니맥스글로벌은 최근 '이디티'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화전기가 디알에 대해 법적조치를 한 것을 두고 M&A업계에서는 디알과 바른테크놀로지간 석연치 않은 주식양도 과정이 원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두 회사가 유니맥스 경영권 장악을 위해 협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느닷없이 이화전기공업이 등장해 분쟁의 발단이 됐다는 것이다.  

M&A업계에 따르면 이화전기공업이 유니맥스의 최대주주가 된 전말은 이렇다. 디알은 애초에 바른테크놀로지와 유니맥스의 경영권 장악을 위해 협상을 이어왔다. 디알이 향후 유니맥스가 발행하는 신주인수권을 갖고 있었으므로 바른테크놀로지와 자금투자와 경영권 행사 문제에 대해 협상을 진행했다는 것이다.

디알은 협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L모씨를 대리인으로 내세웠다. 디알과 바른테크놀로지 간에 협상이 마무리되면서 디알은 L씨에게 대리 계약체결을 위한 회사의 법인인감과 백지위임장 등을 넘겼다. 문제가 생긴 것은 바른테크놀로지가 협상 막바지에 발을 빼면서부터다. 바른테크놀로지은 디알과의 협의 내용을 이사회에 회부하지 않았다. 

협상이 결렬된 후 이화전기공업은 디알의 대주주가 되어 있었다. M&A업계 한 관계자는 "디알은 이화전기공업과 아무런 관계를 맺고 있지 않았는데, 바른테크놀로지와 협상이 결렬되면서 디알의 의사와 상관없이 디알의 주인이 됐다"며 "이는 디알이 건네준 법인인감도장과 백지위임장 등 중요서류가 이용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결과적으로 바른테크놀로지→디알인터내셔날→유니맥스글로벌의 지배구조를 구축하려던 계획이, 이화전기공업→디알인터내셔날→유니맥스글로벌로 바뀌게 된 셈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 같은 경영권 분쟁은 형사적으로는 사기, 사문서위조가 문제 되고 민사적으로는 대리권 수여권한 없이 한 대리행위(무권대리)가 문제 된다. 민법상 무권대리에 의한 계약은 취소될 수 있다. 

디알은 현재 이화전기공업의 주주권 행사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반면 이화전기공업은 디알의 대주주로서 주주권 행사가 방해된다면 신주인수대금 76억원을 반환할 것을 요구하면서 디알에 대해 법적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는 상황이다. 

경영권 분쟁이 끝이지 않았던 유니맥스글로벌도 새주인이 바뀌자 마자 다시 안개속을 걷게 됐다. 방산업체 유니맥스는 지난해 하반기에만 최대주주가 3번이나 바뀌는 등 경영권 안정을 꿰하지 못하고 있다. 

리퓨어유니맥스는 1999년 한컴계열로 설립됐다. 2005년부터 군수사업에 본격 진출했다. 회사는 2018년 3월 스팩합병을 통해 상장됐고, 한컴MDS 등이 지분 61.57%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지난해 5월 미래에프앤지로 최대주주가 바뀐 이후 사명 변경, 대표이사 변경, 주주총회 소집 공고, 타법인 출자 및 철회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엄승현씨가 3일 신주인수권 양수도계약 체결 등으로 회사의 주식을 11.9%을 장외매도했다고 거래소에 보고했다.

회사의 2019년 매출은 178억원(2018년 208억원),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3억원(2018년 8억원)에 당기순손실은 58억원(2018년 16억원)을 기록했다.